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024. 4. 4.부터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때까지 각 월 1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운항승무원(조종사)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소정의 경영상 이유로 2022. 8. 29.자로 원고 B를,2022. 10. 10.자로 원고 A을 각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해고'라 한다).
피고는 2023. 4.경, 2023. 11.경, 2024. 5.경 총 3차례에 걸쳐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 따른 재고용 절차를 진행하였고, 각 절차마다 원고들에게 피고에 재입사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매번 재입사 의사가 있다고 회신하였다.
특히 2023. 11.경 진행되었던 피고의 제2차 재고용 절차(이하 '이 사건 재고용절차'라 한다)에서는 조종사의 채용 규모가 원고들을 포함한 재고용 의무대상자 수를 초과하였고, 위 재고용 절차에 통과한 사람들은 2024. 4. 4. 피고에 신규채용 되었다.
피고는 2024. 7. 4.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복직할 경우 피고 운항승무원의 CRM<1>등 안전 관련 이슈가 재발할 것이 우려되어 원고들을 재고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
지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9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각 해고로 해고된 원고들을 우선 재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원고들은 CRM 문제(동료 운항승무원에 대한 강압적인 행동 등)와 비위 행위(조종실 내 흡연, 의도적 항공 운항 지연) 등을 원고들의 재고용 거부사유로 삼고 있으나, 원고들은 문제가 될 만한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재직 당시 CRM 관련 사항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였다. 설령 피고가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아닌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이자, 추후 변경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들을 해고한 지 3년이 되기 전인 2024. 4. 4.경 재고용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원고들을 채용하지 않고 당시 재고용 의무기간이 지난 근로자들을 채용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우선재고용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를 표시할 의무가 있고, 재고용의무를 위반에 대하여 2024. 4. 4.부터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때까지 월 1,3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본래 원고들을 재고용할 예정이었으나, 원고들의 재고용 예정 소식이 알려지자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원고들의 CRM 관련 문제 및 심각한 비위행위에 관하여 수많은 민원이 제기되었다. 이에 피고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재고용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전 운항승무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조사 결과 다수의 운항승무원들로부터 원고들이 과거 피고에 근무할 당시 조종실 내에서 흡연을 하고, 의도적으로 항공운항을 지연시키는 등의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부기장 등 동료 운항승무원에 대하여 강압적인 행동을 하거나 편 가르기, 욕설, 인격모독과 같이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하는 등 CRM 관련 문제가 있었다는 진술을 듣게 되었다. 특히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항공기운송업의 특성상 운항승무원 사이에 의사소통 및 협력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직접적인 위해가 되므로 CRM 위반사항은 항공운송업의 핵심 가치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피고는 재고용심의위원회의 판단 및 권고를 받아들여 원고들을 재고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원고들에게는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으므로 피고에게 재고용할 의무가 없다.
판단
고용의사표시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은, 경영상 이유로 같은 법 제24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에는 같은 법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면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규정 내용과,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직장을 잃은 근로자로 하여금 이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여 해고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의 기간 중에 해고 근로자가 해고 당시에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한다면, 해고 근로자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해고 근로자를 우선 재고용할 의무가 있다.
이때 사용자가 해고 근로자에게 고용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제3자를 채용하였다면, 마찬가지로 해고 근로자가 고용계약 체결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이 정한 우선 재고용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6다1343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서는 "제24조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할 경우 제24조에 따라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면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각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소정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는 점, 이 사건 재고용 절차는 이 사건 각 해고 시로부터 3년 이내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들이 해고 당시 담당하였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는 절차였던 점, 이 사건 재고용 절차의 채용규모가 원고들을 포함한 재고용 의무대상자 수를 초과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재고용 절차에 통과한 사람들이 신규채용된 2024. 4. 4.경에는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들을 재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들에게는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으므로 원고들을 재고용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위와 같은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 소정의 사용자의 재고용의무를 부정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원고들에게 그러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피고가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5 내지 47호증, 을 제17, 37, 39, 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에게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 규정 자체에서는 사용자의 재고용의무를 면해주는 어떠한 예외도 두고 있지 않은바, 위와 같은 법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를 재고용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상당히 엄격하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는 위 대법원 2016다13437 판결이 '특별한 사정'의 하나로서 '고용계약을 체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재고용의무라 함은 사용자가 