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관계법령 및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사납금제 및 전액관리제
종전부터 택시회사는 택시기사로부터 일정액의 사납금을 납입받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이를 택시기사가 갖는 이른바 사납금제를 시행하여 왔다. 사납금제 하에서는 운송수입금에 따라 개인의 수입이 달라지는 탓에 운송수입금을 늘려야할 유인이 생겨 승차거부, 난폭운전, 총알택시 등 무리한 운행을 하는 행위가 만연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택시회사가 매출액 내지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상당부분 감추는 결과가 되어 법인세 등과 보험료 등 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 1998. 6. 14. 육운진흥법이 폐지되고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07. 7. 13. 법률 제85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제정·시행되면서, 택시회사는 그 택시기사가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임 또는 요금(이하 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전액 납부받아야 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 과태료에 처하도록 하는 이른바 전액관리제가 도입되어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사납금제의 위와 같은 폐단을 방지하고 택시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택시서비스의 질 향상 내지 택시기사 수입의 월급제 전환을 위해 도입되었으나, 현실적으로는 매일 현금수입을 원하는 상당수의 택시기사들과 수익감소를 우려하는 택시회사들의 비협조로 인해 현재까지도 극소수의 업체에 한하여 실질적인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고 있고, 대부분의 택시회사는 실질적으로 종전과 마찬가지의 사납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수입관리실태
피고인은 택시회사인 이 사건 주식회사 B를 인수·운영하면서 사납금제를 그대로 유지해오다가 2009. 12.경 전액관리제 위반으로 2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그 무렵부터 실질적으로는 사납금제를 유지하면서도 전액관리제 위반으로 적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매일 택시기사들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입받되, 사납금 부분만을 회사 매출액으로 기장하고, 초과운송수입금을 가수금 형태의 일시 보관금으로 구분 경리하였다가 매월 택시기사들에게 지급하여 왔다(택시기사가 요구할 경우에는 수시로 지급키도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그 과정에서 택시기사들로 하여금 초과운송수입금을 수령할 때 초과수입금(퇴직금 포함) 환급신청서 및 영수 서명부를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그 서류에는 초과운송수입금 및 이에 포함된 퇴직금을 수령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고, 택시기사들과 작성한 근로계약서 제1조 제3항에도 초과운송수입금을 회사가 수입·관리하나 근로자 개인의 수입금이므로 이를 반환하고 퇴직금 산정의 평균임금 항목이 아니라는 취지의 규정을 두었고, 이와 관련하여 택시기사들로부터 합의각서를 징구하였다.
C의 근무 및 퇴직
C은 2004. 10. 21.부터 2011. 9. 30.까지 이 사건 회사의 택시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 및 합의각서를 작성하고, 2009. 12.경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입하였다가 매월 초과운송수입금 환급신청서 및 서명부를 작성하여 주고 초과운송수입금을 수령하여 왔다.
이 사건 회사 내지 피고인은 2011. 10. 24. C에게 사납금제에 따른 평균임금, 즉,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 7,763,890원을 지급하였다. C이 수령한 초과운송수입금까지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10,091,335원이 된다.
항소이유 및 판단
원심의 판단과 항소이유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이를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만 지급함으로써, 차액 2,327,445 (10,091,335 - 7,763,890)원을 지급치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기사의 개인 부수수입에 불과할 뿐,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C 등은 근로계약서 및 합의각서를 통해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였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택시회사가 그 택시기사에게 실제 근로일수에 따른 일정액의 임금을 지급하는 외에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지급하여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도록 한 경우 초과운송수입금도 근로의 대가를 지급한 것이므로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2005. 4. 14. 선고 2004도8516 판결 등 참조). 다만, 평균임금 산정기간 내에 지급된 임금이라 하더라도, 퇴직금 출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갖기 위해서 사용자의 지배·관리가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여야 하한다. 따라서, 초과운송수입금을 택시기사가 개인 수입으로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 그 수입의 발생여부 및 그 금액이 일정치 않거나 택시회사가 이를 알 수 없어 이에 대한 지배·관리가능성이 없으므로 그와 같은 초과운송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택시기사가 운송수입금을 전액 회사에 납부한 경우에는 회사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의 발생여부나 그 금액을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초과운송수입금을 지배·관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시켜야 하고, 회사가 초과운송수입금 상당액을 매월 또는 수시로 택시기사에게 지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다4399 판결 등 참조).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회사 내지 피고인은 2009. 12.경부터 C을 포함한 택시기사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한 운송수입금을 전액 납입받았다가 택시기사에게 지급하였으므로, 그 동기에 관계 없이 초과운송수입금지배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관리하고 지배하였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피고인은 주장 대로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할 경우 사실상 사납금제를 용인하고 전액관리제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는 점, ③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 산입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게 되면 회사 수익이 대폭 줄거나 적자상태가 된다 하여도, 이는 전액관리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아래와 같이 다른 방법으로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초과운송수입금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전액관리제나 월급제를 실시할 경우, 택시기사의 근무태만 등으로 인하여 회사의 수익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으나, 택시안에 GPS, 디지털운행기록장치 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택시기사의 운행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현재 대다수의 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사납금제를 운영하고 있다거나 단기간 근무하는 택시기사의 특성상 퇴직금의 적립 보다는 사납금제에 따른 매일의 현금수입을 선호한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
또, 근로계약서 내지 합의각서에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한다는 약정조항이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이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초과운송수입금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할 경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최저기준인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미달하게 되므로, 위 약정조항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아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까지 초과운송수입금이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여러번 선고되었고, 피고인도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등의 과정에서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 퇴직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위 약정조항을 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퇴직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도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양형에 대한 직권판단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C과 합의하고 퇴직금 차액을 지급한 점, 이 사건 퇴직금 미지급의 경위를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벌금 2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위와 같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이 양형에 관한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