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2009. 7. 2.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45명을 사용하여 예식업, 호텔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는 2021. 11. 15.부터 인터넷 구인·구직광고 사이트인 ‘C’에 피고가 운영하는 D 호텔 조리팀의 신입 및 경력사원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게시하였는데, 위 채용공고에는 “담당업무 : 양식조리사, 한식조리사/ 근무형태 : 정규직(수습기간) 3개월, 계약직(정규직 전환가능) 2년/ 전형절차 : 서류전형, 1차 면접, 2차 면접, 최종합격”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원고는 2021. 11. 16. 위 ’C‘ 사이트를 통하여 피고에게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고, 피고의 채용담당자는 2021. 11. 17. 원고에게 면접일시 및 장소를 통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2021. 11. 19. 10:00경 피고의 인사담당자, 총지배인, 조리팀장과 1차 면접을, 같은 날 11:20경 피고의 대표이사, 총지배인과 2차 면접을 보았다.
피고의 인사담당자는 원고가 면접을 본 다음 날인 2021. 11. 19.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월 급여는 200만 원 정도 될 것이고, 3개월의 계약기간 종료 후 평가를 거쳐 정규직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것인데 받아들이겠느냐’고 하면서 근무를 제안하였고, 원고가 그 제안을 수락하자, 원고에게 출근일과 제출서류 등을 안내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다음날인 2021. 11. 20. 피고의 인사담당자에게 ‘3개월 계약기간을 거치는 것에 대하여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는 입장을 전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같은 날 원고에게 ’원고의 의견과 호텔 내부회의결과를 반영하여 입사를 취소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2021. 11. 22. 다시 ’계약직 채용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은 어려우니 계약직 근무에 대하여 고민한 후 최종 결정하라‘면서 기존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촉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계약직 근무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최종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1. 11. 2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는 피고의 인사담당자의 면접을 거쳐 2021. 11. 19. 채용이 확정되었으나 피고가 2021. 11. 20.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채용 취소를 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채용취소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19. ‘원고와 피고 간 채용내정이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21. 11. 19. 피고로부터 채용확정통보를 받고 2021. 11. 22.부터 월 2,000,000원의 급여를 받고 근무하기로 하였으므로 원․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 그럼에도 피고가 2021. 11. 20.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채용 취소를 통보한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및 제27조에 따라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 예정일이었던 2021. 11. 2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000,000원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원고에 대하여 외부적·객관적으로 채용내정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단
근로계약의 성립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계약의 체결에 특정한 형식을 요하지 않는 낙성‧불요식의 계약이다. 사용자의 근로자 모집은 근로계약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근로자가 요건을 갖추어 모집절차에 응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며,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전형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최종합격 및 채용을 통지하면 근로계약의 승낙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상당기간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채용내정 통지를 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을 위 판례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면접한 후 2021. 11. 19. 원고에게 급여 수준과 계약기간 등 근로조건을 제안한 것에 대하여 원고가 그 제안을 수락하고, 이에 피고가 출근일자를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채용확정 통지를 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짐으로써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근로계약의 합의해제
한편 원고가 그 다음날인 2021. 11. 20. 3개월의 계약기간을 거치는 것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하면서 전날의 수락의사를 번복하는 듯한 입장을 표명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이처럼 계약이 성립한 후 일방적으로 계약의사를 철회하는 것은 계약의 구속력에 비추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의 계약유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곧바로 채용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한 점, 그 후 피고가 입장을 바꾸어 기존의 제안이 유효함을 전제로 원고에게 이를 수락할 것인지를 다시 결정할 기회를 부여한 점, 그럼에도 원고가 3개월의 계약기간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을 해제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취업의사를 종국적으로 철회하고 피고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제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채용 취소를 통보한 것은 원고가 먼저 취업유보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한 대응으로 취해진 것으로서 일방적인 해고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으므로,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성립・유지되는 상태에서 피고가 부당하게 해고를 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임효빈 방민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