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가 최초 채권추심위임계약 체결일인 2002. 11. 12.부터 계약종료일인 2015. 4. 9.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데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부제소합의를 하고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받았으므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판단
이 사건 확인서의 해석
원고가 2015. 7. 2. 피고에게 퇴직금 12,107,047원을 청구하면서 향후 퇴직금과 관련하여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교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와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퇴직금 등 일체의 권리를 포기함과 아울러 부제소 특약을 하였음이 이 사건 확인서의 문언 자체로 분명하고, 원고 주장과 같이 채권추심위임계약 체결일인 2002. 11. 12.부터 이 사건 재계약 체결일 전날인 2008. 11. 11.까지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수령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원고의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관련 사건의 상고심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피고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재계약 체결일 이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이 사건 재계약 체결일 이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하여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과 같은 합의를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근로권 및 생존권이 침해되었으므로, 위 합의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당시 피고는 관련 사건의 항소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온 점, ②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한 시점에는 관련 사건의 상고심 판결이 선고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채권추심원들이 변경된 양식에 의한 재계약 체결일 이후에도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하였던 점, ③ 관련 사건의 판결의 효력이 당연히 원고에게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재계약 체결일 이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 청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이를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이러한 상황 하에서 원고와 피고는 상호 양보하여 퇴직금과 관련된 분쟁을 조속히 종결시키고자 위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근로자가 퇴직하여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 시 발생한 퇴직금 청구권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되고, 강행법규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는 점(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합의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착오 취소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확인서 작성 당시 재계약 체결 전날까지만 근로자로 인정되는 것으로 오인하여 재계약 체결일 이후의 퇴직금을 포기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위 합의를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 또는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대조사실과가 어긋나는 경우라야 할 터이므로 판결 선고 전에 이미 그 선고결과를 예상하고 법률행위를 하였으나 실제로 선고된 판결이 그 예상과 다르다 하더라도 이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사실에 불일치가 있다고는 할 수 없어 착오로 다룰 수는 없다(대법원 1972. 3. 28. 선고 71다21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가 이 사건 재계약 체결일 이후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는지 여부는 채권추심위임계약의 내용, 원고가 수행한 채권추심업무 수행방식,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법적 평가 내지 판단의 영역에 속하고, 인식의 대상이 되는 사실이 아닌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한 2015. 7. 2. 당시 관련 사건에서 채권추심원들은 재계약 체결일 이후에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지 아니하였던 점, ③ 원고는 위와 같은 인식을 기초로 피고와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④ 관련 사건에서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었다고 하여 원고가 반드시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는 것도 아닌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재계약 체결일 이전까지만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잘못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장래의 관련 사건 상고심 결과에 대한 예상이 빗나간 것에 불과하고 이를 착오로 볼 수는 없다.
설령 원고가 재계약 체결일 이전까지만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생각한 것을 착오로 보더라도, 부제소합의는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당사자 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하는 민법상의 화해계약으로 당사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취소할 수 있으며, 여기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다327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6호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② 그런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재계약 체결 전날인 2008. 11. 11.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고, 최초 채권추심위임계약 체결일인 2002. 11. 12.부터 이 사건 재계약 체결 전날인 2008. 11. 1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만 퇴직금을 산정하기로 합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재계약 체결일 이전까지만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과 계속근로기간을 결정짓는 요소로서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 아니라, 화해의 목적인 분쟁 그 자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착오를 이유로 위 합의를 취소하지 못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반하여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영환(재판장) 남성우 류희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