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등
피고는 경비용역 등을 업으로 하는 회사로 2017. 4. 11. C공사와 본사 및 기지본부 등에 대한 경비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7. 6. 1.부터 2019. 11. 30.까지 C공사에 특수경비용역을 제공하였다.
원고(선정당사자)를 포함한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 기간(이하 '이 사건 기간'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부 기간에 C공사 본사 및 경북, 인천, 전북, 전남, 서울, 충청, 강원, 경남 지역본부 등(이하 '각 지역본부'라 한다)에서 특수경비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2017. 6. 1.부터 2018. 12. 31.까지 교대조원 또는 교대조장으로 근무한 원고 등은 피고와 아래와 같은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3조 2교대제 형태로 근무하기로 하면서 1일 근로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2시간으로 정하였다.
또한, 2019. 1. 1.부터 2019. 11. 30.까지 교대조원 또는 교대조장으로 근무한 원고 등은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4조 3교대제 형태로 근무하기로 하면서 1일 근로시간은 7시간 30분, 휴게시간은 30분으로 정하였다.
일근조원, 일근조장, 일근반장으로 근무한 원고 등은 2017. 6. 1.부터 2019. 11. 30.까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은 10시간, 휴게시간은 2시간으로 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35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등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2017. 6. 1.부터 2018. 12. 31.까지는 원고 등에게 휴게시간 2시간을 부여해야 하고, 2019. 1. 1.부터 2019. 11. 30.까지는 교대조원, 교대조장인 원고 등에게는 30분의 휴게시간을, 일근조원, 일근조장, 일근반장인 원고 등에게는 2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했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 등은 휴게시간 동안 즉각 출동조 또는 5분 대기조(이하 '5분 대기조'라 한다) 명령을 받아 대테러 상황‧화재‧응급상황 발생 시 출동 및 조치를 위하여 무전 대기 및 출동 대기를 하는 등 휴게시간에도 근로를 제공하였다.
그러므로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 등에게 보장되어야 했던 휴게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보아 원고 등의 시간급 통상임금에 가산율과 위 휴게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미지급 임금[= 시간급 통상임금 × 가산율(1.5) × 보장되어야 했던 휴게시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 등에게 휴게시간 동안 무전 대기 또는 출동 대기를 지시한 사실이 없고, 원고 등이 5분 대기조에 편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 등이 휴게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 등은 휴게시간 동안 별도의 경비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5분 대기조에 편성되어 있었던 경우에도 평소와 같이 근무장소와 별도로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원고 등에게 부여되었던 휴게시간 전부를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
판단
인정사실
피고가 이 사건 경비용역계약에 따라 C공사에게 제공하여야 할 특수경비용역의 내용을 담은 특수경비 특기시방서(이하 '이 사건 특기시방서'라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특기시방서에 기재된 특수경비용역의 제공 등을 위해 원고 등과 같은 경비원 중 일부를 5분 대기조로 편성하여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에 대처하도록 하였다.
원고 등은 C공사 본사 또는 각 지역본부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곳으로 나누어진 구역에서 시간 단위로 밀어내기식 근무를 하며 경비업무를 수행하였고, 휴게시간 또는 식사시간에도 통상 총기(가스분사기)를 휴대하고, 무전기를 소지하였다.
원고 등은 휴게시간 중에 외출하여야 할 경우 감독자의 승인을 받고 외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6, 18, 21 내지 33, 38, 39, 41 내지 45, 4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쌍무계약으로서, 근로자의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은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제53조 제2항은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는데, 위 규정은 근로자들의 과중한 근무시간을 제한하고자 하는 규정이므로 위 규정이 말하는 근로시간은 실근로시간을 의미한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누9766 판결,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도16228 판결 등 참조).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처리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가 원고 등과 같은 특수경비원들을 휴게시간에도 5분 대기조로 편성하여 국가중요시설인 C공사의 본사 및 각 지역본부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에 대처하도록 한 경우, 5분 대기조의 편성 등으로 인해 원고 등에게 부여된 휴게시간 전부를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이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C공사의 본사 및 각 지역본부는 통합방위법, 경비업법 등에 따른 국가중요시설이고, 원고 등은 위 시설에서 특수경비업무를 수행한 특수경비원이다. 특수경비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무기를 소지하고 배치된 경비구역을 벗어나서는 안 되고(경비업법 제14조 제4항 2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하며(같은 법 제15조 제1항), 상사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경비구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같은 법 15조 제2항).
C공사 본사에서 근무하였던 원고 등에 대한 2017. 6. 3.경부터 2019. 11. 30.경까지의 근무편성표(이하 '본사 근무편성표'라 한다)를 보면, 위 원고 등은 근무시간 동안 정문, 서문, 삼거리, 북문, 체육동 등의 구역에 배치되어 경비업무를 수행하면서 한 시간마다 밀어내기 방식으로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며 근무하였다.
