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 10. 27. 선고 2021노211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700만 원, 피고인 B을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D은 L과 사이에 2017. 8.말로써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기로 합의하였는바, D은 2017. 9. 1. 이후 위 공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L으로부터 2017. 9월분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사실도 없으므로, D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2017. 9. 1. 이후부터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설령 피고인이 2017. 9.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이 2017. 8.말경 L에 타절통보를 한 이후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고, L으로부터 2017. 8월분 기성대금을 지급받은 외에는 지급받은 공사대금이 없으며, 피고인 A은 2017. 9.부터는 M이 위 공사를 이어받아 계속한다고 알고 있었으므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 A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다)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은 수사과정에서 ‘금품지급시 처벌 원하지 않음(∨)’이라고 기재한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고, 수사기관에서 ‘미지급된 금품만 받으면 별도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진술을 하기도 하였는데,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연번 9 내지 15, 17, 21, 23번 근로자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각 소액체당금을 지급받았고, 피고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위 체당금을 모두 상환하였는바, 위 근로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것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연번 9 내지 15, 17, 21, 23번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개월 및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가)

피고인 B은 단순히 D의 피용자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한 것이며, D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는바, 피고인 B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설령 피고인 B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근로자들에 대한 2017. 9월분 임금은 D이 2017. 9.말경 L에 기성금을 청구하여 2017. 10.경 기성금을 지급받은 다음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L이 2017. 9. 27.경 피고인 B을 포함한 D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바람에 위 피고인은 2017. 9. 27.경부터 사업주를 위한 행위를 할 수 없었던바, 2017. 9월분 임금 지급행위에 어떠한 행위지배 또는 기대가능성이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관련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내지 5, 7 내지 21번 근로자들은 D이 하도급받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형틀목공으로, 연번 6번 근로자는 위 현장에서 현장관리자로, 연번 22 내지 24번 근로자들은 위 현장에서 철근공으로,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5 내지 30번 근로자들은 인력공급 사무실에서 파견되어 위 현장에서 일반잡부로 일하였는데, 위 근로자들 중 형틀목공, 현장관리자, 철근공으로 일한 근로자들은 대부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2017. 6. 26. 이후에 D과의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D의 현장대리인 피고인 B의 작업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증거기록 제31, 43, 49, 694, 695, 776, 1143면), 위 근로자들 중 일반잡부로 일한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D의 요청으로 인력공급 사무실에서 파견되어 D의 소속 직원으로서 현장관리를 담당한 AB 등의 작업지시를 받아 2017. 7.경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증거기록 제143면). 한편 D은 D의 현장대리인 피고인 B을 통해 일용노무비지급명세서 등을 제출받으면 L으로부터 받은 기성금 중 일부를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게 임금 명목으로 직접 지급하였던바,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은 2017. 7월분 임금 또는 2017. 8월분 임금을 D로부터 직접 지급받았다(증거기록 제789~792면).

②

그런데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7. 9.경에도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고인 B 등의 작업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하였고, 달리 D이 위 근로자들에게 해고 또는 근로계약 해지에 대한 의사표시를 하거나, 위 근로자들과 D 및 M과 사이에 고용승계에 대한 약정을 한 사실이 없다[D과 M 사이에 작성된 2017. 8. 31.자 합의서에 ‘현장직원은 M에서 고용승계한다(증거기록 제182면)’고 기재되어 있는 것만으로는 근로자들과 D 및 M과 사이에 고용승계에 대한 약정이 있었다거나 실제 고용승계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③

또한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원청인 L과 설계 변경에 대한 논의로 아직 2017. 9. 공사한 부분까지 타절정산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체불임금 지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017. 9.말경 2017. 8월분 기성을 지급하면서 팀장급들에게만 우리가 더 이상 공사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는바, 2017. 9.경 현장에서 근로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은 D과의 고용관계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이 D 소속으로 근로하였으니 본사에서 책임지겠다(2018. 2. 2.자 피진정인 진술조서, 증거기록 제287~288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2016.

6. 26. 이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 참여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은 D 소속 근로자가 맞고, 위 근로자들의 근무기간은 위 근로자들이 진정을 제기한 내역과 같으나, 2017. 9.에는 L과 D이 이 사건 공사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2017. 9월분 임금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 A이 2017. 9.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에게 별도로 고용관계 해지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2018. 5. 18.자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609~610면)’, ‘피고인 A이 2017. 9. 22.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방문하여 L AV 부장에게 타절이 되었는지 문의를 하였고, 잘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는바, 당시까지 타절이 되지 않았고, D 명의로 공사가 진행되었다는 사실 및 타절이 되기 전까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책임은 D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2018. 10. 2.자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제783면)‘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 B 또한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일관하여 ‘2017. 9.경에도 평상시대로 업무지시를 하였고,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이 2017. 9.경부터는 D이 이 사건 공사를 타절하고 M에서 고용관계를 포함한 공사를 승계하여 진행한다는 점을 잘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은 사업주를 D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으로 하여 진정을 하였으며, 그 중 일부는 수사과정에서 ‘D로부터 2017. 8.말일로 L과 타절된다는 통보 및 고용관계가 종료된다는 통보를 받지 못하였기에, 2017. 9.에도 D 소속 근로자로서 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305, 315, 316면).

⑤

L은 2017. 11. 23.경 D에 ‘공사계약 타절정산 요청에 의건 계약이행 불이행 타절통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면서, 타절정산내역서, 2017. 9. 30.자 공사타절합의서, 2017. 9. 30.자 공사포기각서 등을 첨부하였는데, 위 공사타절합의서에는 공사기간의 종기가 ‘2017. 8. 31.’이 아닌 ‘2017. 9. 30.’로 기재되어 있고, 위 공사포기각서에는 ‘D이 체불 혹은 미지급한 일체의 모든 비용(인건비, 장비비, 자재비, 식대 등)은 D에서 책임을 지고 처리키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20, 238~239면).

