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관계자들의 진술,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와 G 사이에 하도급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오히려 D이 작성한 시행결의서 결의조건 란에 ‘직영공사’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아래 [다시 쓰는 판결 이유]의 범죄사실과 같은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하고, 적용법조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 제1항, 형법 제37조, 제38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법원이 주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 C호에 있는 D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건설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E 소재 근린생활빌딩 신축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2018. 2. 20.부터 2018. 5. 17.까지 비계공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F의 2018년 4월 임금 240,000원, 2018년 5월 임금 480,000원 등 합계 72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20명의 임금 합계 44,160,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31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G과 이 사건 공사현장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 부분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을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G에게 이 사건 공사현장의 철근콘크리트 공사 부분을 공사대금 2억 7,500만 원에 발주하였는데, G은 처음에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하다가 피고인으로부터 ‘골조공사는 마감에서 돈이 남는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공사를 진행하였다.
G은 위와 같이 담당한 공사 부분에 관하여 필요한 근로자의 수와 근로조건, 채용 여부 등을 직접 결정하고 작업 전반을 직접 지휘·감독하였으며, D은 현장 출력인원만을 보고받았다.
D이 매월 20일까지 G에게 모든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비롯한 대금을 일괄하여 지급하면 G은 위 대금을 받아 각 근로자들에게 나누어주었으며, G은 미지급 임금 중 2,300만 원을 자신의 돈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도 하였다.
G은 이 사건 공사현장 이외에도 D의 공사현장에서 3~4건의 공사를 하였는데, 그 공사들 사이에도 다른 업체의 공사를 다수 하였다.
D과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서류들은 G이 건설업 면허가 없기 때문에 형식상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과 G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D이 현장소장을 통하여 현장출력인원만 보고 받았으며 개인별로 지급해야 할 임금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118, 193쪽), 현장출력인원정리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출력인원만 기록되어 있을 뿐 현장 근로자들의 성명, 개인정보, 산정임금, 작업 투입일수 등이 작성되지 않은 점(증거기록 제25, 36, 75쪽), 위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의 각 근로자별 작업량을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으로서는 G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정확하게 산정하게 지급할 수 없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