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근무하거나 근무하였던 자들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B노동조합 C지부(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피고는 2010. 5. 4.경 현직 부·점장을 제외한 당 53세<2> 이상의 직원에 대해 해당년도 7월 1일부터 전문위원으로 전환되어, 당시 피고의 정년인 만 58세까지 6.5년간 전환 직전 월 급여의 10개월분을 연간급여로 지급받되, 영업성과급은 일반직보다 성과지급률(PSR<3>)을 3% 상향하고, 본사 및 관리직원이 지점으로 이동하는 경우 6개월간의 영업성과급은 4.5개월 급여를 하한으로 보장하며, 복리후생의 경우 일반직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전문위원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2011. 1. 1.부터 당 53세(1959년생) 이상 직원에게 적용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2010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갑 제2호증 10면).
이에 따라 피고는 2010. 5.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문위원 운영지침(갑 제4호증)'을 신설하였다(이하 위 제정 전문위원 운영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피고의 전문위원 제도를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
임금피크제의 변경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어 2016. 1. 1부터 시행<4>된 개정 고령자고용법(이하 '개정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제1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제2항).”라고 규정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이에 따라 2015. 9.경 피고 노조는 2016. 1. 1.부터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고, 전문위원 개시연령을 '당 53세 7월'에서 '당 55세 1월'로 변경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2015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갑 제5호증 1, 3면), 그에 따라 '전문위원 운영지침'을 개정하였다(이하 개정된 전문위원 운영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피고의 전문위원제도를 '2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1, 2차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로 통칭한다).
피고의 급여규정
피고의 급여규정(2021. 7. 23. 개정된 것)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5,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근로자의 임금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감액하기 위하여 도입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업무부담 경감 등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조치가 마련되지 않았으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도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2019. 7.부터 2023. 5.까지 원고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퇴직금 또는 임금, 퇴직금 상당의 손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서 무효인지 여부
관련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다(제4조의6 제1항).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구제조치 등의 권고를 받은 사업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등 일정한 경우에 고용노동부장관은 해당 사업주에게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제4조의7 제1항), 시정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제24조 제1항). 한편 모집‧채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한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23조의3 제2항).
이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연장된 정년만큼의 근로기간 혹은 정년에 도달하기 이전의 적절한 시점부터의 근로기간에 대해서 기존의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말한다. 1차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피고는 기존의 정년(58세)을 연장하지 않은 채 임금만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시행하다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자 정년을 사후적으로 연장하였는데(2차 임금피크제), 1차 임금피크제만을 적용받다가 퇴직한 근로자들도 존재할 수 있는 점<5>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를 전체적으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는 없고, 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2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개별적으로 그 유효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에 의하면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직원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6호증, 을 제1, 3 내지 7, 10, 11, 16,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가능성 내지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그로 인하여 사용자가 부담하게 될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여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기존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피고의 인사규정상 정년은 만 58세로 정해져있기는 했으나, 1차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구조조정 등으로 인하여 실제로 정년까지 근무한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 노사 간에 고용안정을 위한 협의가 지속되어 오다가(을 제1호증의 1 내지 3). 고용안정의 필요성에 관한 이해가 일치됨에 따라 2010년 단체협약의 체결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 피고 노동조합의 노조소식지(을 제3호증)에는 1차 임금피크제의 의의에 관하여 “유명무실했던 정년제도를 전문위원제도의 효율적인 임금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조직과 후배들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는 반면, 상시적인 구조조정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효력을 갖춤으로서 실질적으로 정년까지 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1차 임금피크제는 피고 노동조합과의 실질적인 협의를 거쳐 그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동의를 기반으로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6>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1차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7>
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시행된 것인데, 개정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따라서 2차 임금피크제는 위 고령자고용법에서 예정한 정년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임금체계 개편조치로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1차 임금피크제 도입 전 피고 근로자들은 퇴직시까지 매년 고정급여로 월기준급여 12개월분 및 월기준급여 7개월분(700%)<8>의 정기상여금(고정상여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1차 임금피크제가 도입됨으로써 피고 근로자들은 당 53세 7월부터 만 58세까지 전문위원 전환 직전 연도의 월기준급여 10개월분만을 지급받게 되었고, 2차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부터는 당 55세 1월부터 만 60세까지 전문위원 전환 직전 연도의 월 기준급여 10개월분만을 지급받게 됨으로써 고정급여의 경우 그 지급액이 임금피크제 시행 전 지급액의 약 52%<9>로 감소되는 불이익이 발생하기는 하였다.