C공사 본사와 각 지역본부에서는 이 사건 기간 비상사태 및 급작스러운 화재 발생 등에 대비하여 5분 대기조를 운영하였다. 5분 대기조에 포함된 원고 등에게 부여된 임무는 '대테러 상황, 화재 및 응급환자 또는 긴급상황 발생 시 출동 및 조치', '적 침투 및 테러 등 시설방호 위해 상황 발생 시 당직실 보고와 지원조 출동 전달' 등이었다.
C공사의 본부와 각 지역본부에서는 5분 대기조로 편성되어 있는 경비원들이 임무 수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상황조치 훈련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이 법원의 C공사 본사 및 각 지역본부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등이 휴게시간 동안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등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제2항은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근로자의 휴게와 상관없이 휴게시간 전후 근로자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업무의 연속성, 사업장 내 질서 유지는 확보되어야 한다. 이에 비추어 보면,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 보장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54조 제2항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휴게시간의 이용에 관한 필요 최소한의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휴게의 본질인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의 해방이 사용자의 어떠한 형태의 간섭이나 제한도 허용되지 않는 완전한 자유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 등은 국가중요시설인 C공사 본사와 각 지역본부를 감시하면서 간헐적·단속적으로 벌어지는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는 24시간 경비·방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원고 등의 근무형태를 시간대별로 밀어내기를 하는 방식으로 근무와 휴게를 반복하는 형태의 교대제로 편성하였다. 본사 근무편성표에 의하면, 위 근무편성표를 작성한 담당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나, 통상 주간 근무자의 경우 11시경부터 14시경까지 각 근무자별로 배분하여 식사시간이 부여되었고, 야간 근무자의 경우 20시경부터 다음 날 3시경까지 마찬가지로 식사시간이 부여되었다. 또한, 상황대기조 또는 밀조, 그리고 야간에 체육동이 폐쇄되는 시간에 해당 조 또는 구역의 근무를 맡게 된 원고 등에게는 휴게시간이 부여되었다. C공사의 본사를 제외한 각 지역본부의 근무형태도 본사와 유사한 밀어내기 방식의 교대제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구체적인 근무시간이나 근무방식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된 바 없다.
원고 등은 통상 휴게시간에도 총기(가스분사기)를 휴대하고, 무전기를 소지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C공사 본사 및 각 지역본부는 원고 등과 같은 특수경비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였고, 위 휴게장소는 업무 공간과 분리된 별도의 공간이었다. 원고 등은 휴게시간에 휴게장소에서 자유롭게 TV를 보거나, 잠을 자는 등 개인적인 용무를 볼 수 있었다. 원고 등이 위와 같이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했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거나 징계를 받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거나 피고가 휴게시간의 이용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원고 등이 5분 대기조에 편성된 경우에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해 일정한 대처를 할 임무를 부여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로 인해 잠재적인 업무 수행의 가능성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 등이 5분 대기조에 속함으로 인해 휴게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돌발상황에 대처하거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아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5분 대기조에 편성됨으로 인해 휴게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비상상황에 출동한 원고 등이 있는지, 있다면 그 출동에 소요된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알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5분 대기조의 편성으로 인한 잠재적인 업무 수행의 가능성이 실현된 빈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이 5분 대기조에 편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을 방해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 등 중에는 5분 대기조의 편성으로 인해 휴게시간에 상황조치 훈련에 참여하게 된 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갑 제18호증(근무 상황보고), 제32호증(상황조치보고철), 제33호증(상황조치훈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C공사의 본사 및 각 지역본부에서 실시된 상황조치 훈련에는 휴게 중인 근로자가 참가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고, 훈련시간은 약 5분 내외에 불과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위와 같은 상황조치 훈련의 시행 빈도, 소요된 시간은 C공사 본사 및 각 지역본부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 등이 근무한 각 근무지에서 구체적으로 원고 등이 휴게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분 대기조로 편성됨으로 인해 상황조치 훈련에 참여하게 된 횟수, 구체적인 시간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된 바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보면, 원고 등 중 일부가 5분 대기조의 편성으로 휴게시간 중 상황조치 훈련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 등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 등에게 부여된 휴게시간에 원고 등의 외출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원고 등이 휴게시간에 외출하기 위해서는 보고 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어느 정도의 제약을 받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 등이 담당했던 업무의 특수성과 휴게시간 전후 근로자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과 업무의 연속성 및 사업장 내 질서 유지 확보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등에게 외출을 금지하는 등의 방식으로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을 제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 등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등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김수현 이도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