사건정보
형식상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사실상 대주주의 지시와 감독을 받았을 경우 근로자로 볼 수 없다(1998.06.09, 서울고법 97구33029)
[요 지]
주식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대표이사는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을 위임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망인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회사의 대주주로부터 사실상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대표이사로서의 법률상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어 그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망인이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업무를 수행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자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회사에서 망인을 근로자에 포함시켜 산재보험료를 납입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 사 건 / 1998.6.9 선고, 서울고법 97구33029 판결 유족보상일시금등부지급처분취소
[주 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갑 제1 내지 3, 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소외 망 박○○은 1993. 7. 소외 ○○기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6.9.13. 16:30경 자택에서 간질성 폐질환으로 사망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망인의 처로서 피고에게 위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하여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위 망인이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하여 1997.3.4.자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부지급을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위 망인이 1993.7.20.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위 회사가 수탁 관리하던 평촌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다가, 위 회사의 사실상 소유자인 소외 노○○이 망인의 근면성실한 근무자세와 과거 건설부 및 대한주택공사 등에 근무하였던 경력으로 보아 주택관리 수주 업무에 적격이라는 판단을 하여 1995.1.1. 그를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부상 등재하여 일반 관리업무이외에 주택관리 수주업무를 담당하게 하였으나, 이는 대외적 수주업무의 성격상 대인관계에 있어서 체면유지를 위하여 형식상 등재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위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권은 위 노○○이 단독으로 행사하고 망인은 사실상 위 노○○의 지시·감독에 따라 종전의 관리소장의 지위와 같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이었고, 매년 산재보험료 신고시에도 임금총액에 위 망인의 임금을 포함시켜 위 노○○이 신고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위 망인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여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부지급을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사실의 인정
다음의 각 사실은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6, 8호증의 각 1, 2, 갑 제9 내지 11호증,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11의 각 기재와 증인 허○의 증언, 이 법원의 소외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소외 회사는 아파트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상시 근로자 270명의 회사인바, 위 망인은 1993.7.20.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위 회사가 수탁관리하던 평촌 ○○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그러던 중 소외 회사의 대주주로서 사실상의 소유주인 대표이사 노○○이 망인이 과거 건설부 및 대한주택공사 등에 근무하였던 경력에 비추어 주택관리 수주 업무에 적격이라는 판단을 하여 일반관리업무와 더불어 주택관리 수주업무를 맡기면서 대외적인 수주업무와 관련하여 대인관계의 필요상 1995.1.7. 망인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같은 달 10. 법인등기부에 대표이사 취임등기를 마쳤고, 위 노○○은 1996.6.18. 대표이사직을 사임하여 그 이후 위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는 망인이 단독으로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위 망인은 위와 같이 1995.1.7. 소외 회사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도 사실상 위 노○○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일반관리업무와 수주업무에 종사하였고 고정적인 월급(기본급 700,000원, 수당 800,000원)을 수령하였으나, 다만 대외적으로 관공서를 출입할 때나 수주활동을 할 때에는 대표이사의 직함을 사용하였고 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위 망인이 소외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서에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을 하였다.
위 망인이 위와 같이 근무하던 중 건강에 이상이 있어 1996. 1.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간질성 폐질환으로 진단을 받아 치료를 계속하던 중 위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1996.9.13. 16:30경 자택에서 위와 같이 사망하였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서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호에서는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구 근로기준법(1996.12.31. 법률 제5245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1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가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먼저 위 망인이 근로기준법에 의한 근로자인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주식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대표이사는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을 위임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9.23. 선고 93누1277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됨으로써 법률상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할 것인바, 비록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망인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소외 회사의 대주주인 위 노○○의 사실상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 하더라도 소외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대표이사로서의 법률상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어 그 지위를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위 망인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는 소외 회사를 대표하는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단지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이는 소외 회사에서 망인을 근로자에 포함시켜 계산한 산재보험료를 피고에게 납입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결 론
그렇다면, 위 망인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학(재판장), 성기문, 김중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