다만 전문위원의 경우에도 각종 제 수당, 복리후생 혜택(주택자금대출, 의료비, 자녀학자금, 유치원보조금, 건강검진비 등)은 일반 직원과 동일하게 보장되며, 임금인상률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또한 피고는 지점 영업직에게 영업성과급을 '(수익–비용) × 성과지급률(PSR)'의 산식에 따라 지급하는데, 전문위원에 대하여는 위 성과지급률(PSR)을 3% 상향적용하여 영업성과급을 통해 삭감된 기본임금을 일부 보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근무 부서별 임금체계와 개인별 영업성과급 등 상여금의 액수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나, 실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근로자들(원고들 포함)의 위 고정급여, 영업성과급, 특별성과급, 복리후생비 등을 모두 포함한 임금 총액은 적용하지 않았을 때의 임금 총액에 비하여 적게는 63%부터 많게는 96%에 달하였다.<10> 이러한 사정들에 현직 부·점장의 경우에는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유예되었던 점, 피고 근로자들은 전문위원 개시연령에 전문위원으로의 전환 대신 희망퇴직을 선택할 수 있었던 점<11>까지 보태어 보면, 1차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불이익의 정도가 불합리하게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2차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을 2년 연장하면서 전문위원 개시연령은 1년 6개월만 늦추어 1차 임금피크제에 비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이 늘어나게 되었으나, 근로자들은 2년간 추가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할 기회가 생김으로써 1차 임금피크제 개시연령인 만 52세(당 53세)부터 만 59세까지의 고정급여<12>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336%에서 512%로 늘어나게 되었고,<13> 상여금 및 복리후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도 연장되었다. 이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근로자들(원고들 포함)의 임금 총액은 적용하지 않았을 때의 임금 총액에 비하여 적게는 63%부터 많게는 96%에 달하였던 점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들이 2차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입은 불이익 역시 불합리하게 크다고 보기 어렵다[나아가 원고 D 등 일부 원고들<14>은 1차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던 중 2차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7~8년의 장기간 동안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됨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인 점, 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1차 임금피크제보다 정년을 연장하면서도 임금을 추가적으로 삭감하지는 아니한 점(즉, 위 원고들은 연장된 정년까지 1차 임금피크제에서 정한 임금을 그대로 지급받게 된다)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1차 임금피크제 적용 중 2차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었다고 하여 위 원고들이 받는 불이익이 더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15>
<16>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1차 임금피크제 도입 초기에는 전문위원 전환 대상자들을 대부분 지점 영업직으로 배치하였다가(앞서 본 바와 같이 지점 영업직은 영업성과급을 통해 삭감된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당사자들의 희망 등을 고려해 이들을 다양한 직무에 배치하였으며, 2020년부터는 디지털PB 업무에 주로 배치하였다. 피고가 업무량이나 근무시간 조정 등의 일률적·가시적인 대상조치를 도입한 바는 없으나 피고가 적절한 대상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의 직무가 변경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1차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고용의 안정에 있었던 점에다가 1차 임금피크제에서 정한 임금삭감률은 피고가 제정한 전문위원 운영지침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피고 노사 간의 협의를 거쳐 체결된 2015년 단체협약에서 정해진 점까지 보태어 보면, 고용이 안정됨으로써 더 오랜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제 수당, 복리후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실질적으로 연장되었으며, 영업성과급 산정기준인 성과지급률(PSR)이 상승된 것을 위 임금 감소의 충분한 대상(代償)으로 볼 수 있고, 당시 피고 노동조합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1차 임금피크제 도입 안건이 포함된 2015년 단체협약에 동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연장을 가장 중요한 보상으로 볼 수 있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 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 밖의 사정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영업성과급을 '(수익–비용) × 성과지급률(PSR)'의 산식에 따라 지급하고 있는데, 2019년부터 지점 영업직 중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영업성과급 산정시 차감비용의 손익분기점(BEP<17>)을 낮게 설정하여 수익 대비 더 많은 영업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피고 노사는 2021. 5.경 전문위원 개시 연령을 '당 55세 1월'에서 '만 55세(주민등록번호 기준 해당 월이 속한 분기 말일)'로, 임금구조를 월 기준임금 19개월분<18>에 지급률을 차등적용(만 55세 70%, 만 56세 60%, 만 57세 이후 50%)하는 것으로 각 변경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평등권 침해 내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 위반여부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서 말하는 '동일가치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원고들이 제공하는 노동은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시행 후의 임금이 시행 전보다 삭감된 것이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을 위반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들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는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즉 같은 시기에 같은 근로환경에서 같은 내용의 근로를 제공하는 서로 다른 근로자나 근로집단 사이에서 임금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제공된 원고들의 근로와 시행 후에 제공되는 원고들의 근로는 그 근로 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러 고용안정의 필요성이 증대된 시점에 '고용안정' 또는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과 주변여건이 달라진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동일가치노동'의 비교 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나, 원고들과 동일 직급, 동일 직군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출생년도의 차이로 같은 시기에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는 저연령 근로자보다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저연령 근로자도 향후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도달하였을 때 원고들과 동일하게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게 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보는 이상,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을 가리켜 평등권 침해 내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나(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경우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정년 연장에 있어서 필요한 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및 제19조의2 제1항 등 관련 법령에서도 이를 예정하고 있는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은 도입 목적 및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③ 비록 원고들 중 일부가 1차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던 중 2차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비교적 장기간 동안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피고가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을 점차 완화해가는 과정 중에 있어 원고들이 원고들 이후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그 불이익 감소·완화 조치의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한 점이 있기는 하나 이러한 상대적 불이익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을 부정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에 원고들이 이전과 동일한 보직에서 동일한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존보다 적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거나 원고들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찬영(재판장) 김보운 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