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80년경 피고에 입사하여 2013. 7.경부터 피고의 B지점 지점장으로 재직하다가, 2015. 9. 25. 피고로부터 면직처분을 받은 사람이다.
피고의 검사부는 2015. 8. 24.부터 2015. 8. 28.까지 원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가 지점장 직위를 이용하여 보험대리점에 입사한 원고의 여동생 C를 위하여 지점 거래처 등에 보험 가입을 권유하여 C가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게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면직처분 및 형사고발을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5. 9. 2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형법 제129조(뇌물 수수) 또는 형법 제130조(제3자뇌물수수)에 해당하고,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이권 개입 등의 금지)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면직시키기로 의결한 다음, 2015. 9. 25. 피고 회장의 결재를 받은 뒤, 2015. 9. 30. 원고에게 면직되었음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
한편, 피고는 원고를 뇌물죄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2016. 6. 30.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에 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부산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부산고등검찰청은 2016. 6. 14. 피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피고의 내부 규정 중 이 사건 면직처분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5. 9. 25.자 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5,274,040원과 2016. 7. 2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1,527,404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부터 4, 7, 을 1, 2, 6,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해고무효확인 청구
이 사건 면직처분 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업무를 하며 알게 된 거래처 지인들에게 보험설계사인 여동생 C를 소개해 주기만 하였다. 따라서 C가 보험사로부터 보험모집 수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원고가 직접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형법 제129조의 뇌물수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업무를 하며 알게 된 거래처 지인들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고, C가 받은 보험모집 수수료는 정당한 근로의 대가이므로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수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가 C에게 소개해 준 거래처는 모두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피고 내부규정에 따라 대출을 받았고, C는 지에이코리아 D지사로부터 보험계약 체결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부당한 이익을 얻은 사실이 없으므로,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 외의 사유들은 이 사건 면직처분의 사유가 아니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한 부당해고이므로 무효이다.
징계권 남용
설사 원고의 행위가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
임금 및 위자료 청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부당해고기간 동안 지급 받지 못한 임금과 피고의 부당해고가 없었다면 지급 받았을 성과급, 인센티브 등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리고 피고는 사실관계의 진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해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함으로써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므로 민법 제751조에 따라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C에게 단순히 고객을 소개해 준 것이 아니라 지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C의 보험모집 영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였고, 해당 영업활동을 통하여 얻은 수수료 수입 중 상당 부분을 C와 분배하였는데,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형법 제129조 또는 형법 제130조에 해당하고,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 처분은 정당하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피고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였으며, 판촉비 예산으로 개인의 업무용 가방을 구입하거나 해당 판촉물을 부하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정도 이 사건 면직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하여야 한다.
원고가 피고 지점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으로 거래처에게 보험 가입을 강요한 것은 개인의 비위행위임을 넘어 금융거래질서 및 국가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면직 처분의 사유 존부
형법 제129조 해당 여부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이와 별도로 형법 제130조에서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는 제3자뇌물수수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아니하고 증뢰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 다른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나 그 밖에 예컨대, 평소 공무원이 그 다른 사람의 생활비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거나 혹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은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 등 사회통념상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4. 9. 선고 2001도7056 판결).
살피건대, 을 10만으로는 C가 원고의 사자 또는 대리인으로서 위 금품을 수수하였다거나, 원고가 평소 C의 생활비, 채무 등을 부담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직접 뇌물을 받은 것으로 평가할 만한 증거가 없다.
형법 제130조 해당 여부
형법 제130조의 제3자뇌물수수죄에서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는 취지는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것은 물론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것도 가능하다.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청탁의 대상이 되는 직무집행의 내용과 제3자에게 제공되는 금품이 그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대하여 공통의 인식이나 양해가 존재하여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나 양해 없이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에 의하거나 직무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인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살피건대, 원고는 2016. 3. 30.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에 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사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부산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부산고등검찰청은 2016. 6. 14. 피고의 항고를 기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사실과 달리 원고가 거래처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C에게 금품을 받도록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 위반 여부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8, 을 10부터 14(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이 법원의 지에이코리아 주식회사, KDB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와 여신거래관계에 있던 거래처들은 원고와 매우 밀접한 직무관련성을 갖고 있고, 피고의 내부적인 대출 규정을 알 수 없으므로 대출 승인권, 여신이율 조정권, 대출금 상환 연장 승인권이 있는 원고의 영향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점, ② 실제로 C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거래처 중 E회사, F회사, G회사에 대한 여신승인일과 위 회사들의 보험가입일이 근접한 점, ③ C는 보험설계사로서 별다른 경험이나 연륜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014. 5. 13. 지에이코리아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면직된 2015. 10.경까지 수백 건의 보험계약을 성사시키고 지에이코리아 주식회사로부터 수수료로 121,728,148원을 받았으나, 원고가 면직된 이후에는 실적이 급격히 떨어진 점에 비추어 C와 피고 거래처 사이의 보험계약 체결에 원고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C의 거주지는 대구이고 근무지는 창원임에도 불구하고 C가 이례적으로 보험모집 수수료의 입금 계좌로 피고 법인 계좌를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거래 내역을 보면 원고가 지점장으로 재직하던 B지점에서 업무 시간에 주로 출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어 원고가 보험모집 수수료를 사용하였다고 볼 여지도 충분히 있어 보이는 점, ⑤ 원고가 피고의 지점장으로서 밀접한 직무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거래처에게 사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 자체가 부적절한 점, ⑥ 원고의 피고 거래처에 대한 영향력 행사, C의 경력과 수수료의 규모 등에 비추어 C가 얻은 수익의 부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적어도 C로 하여금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 강령 제10조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기타 사유의 존부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징계규정에서 근로자에 대한 징계를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그 징계처분의 당부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삼은 사유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징계위원회에서 거론되지 아니한 징계사유를 포함시켜 징계처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없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6다204 판결 등 참조). 이는 면직처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2. 6. 9. 선고 91다1153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2,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의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피고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였으며, 판촉비 예산으로 개인의 업무용 가방을 구입하거나 해당 판촉물을 부하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하였다는 점은 이 사건 면직처분의 사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의 사유로는 고려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지점장으로서 밀접한 직무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거래처에게 사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여 동생으로 하여금 보험모집 수수료의 이익을 얻게 한 행위는 형법상 뇌물수수나 제3자뇌물수수에는 해당한다고 보이지 아니하나,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에는 충분하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피고의 징계권 남용 여부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사회통념상 피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면직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피고는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공공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의 지위를 겸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의 고위 간부 직원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정 및 임직원 행동강령을 준수하고, 성실하고 공정하게 맡은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다.
원고가 자신과 밀접한 직무관련성이 있는 거래처에게 자신의 여동생을 위해 사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유한 행위는 별다른 경험이나 연륜이 없는 여동생으로 하여금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지점장의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평가 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성실하게 근무하는 나머지 임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건전한 직장질서 및 분위기를 저해할 위험성이 크다.
사회적으로 부정청탁 및 직무 관련 재산상 이익 취득 방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원고의 행위는 개인의 비위행위임을 넘어 금융거래질서 및 국가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으므로, 그 비위의 정도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상당 부분 손상되어 더 이상 근로관계의 존속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보인다.
임금 및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의 지점장으로서 밀접한 직무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거래처에게 사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여 동생으로 하여금 보험모집 수수료의 이익을 얻게한 행위는 산업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이 사건 면직처분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및 위자료 청구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서청운 김재호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가합107210
판결선고
2017. 5. 12.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