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E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였고,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역시 지급하였으며, E이 근무기간 중 연차를 모두 사용하여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가 선고되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판결은 피고인이 E에게 최저임금 차액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죄명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을 추가하고, 적용법조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임금지급계약의 성격 및 효력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시간외, 휴일, 야간 근로수당 등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계약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3. 6.경 E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본급에 연장근로수당, 연월차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을 12,000,000원으로 하여 매월 연봉의 1/12에 해당하는 1,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그 후로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오다가 2010. 6.경 연봉을 11,076,923원으로 하여 연봉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지급하기로 하되, 취업규칙에 의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보상휴가제의 시행에따라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하는 대신 휴가로 갈음하여 부여하기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E과 사이에 기본임금을 정한 다음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하는 통상적인 임금지급 방식이 아니라, 근로일이나 근로시간에 관계없이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연·월차휴가수당 등을 포함하여 매월 일정액의 월 급여액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의 임금지급약정을 체결하였다 할 것이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의 임금지급약정은 E과 같은 전세버스 기사들의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고 이동거리 및 교통상황 등에 따라 근로시간이 변동될 수 있어 근로시간을 미리 예측하거나 실제 근로한 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점,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뚜렷하여 비수기인 경우 평일에도 근무하지 않는 날이 많으나 성수기인 경우 휴일근로 내지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 기인한 것인바(E의 차량운행내역에 의하면, 성수기에는 1달에 29일, 비수기에는 1달에 4일을 근무하기도 하는 등 근무일수가 일정하지 않고 그 편차가 크다), E은 입사 당시부터 이러한 업무의 성격으로 인하여 기본급에 제 수당을 포함한 금액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E이 근로기간 동안 위와 같은 포괄임금을 수령하면서 특별히 이의를 제기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며, 그 포괄임금제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거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근로계약의 내용이 제반 사정에 비추어 특별히 부당하다거나 근로자에게 불리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 미지급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E과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고 기본급에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수당을 포함한 월 소정액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피고인이 별도로 E에게 위 각 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최저임금액 미달 여부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기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하는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따라,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각종 수당을 모두 합하여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상의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E에게 각종 수당을 모두 합하여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하였고, 지급기일 내 정당한 액수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2008년 및 2009년 E에게 매월 100만 원씩을 지급하여 왔고, 이는 2008년도 월 최저임금인 787,930원, 2009년도 월 최저임금인 836,000원을 모두 초과한 금액이므로, 피고인이 E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성립 여부
따라서 피고인이 E에게 연장근로수장, 야간근로수당 및 연차수당을 미지급하였다거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각 수당 및 최저임금 차액분의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