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6. 4. 선고 2018고단188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빌딩 C호 소재 주식회사 D의 운영자로 상시근로자 23명을 고용하여 물놀이장 운영서비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5. 7. 17.부터 2015. 8. 3.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5. 7월 임금 235,500원, 2015. 7월 연장근로수당 112,000원 합계 347,5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식상으로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기록에서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이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은 '주식회사 D'라는 법인(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고 한다)이므로, 사업경영의 주체인 이 사건 법인이 근로기준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하고, 개인인 피고인은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이 '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법인의 대표자는 사내이사인 F이고, 피고인은 비록 F과의 투자약정 등에 따라 이 사건 법인에 투자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이 사건 법인의 이사나 지배인 등 임원으로 등재되지도 않았고 등재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 또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인이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사건 법인의 대표자인 F은 법인의 투자자인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법인의 근로자 채용이나 해고, 자금 집행 등에 관하여 상의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조언을 듣기는 하였으나, 그와 같은 상의와 조언의 정도를 넘어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법인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일정한 권한이나 책임까지 부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법인이 운영하던 물놀이장 중 G물놀이장의 관리를 담당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 E은 피고인이 관리하던 G물놀이장이 아니라 H물놀이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이었다.

또한 위 E과 함께 해고되었던 직원들(약 11~12명)은 모두 F을 상대로 임금 미지급에 관한 진정을 하였고, 오직 E만 피고인을 상대로 진정을 한 것이다. 그리고 E은 이 사건 법인을 상대로 이 사건 미청산 금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소송 도중 해당 금품을 모두 지급받았는데, 그러한 소송의 대응과 금품 지급 과정에 피고인이 관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자 E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피고인이 이 사건 법인의 투자자이고 대표자인 F과 법인 운영에 관한 상의를 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형식상으로는 대표직에서 사임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