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8. 22. 선고 2023가합10077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금융투자회사 및 기타 단체의 정보처리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으로 근로하고 있거나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개정

1)

피고는 2006. 1. 1. 인사규정세칙 및 별정직원관리지침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희망에 따라 만 54세에 도달하는 생일이 속하는 달 말일에 별정직원으로 신분을 전환하고, 보수는 전환 당시의 퇴직금규정의 기준급여에 1~2차 연도는 60%, 3차 연도는50%, 4~5차 연도는 40%의 비율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되 정년 만 58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2)

앞선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던 중,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가 근로자의 정년에 관하여 사업자가 이를 만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에서 나아가 의무적으로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개정됨에 따라(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 피고는 그 시행일인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기존 근로자의 정년인 만 58세에서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종전 임금피크제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등을 통해 2015. 1. 1.부터 '근로자의 희망에 따라 만 56세에 도달하는 해의 익년 초일에 기간제직원으로 신분을 전환하며, 보수는 전환 당시의 퇴직금 기준급여에 1~2차 연도는 60%,3차 연도는 50%, 4차 연도는 40%의 비율을 곱한 급액을 지급하되 정년 만 60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5, 1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한 것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된 데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한 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업무량·업무강도 등의 저감 없이 임금피크 기간 4년 동안 연 임금액이 190%(= 만 57세 40%, 만58세 40%, 만 59세 50%, 만 60세 60%)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었다.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무효이고,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과 원고들이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

나.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연령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을 제6 내지 10, 14, 15,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바, 위와 같이 만 60세의 정년을 강제한 법률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 자체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 사유가 될 수 있다.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다.

③

더구나 기획재정부가 정년연장 및 임금체계 개편에 관한 고령자고용법령의 개정·시행에 대비하여 공공기관들에게 선제적으로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권고하였고,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던 원고 역시 그 무렵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점, 관련법령의 시행과 취업규칙의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로 늘어난 무렵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서로 연계되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를 별개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④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에 만 58세였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는 것에 대응하여 인건비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자 시행된 것으로서 정년 연장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재정 부담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임금체계 개편 조치에 해당하므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 여부 및 그 정도

①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기 이전부터 피고에 고용되어 있었고,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던 2013. 5. 22. 무렵에는 만 58세에 정년퇴직할 것이 예정되어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만 60세로 연장된 정년을 보장받게 되면서 정년 연장 조치와의 유기적 연관 하에 그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용 대상자들에게 만 57세부터 4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60%, 60%, 50%, 40%를 각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7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만 57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다음 표 참조).

더구나 피고가 2021년부터는 임금피크제시행지침을 제정하여, 임금피크제에 따른 삭감률이 적용되는 기준급여를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봉급뿐 아니라 전산관리수당, 상여금, 경로효친금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상승시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총 임금 측면에서 얻을 수 있었던 실질적 이익은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한편 매년 업적평가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이나 직무급, 자격수당 등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 대하여도 감액률이 적용되지 않고 지급되었고,2021년 임금피크제시행지침 개정 이후로는 임금피크제 전환한 해에 대상자들의 직전년도 실제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A등급을 적용한 성과급이 지급되고 있다. 그 밖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이 종전 누리던 복리후생 항목 역시 그대로 유지되었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①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②

피고는 업무 난이도, 인력 운영 현황 등을 고려하여 일부 원고들을 종전보다 업무 강도가 낮은 부서(테크놀로지센터, 정보보호서비스팀)에 배치하였고, 소속 부서가 변경되지 않은 원고들이라 하더라도 수행 빈도와 난이도를 고려하여 업무를 부여하였다.

③

또한 피고는 2023년경부터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 대하여 희망에 따라 퇴직 전 6개월 이내의 '특별전직연수' 기회를 부여하고 5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연수비를 지원하였으며,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 주 1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여 근로시간을 감축시키는 등 임금 감액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이현지 박창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