⑥

피고인 A은 L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을 산재보험에 가입시키고, BF공제회에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공제부금에 가입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산업재해 보험가입 증명원(피고인 A 제출 증 제11호) 및 현장소장 H의 이메일과 첨부서류(피고인 A 제출 증 13호증)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보험가입 증명원은 이 사건 공사가 아닌 ‘경기 양주시 BG 일대 부대개편사업 시설공사’에 관한 것인바, 위 증명원만으로 L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주로서 위 근로자들을 산재보험에 가입시켰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D이 위 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을 가입하였고(증거기록 제301~302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상 계약내역서에도 고용보험료 등이 명시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15면). 또한 위 이메일만으로는 L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공제부금에 가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퇴직공제부금의 경우 L이 하수급인인 D이 고용하는 건설근로자를 피공제자로 하는 공제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는 것인바(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제83조 제1항, 제3항 단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전단 참조), 설령 L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공제부금에 가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L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 관련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실 및 사정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바, 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인 A은 D이 2017. 8.말경 L에 타절통보를 한 이후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2017. 9. 이후부터는 M이 이 사건 공사를 이어받아 계속한다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D이 2017. 8. 31. L에 타절 정산 요청서를 보낸 것만으로 D과 L 사이에 2017. 8.말로써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D이 2017. 9.에도 현장대리인 피고인 B을 통해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보이는바, 피고인 A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②

설령 피고인 A의 주장처럼 D이 도급인인 L으로부터 2017. 9월분 기성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의 일방적인 사정에 불과하고,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임금의 지급을 미룰 수 있는 사유는 되지 못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 A이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3)

공소기각 관련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 공소제기 후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11426 판결 참조).

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연번 9 내지 15, 17, 21, 23번 근로자들이 수사과정에서 ‘금품지급시 처벌 원하지 않음(∨)’이라고 기재한 진술서를 각 제출하거나(증거기록 제115~122, 128면), ‘미지급된 금품만 받으면 별도로 사업주의 처벌을 의망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51, 61, 131, 139면), 위 근로자들이 원심판결 선고일 이전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각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피고인 제출 증 제1호).

그러나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 A으로부터 체불 임금을 직접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지급받은 것에 불과하고, 일부 근로자의 경우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체불임금 액수와 지급된 대지급금의 액수가 다를 뿐만 아니라, 위 근로자들이 원심판결 선고일 이전에 원심법원에 대하여 처벌불원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원심이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심판결에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합계 69,365,000원이고, 피해 근로자들의 수가 30명으로, 미지급 입금의 액수와 피해 근로자들의 수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원심재판 중 이 사건 피해 근로자 10명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각 지급받았고, 당심재판 중 근로자 9명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각 지급받았는바, 피해 근로자들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D은 이 사건 공사에 3번째로 참여하게 된 하청업체인데, 원청업체인 L이 직전 사업자와 공사 기성분 및 기성금 등을 정확하게 정산하지 않은 채로 D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D이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정확한 기성금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D은 L으로부터 2017. 9월분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등 이 사건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 A에게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므로,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3.

피고인 B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관련 주장에 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람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 B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L으로부터 자신이 이 사건 공사를 수주하였으나, 건설면허가 없어 스스로 공사를 진행할 수 없자 건설면허가 있는 D을 L에 소개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후 D에 면허대여비 명목으로 기성금의 5%를 지급하고 실제로는 자신이 직접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고 주장하였고,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임금지급의무를 인정하기도 하였다.

②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D의 현장대리인으로 근무하면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급여 액수, 근로내용과 같은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정하여 근로자들과 협의하였으며, 위 공사현장에서 구체적인 작업을 지휘․감독하였다.

③

D이 2017. 6. 26. L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은 대부분 D이 직접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으나, 임금액 산정의 근거가 되는 일용노무비지급명세서 등은 피고인 B이 작성하여 D에 전달하였다. ④ 한편 D이 2017. 6. 26. L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피고인 B은 가족 및 지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내지 치료비 등을 지급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163~168, 695면).

2)

지배 내지 기대가능성 관련 주장에 대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이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임금지급의무에 대한 지배 내지 기대가능성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인 B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위 피고인은 2017. 9. 1.경부터 2017. 9. 26.경까지 D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고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체불임금은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것인바, 위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위 기간 동안 발생한 2017. 9월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이처럼 피고인 B에게 2017. 9월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한 이상 위 피고인이 2017. 9. 27.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출입할 수 없어 D이 L에 기성금을 청구한 다음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과정에 관여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피고인에게 2017. 9월분 임금 지급행위에 어떠한 지배 내지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오히려 피고인 B은 D이 L으로부터 지급받은 기성금만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기에 부족하자, 자신의 계산으로 2017. 7월분, 2017. 8월분 임금을 일부 지급하기도 하였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합계 69,365,000원이고, 피해 근로자들의 수가 30명으로, 미지급 입금의 액수와 피해 근로자들의 수에 비추어 그 죄책이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원심재판 중 이 사건 피해 근로자 10명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각 지급받았고, 당심재판 중 근로자 9명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불 임금 상당의 대지급금을 각 지급받았는바, 피해 근로자들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D은 이 사건 공사에 3번째로 참여하게 된 하청업체인데, 원청업체인 L이 직전 사업자와 공사 기성분 및 기성금 등을 정확하게 정산하지 않은 채로 D과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바람에 D이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정확한 기성금 산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D은 L으로부터 2017. 9월분 기성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등 이 사건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판시 판결이 확정된 건설산업기본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므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