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8. 30. 선고 2017노137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E는 피고인, F와 함께 동업을 한 것일 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었고, D의 사업주는 F이고 피고인이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에게 실형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재기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E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7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E는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J(이하 '피고인 회사'이라고 한다)에 2010. 12. 6. 입사하였다가 퇴사한 후 2014. 10. 27. 재입사하여 근무하였다. E는 피고인 회사가 폐업한 2015. 8. 31. 이후에도 계속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근무하면서 2015년 12월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고 월별 급여명세서도 받았다. E는 2016년에도 기존에 근무하던 것과 다를 바 없이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비슷한 내용의 업무를 계속하였으며, 2016년을 기점으로 피고인 회사에서 개인사업체인 D로 자신이 소속된 사업장이 바뀐 것도 모를 정도로 근로관계의 연속성이 있었다고 한다.

②

피고인은 처인 F, E 등 3인 사이에 구두로 동업계약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나, F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F와 피고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동업계약이 존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그 동업계약은 비용이나 수익의 분배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이 없었다는 것인바,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E도 피고인의 동업계약 주장은 이 사건 수사단계에서 비로소 처음 들었다고 하면서, 동업 당사자 중 한 명이라는 F에 관하여 아무것도 모를 뿐 아니라 자신의 경력이 짧아 피고인과 동업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진술한다.

③

E는 출퇴근 시간과 근무 장소가 정해져 있었고, D의 직원으로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E가 개인 사업으로 한 달에 일주일 정도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는 사유로 주장하나,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는 E가 2014. 10. 27. 피고인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특약사항으로 '월 근무일 중 5일은 E 개인 업무 및 사업을 위해 피고인 회사가 이를 보장한다'고 약정한 것으로서 D에 근무하면서 새롭게 협의한 것도 아니다.

2)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D의 실제 사업주이거나 적어도 사업주인 F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D의 명의상 대표자는 피고인의 처인 F로 되어 있다. 그런데 D는 2011. 12. 26. 전자상거래업을 사업 종목으로 개업하여 별도의 사무실을 두지 않았다가 2014년 9월경에 비로소 프로그램 개발업을 추가하였고, 피고인 회사가 폐업한 이후인 2016년 2월경에 비로소 피고인 회사 근처에 사무실을 임차하고 본격적으로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시작하였다.

②

F는 자신이 프로그램 개발 기획을, 남편인 피고인은 프로그램 개발 등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였다고 하나, 자신은 건강(암 수술)과 육아 문제로 평일에 사무실에 출근한 적이 없고, 주말에 가끔 사무실에 가서 남편인 피고인으로부터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③

F는 E의 채용이나 4대 보험 가입 절차 등에 관여한 적이 없다. 또한 E는 F를 알지도 못하고, D의 대표자인 것도 몰랐으며, 사무실에서 만난 적도 없다고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 근로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인한 5회 벌금 전과가 있는 점, 그 밖에 청산되지 않은 임금의 액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나는 양형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운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연(재판장) 장욱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