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1,124,391원과 이에 대하여 2012. 7. 1.부터 2014. 11. 11.까지는 연 6%, 2014. 11. 12.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원고와 피고가 서로 다투지 않거나 갑 제2, 4 내지 7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D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E"이라는 상호로 과천시 F에서 음식재료 도소매업을 하고 있다.
원고는 2009. 1. 12.부터 음식점 업주 등과 사이에 피고를 공급자로 한 음식재료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제공하는 음식재료를 피고 소유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거래처에 납품하는 업무를 시작한 뒤 같은 해 6월부터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원고의 비용으로 매수한 화물차량을 이용하여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1. 3. 19. "거래 약정서"라는 제목의 문서(을 제3호증, 다음부터 '이 사건 거래약정서'라고만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영업상 필요한 상품을 공급하되, 그 대금은 피고의 계좌로 입금하고, 피고는 원고의 영업활동의 결과에 따른 매출액 등에 관하여 일정 비율 정한 금액을 수수료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으로서, 그 계약기간은 2011. 3. 1.부터 2년이다.
원고와 피고는 2012. 6. 30.까지 위와 같은 업무 및 거래 관계를 유지한 뒤 이를 종료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 명목의 돈을 매월 지급하였는데, 2009. 1.의 급여는 약정 월급 140만 원 중 실제 업무를 한 20일에 해당하는 903,220원(= 월정액 140만 원 ÷ 31일 × 20일, 10원 미만은 버림)을 지급하였고, 2009. 2.부터 2009. 6.까지는 품목별 매출액에 대한 품목별 약정 비율(원칙 7%, 일부 품목 5%)의 금액을 지급하였으며, 2009. 7.부터 2010. 6.까지는 품목별 이익금에 대한 품목별 약정 비율(원칙 10%, 일부 품목 5%)의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이익금을 지급하였고, 2010. 7.부터는 전체 수익금의 50%를 지급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가 지급한 급여 명목의 돈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의 업무기간 동안 계속근로면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퇴직금액은 14,226,149원이다.
당사자들의 주장과 쟁점
원고는, 이 사건 거래약정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그 실질에 있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금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는 협업관계로서 피고는 납품할 물건의 구매, 보관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원고는 거래처 개척, 유지 및 배송 업무를 수행하여 그 수익을 적절히 배분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는 정해진 수수료를 지급받는 사업자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위 기초 사실과 당사자들의 주장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에 있어 전제가 되는 쟁점은 원고가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라 할 것이므로, 우선 위 쟁점에 대하여 살펴본 다음 이를 기초로 원고의 청구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특히 ① 원고는 피고의 물품을 배송하던 기간 동안 다른 업자의 물품을 취급한 바 없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부분 아침에 피고의 사무실과 물류창고로 출근하여 피고의 검수를 받아 물품의 배송업무를 하였고, 거래처가 반품을 요청한 경우에 그 물품은 피고에게 반품되어 환불처리 되었으며, 위와 같이 원고가 물품을 배송하고 반품 처리한 세금계산서는 모두 피고의 사업자등록 명의로 발행되었고, 거래처의 물품대금 역시 피고 명의 계좌로 입금되어 원고는 피고로부터 급여 명목의 돈을 지급받아 왔는바, 이러한 원고의 업무 내용은 그 실질에 있어 일반적인 영업 및 배송 직원의 근로 제공과 대체로 같은 점, ② 원고가 피고의 물품을 배송할 당시 원고의 위와 같은 업무방식과 달리 피고로부터 물품을 도매로 구입하고 거래처에 대한 세금계산서도 자신의 명의로 발행하며, 피고가 공급하던 물품의 구입원가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와 가격 흥정을 통해 물품을 구입하던 독립 사업자인 중간상인들이 별도로 존재하였던 점, ③ 원고는 위 중간상인들과는 달리 거래처와의 거래 내용을 모두 피고의 전산프로그램에 입력하고 피고로부터 거래명세서를 교부받아야만 물품 수령 및 검수를 받을 수 있었으며, 원고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거래처는 피고가 지정한 지역으로 제한되었고, 위 전산프로그램에 입력되어 있는 물품의 원가(이는 피고의 영업에 관한 자료로서 중간상인들은 접근할 권한이 없었다)를 확인한 뒤 위 원가에 피고와 협의된 이익을 보태어 거래처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피고가 