종전에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들을 해고하였음이 그 기본적인 전제로 되는 것인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라 함은 근로자들에게는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회사의 존속을 위하여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고용상실의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인 점, 그리고 이러한 근로자들의 과거의 희생에 대한 사후적 보상 차원에서 해고 근로자들에게 이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기 위하여 우선 재고용에 관한 규정을 마련한 것인 점 등 그 입법배경과 취지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25조 제1항은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의 2에서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한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한 날부터 2년 이내에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할 때에는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해고전의 직책 등을 감안하여 그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용자에게 재고용을 위한 노력의무를 부과하는 '노력규정'에 불과하였던 것을 근로자 보호 및 고용안정성의 도모를 위하여 법적인 재고용의무를 부과하는 '의무규정'으로 전환하였던 것인바, 만약 사용자의 재고용의무를 부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게 되면,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을 개정한 입법자의 의도와 취지 또한 몰각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구체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의 CRM 관련 문제(강압적인 행동, 편 가르기, 욕설, 인격 모독 등 운항승무원 사이의 갈등을 다수 초래함) 및 비위행위(항공기 조종실내 흡연, 의도적 운항 지연)에 관하여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들이 과거 재직 당시 위 부분과 관련하여 징계를 받았다거나 위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보고된 자료는 제출된 바 없고[특히 원고 A에 대한 익명의 제보글 (을 제39호증)에는 '비행 업무시 원고 A과 원활한 CRM이 불가하여 피고에게 여러 번의 리포트를 작성하여 CRM 문제를 보고한 바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는 위 원고에 대하여 CRM 관련 보고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제출한 바 없다], 원고들에 대한 재고용 심의위원회 조사결과 보고서에도 '진술 외에 별도의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으며(을 제17호증, 28쪽), 오히려 원고들이 제출한 평가지(갑 제45~47호증)에는 원고들의 CRM이 양호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기도 한바, 원고들의 안전운항능력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재고용을 계획하고 있던 2024. 3.경 원고들의 CRM위반행위를 처음으로 인지한 계기가 된 탄원서들이라고 주장하면서<2> 제출한 을 제43호증을 보면, 익명의 제보자들이 피고에 건의한 내용은 '원고들이 과거 D과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회사의 이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우선시하였고, 회사의 인수합병 업무를 방해했다'는 취지의 내용들로, 이는 피고가 재고용 거부사유로 삼고 있는 CRM 위반행위나 비위행위와 다소 차이가 있다.
피고는 재고용 조사위원회에서 재직 중인 운항승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조직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해당 보고서(을 제17호증)에는 원고들에 대해서 CRM 이슈가 있다고 답변한 인원이 30명으로, 총 면담대상자 120명 중에서 설문에 응답한 사람의 약 41%, 면담대상자 전체의 25%를 차지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보고서에 기재된 설문 조사 내용을 보면, 피고는 원고들을 특정하여 원고들에 대한 CRM 문제 등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피고 내에서 CRM 이슈 등 안전운항을 저해할 수 있는 이슈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는지 등 전반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일부 답변 중에는 원고들의 이름이 언급된 부분도 있지만, 다른 직원들의 이름도 언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에 대하여 언급된 진술을 살펴보더라도 일부는
응답자 본인이 경험한 것이 아닌 전문에 관한 것이거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기반한 진술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고, 일반적인 진술들도 있어서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사안의 경위나 진위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렵다. 또한 위 보고서에 첨부된 진술 내용들을 보더라도 설문 응답자 중에서 원고들의 이름을 특정하여 원고들에게 CRM 이슈가 있다고 답한 인원은 앞서 집계한 숫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들의 과거 CRM 관련 문제 및 비위행위 등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이 사건 각 해고 이전에 원고들에 대한 '징계사유'에는 해당될 수 있을 것이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위 사유들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해고 또는 그에 준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들에게 어떠한 징계사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징계처분은 그 무렵 이루어졌어야 마땅하고, 그러한 조치가 없었음에도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따른 재고용 의무가 문제되는 현재 시점에서 그와 같은 징계사유를 '고용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객관적인 사유'로 주장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사용자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기회로 하여 적법한 해고절차에 의하지 않고도 특정 근로자를 퇴출시킨 뒤 회사가 정상화된 것을 계기로 하여 새로운 근로자를 채용하는 소위 '부당한 근로자 대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인다.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에게 2024. 4. 4.부터 원고들을 재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위 시점부터 재고용의무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우선 재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통상의 손해는 피고가 우선 재고용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원고가 받았을 임금 상당액이다(대법원 2015. 11.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재고용되는 경우 4호봉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피고도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고,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2024. 4. 4.을 기준으로 4호봉에 해당하는 기장의 월 급여는 적어도 13,000,000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4. 4. 4.부터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때까지 각 월 13,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김아름 장혜민
1Crew Resource Management(승무원 자원관리)의 약자로, 안전운항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승무원 간 상호협력 및 의사소통 개선을통하여 인적, 물적 자원 및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22026. 1. 9.자준비서면 6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