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8. 23. 선고 2022가합10905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국내외 항공운송업, 항공기 취급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에서 사업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으로만 규정하던 것이 의무적으로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개정됨에 따라(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 피고는 그 시행일인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 근로자의 정년인 56세에서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5. 3. 23. 피고 노동조합과 피고 소속 직원의 정년을 고령자고용법상 정년인 만 60세로 연장하되 기존 정년인 만 56세에 도달하는 달의 익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마련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단지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대폭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여 무효이므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과소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

나.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는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연령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바, 위와 같이 60세의 정년을 강제한 법률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 자체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 사유가 될 수 있다.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다.

③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이에 따른 취업규칙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기존에 만 56세였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대응하여 인건비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자 시행된 것으로서 정년 연장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재정 부담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임금체계 개편 조치에 해당하므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 여부 및 그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직원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만 56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4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대상임금의 9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6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6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아래 표 참조).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대상임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임금피크제적용 직전 대상임금의 90%, 2년차부터 5년차까지는 각 전년도 대상임금의 90%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지 않다. 또한 연봉인상률을 반영하여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대상임금을 산정하고, 대상임금에 연동되지 않는 직무급, 근속수당, 자격수당 등의 임금 항목이 다수 존재하여 실제로는 전년도 대상임금 대비 삭감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하고, 통근보조비, 학자금 지원 등 복리후생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정인(재판장) 이진희 박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