그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실제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받았는바,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모습을 두고 일반적 물품공급 거래라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원고가 업무를 처음 시작한 달은 피고가 고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데, 이는 거래처 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원고의 거래처 확보 업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역시 일반적 물품공급거래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점, ⑤ 원고는 피고의 영업팀장, 수석부장 등의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고, 실제 원고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던 D 등으로부터 위와 같은 직함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원고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던 D 등을 피고 소유의 컨테이너로 모이게 하여 '매출과 미수금 관리, 물품의 신선도 유지, 검수 철저, 원가 변경 내용 숙지, 비품 절약' 등 피고의 영업 지시 등을 기초로 한 회의를 주도하였던 점, ⑥ 피고는 2009. 4. 13. 무렵 관공서제출용 재직증명서를 원고에게 발급하여 준 점, ⑦ 이 사건 거래약정서는 원고의 업무 내용에 아무런 변경이 없이 원고가 업무를 시작한 날로부터 2년 2개월이 지나 작성되었는데, 그 표면적 형식은 물품공급계약 또는 배송위탁계약이나, 실질적 내용은 위 ①항 기재와 같은 영업 및 배송 직원의 근로계약과 매우 유사한 점, ⑧ 위와 같은 영업 및 배송 직원의 업무는 그 업무의 특성상 외근이 필수적이고, 거래처의 확보와 유지는 직원의 권한과 책임으로 이루어지며, 그 거래 금액 결정 역시 원가에 미달하지 않는 한 일정한 수익을 보태어 직원이 결정하되, 영업실적(다수의 거래처 확보와 고수익의 거래계약 체결)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 또는 인센티브 형식의 급여 체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특성(일정하지 않은 사무실 근무시간, 거래금액결정권,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만을 부각시켜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미지급 금품 청구에 관한 판단
직책수당 및 유류비 청구
원고는, 피고가 2011. 1.부터 원고를 수석영업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직책수당으로 월 100만 원을 주기로 하였고, 원고가 구입한 차량으로 영업할 경우 유류비 전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임명일부터 마지막 근무일인 2012. 6. 30.까지 18개월에 해당하는 1,800만 원의 미지급 직책수당과 유류비 합계 8,158,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직책수당과 유류비 지급에 관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거나 피고가 그와 같은 직책수당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문서이므로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갑 제3, 7, 21, 2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직책수당 및 유류비에 관한 주장은 증명이 부족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일방적으로 공제되어 미지급된 월 급여 지급 청구
원고는, 피고가 2010. 11. 1.(원고는 2009. 2.부터의 금액이라고 소장에서 주장하였으나, 소멸시효를 고려한 기간과 구체적 계산식을 기재한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부터 2012. 6. 30.까지 원고의 월 급여에서 공제한 돈 중 세금공제액, 가불금, 물건가불(개인매출)을 제외한 나머지 합계 20,744,113원은 부당한 공제로서 원고의 월 급여를 미지급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월 급여에서 공제한 금액 중 원고가 인정하는 명목의 돈을 제외한 나머지의 합계는 별지 공제액표 기재와 같이 합계 16,898,242원인 사실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위 금액을 초과한 원고의 월 급여 또는 공제액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의 약정에 따라 위 금액을 공제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 참조),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퇴직금 지급 청구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4,226,149원을 지급할 의무가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금품 합계 31,124,391원(= 월 급여 16,898,242원 + 퇴직금 14,226,149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12. 7. 1.부터 피고가 임금 및 퇴직금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11. 11.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1다46142 판결 참조),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