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8. 26. 선고 2021나7322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967,67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4. 4.부터 2022. 8. 2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80%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음식점업을 영위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20. 1. 7.부터 2021. 3. 20.까지 근무하고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면서 2021년 4월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위 서울남부지청은 원고와 피고에 대한 조사 등을 거친 후 2021. 6. 1.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이 3,367,671원이라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발급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의 위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때까지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등의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고약4710호) 2021. 6. 21. 벌금 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갑 제1, 2, 3, 12, 18, 19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5. 28. 선고 96다962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 등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367,671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원고와의 합의 하에 가불 등의 형식으로 불규칙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였고, 이와 같이 지급한 총 금액이 원고가 실제 지급받아야 할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를 초과한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은 임금에 포함되어 모두 지급된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는 초과 지급한 임금 상당액에 관한 반환채권으로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바이므로, 그에 의하여 모두 소멸하였다(피고의 주장이 명료하지 아니하나 이와 같이 선해한다).

2)

판단

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가사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원고의 근무 기간 동안 원고와의 합의 하에 불규칙적으로 지급한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로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의 주장에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는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한다거나,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었다는 등,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으로 볼 수 없어, 피고는 원고가 수령한 금원에 관한 반환청구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따라서 퇴직금이 임금에 포함되어 모두 지급되었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한편,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2061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기간 동안의 전체 임금보다 400,000원의 임금을 초과 지급한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으나, 나아가 앞서 본 증거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아도 위 400,000원이 넘게 피고가 원고의 임금을 초과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그와 같이 볼 증거가 없다(갑 제5 내지 10, 13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의 요청으로 음식재료나 장비 구입비 등을 원고의 계산으로 먼저 지출한 후 피고로부터 나중에 이를 변제받는 등 근무기간 동안 임금과 별개로 피고의 영업과 관련하여 많은 금전거래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바, 설사 그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정산․반환받아야 할 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에 대한 그와 같은 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별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400,000원의 범위에서 상계로 소멸하여 2,967,671원(=3,367,671원 – 400,000원)이 남게 되므로, 피고의 주장은 위 범위에서만 이유 있고 나머지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2,967,671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1. 4. 4.부터 피고가 퇴직금 일부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2. 8.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고종영(재판장) 장성훈 최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