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8. 2. 원고에 대하여 한 인사명령 중 면 객실사무장 부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내외 항공여객운송업, 국내외 항공화물운송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20. 8.경 피고에 입사하여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5.1. 객실사무장(비행 중 승객통제를 포함한 객실 안전 절차를 최종 확인하고, 객실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지휘 책임을 갖는 선임 객실승무원)으로 임명되었다.
운항본부장 구두경고 조치 및 면 객실사무장 조치의 경위
피고는 2022. 5.경 및 2022. 6.경 원고가 기내에서 객실승무원의 팔이나 어깨등에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를 하였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여 일부 객실승무원들로부터 원고가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구두진술을 확인한 후, 2022. 6.경 및 2022. 7.경 모든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가 가슴 가까이의 팔 안쪽을 만지거나 어깨를 만지는 등 다수의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이하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를 하였다는 내용을 확인하였다.
피고는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를 의결하기로 하고, 2022. 7. 22. 원고에게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 개최 통지 및 소명서 제출 안내서를 발송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기재된 소명서 제출 기한인 2022. 7. 28.17:30경까지 소명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2022. 8. 2.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의 취업규칙 위반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운항본부장 구두경고, 면 객실사무장 자격을 의결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이하 원고에 대한 위 운항본부장 구두경고 조치를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라 하고, 위 면 객실사무장 자격 조치를 '이 사건 면자격 조치'라 하며,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 및 이 사건 면자격 조치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조치'라 한다).
관련 규정
피고의 취업규칙,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객실승무원 훈련교범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2. 8. 2. 원고에 대하여 한 운항본부장 구두경고 및 면 객실사무장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사건정보
사건
2024가합111153 징계무효확인
원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테오
담당변호사 노반석, 서재원
피고
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동훈
변론종결
2025. 10. 24.
판결선고
2025. 12. 19.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조치는 진급 및 급여 조정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원고의 사내 신분과 급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징계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한다.
① 이 사건 각 조치는 의결사유를 단순히 취업규칙 위반으로 표시하여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중 어느 부분을 위반하였는지를 전혀 알 수 없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 위반 일시가 특정되어 있지 않아 구체성을 결한 징계통보로서 원고는 해당 사실의 존부 및 당부를 전혀 밝힐 수 없는 상태였고, ② 원고는 피고의 인사담당자의 회유로 어쩔 수 없이 혐의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으며, ③ 이 사건 각 조치 이전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피해 직원이 특정되지 않아 그에 대한 청문이 누락되었고, 피고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진위여부 조차 파악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직장내 성희롱 행위를 하였음을 전제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의2 제2항에 따른 피해자에 대한 조사가 미흡하게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각 조치는 원고의 징계절차상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다.
피고는 혐의사실이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단순히 성희롱 비위사실 제보가 들어왔다는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조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조치에는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
피고가 징계양정 중 가혹한 단계의 처분인 이 사건 면자격 조치를 선택하고, 그 효력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아니하여 원고로부터 사실상 객실사무장으로서 근무할 기회를 영구히 박탈한 것은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이 사건 각 조치는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일 뿐 징계가 아니고, 운항본부 내 인사조치는 인사 평가시 반영되는 요건이 아니므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객실사무장은 자격부여 및 자격유지를 위해 매년 8시간의 정기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원고는 2023년 및 2024년에 객실사무장 정기 훈련을 받은 사실이 없어 객실사무장 자격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설령 이 사건 면 자격 조치에 관한 무효 확인판결을 받더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와 동일하게 객실사무장 재임용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피고의 객실승무원 훈련교범에 의하면, 객실승무원 훈련은 객실승무원초기훈련, 객실승무원 정기훈련, 객실승무원 재자격훈련으로, 객실사무장 훈련은 객실 사무장 초기훈련, 객실사무장 정기훈련, 객실사무장 재자격훈련으로 각 구분되고(제3.1조), 객실사무장에 대하여 매년 1회 정기훈련을 실시하며(제3.5.2조), 훈련의 최종이수일로부터 만 36개월을 초과한 경우에는 초기훈련 대상자로 간주하여 모든 초기훈련을 다시 실시하여야 한다고 정하여져 있는 사실(제3.5.3조 나.항)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이 사건 각 조치 이후인 2023년 및 2024년에 객실사무장 정기훈련을 이수하지 못한 사실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제4의 가.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조치는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사용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나, 원고는 이 사건 각 조치로 인하여 객실사무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고 현재까지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바, 원고는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한 이 사건 각 조치가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그 무효 확인을 구하고 있는 반면, 피고는 원고가 현재까지 객실사무장으로 재임용되지 않은 것은 원고의 평소 업무 태도, 업무 능력 등에 의한 인사 평가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는 등 원고의 객실사무장으로서의 자격 보유 여부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이 사건 각 조치의 무효 여부는 이와 같은 분쟁의 전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2024. 6. 5.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를 개정하여 인사평가 사유의 객실 사무장 자격제한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명시하였으나(제10.3.5.2조 나.항),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자격 조치는 객실사무장 자격제한의 종기가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바, 이러한 사정에 피고의 객실승무원 훈련교범 제3.5.1조가 객실사무장 초기훈련을 피고로부터 객실사무장으로 지정 · 임명되기 위해 피고가 정하는 일정한 자격요건을 충족시킨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본훈련으로 정하고 있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피고의 객실승무원 훈련교범 제3.5.3조 나.항에서 정한 바에 따라 초기훈련 대상자가 된 것과는 무관하게 향후 피고가 원고에 대한 객실사무장 훈련을 실시하지 않거나 이후 원고가 객실사무장 훈련을 이수하더라도 이 사건 각 조치로 인하여 객실사무장 재임용에 이를 수 없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조치에 관한 무효 확인판결을 받는 것은 이 사건 각 조치로 인한 원고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 ·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조치의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각 조치가 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각 조치가 원고의 사내 신분과 급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징계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를 상대로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반면, 피고는 이 사건 각 조치는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일 뿐 징계가 아니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조치가 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조치는 사용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기발령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바(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 제90조는 징계의 종류로 '해고, 강격, 감급, 정직, 견책, 경고'를 정하고 있을 뿐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하는 조치'를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면자격 조치가 피고의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 중 하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이 사건 면자격 조치는 원고의 임금, 직급,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는 불이익한 효과를 주지 않고, 원고를 객실승무원의 직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비행에서 객실사무장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직무를 변경하는 효과만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면자격 조치의 실질이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 제90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경고를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의 취업규칙 제91조에 따라 인사부서장의 회부로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로서 의결되고, 그 의결결과가 징계대장에 기록되어 추후 인사관리에 사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는 피고의 객실운영팀표준업무절차 제5.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 의결로 정하여진 것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는 경고와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가 피고의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조치가 피고의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의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제5.9.1조가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 목적에 관하여 '객실승무원의 상벌에 대한 공정한 관리를 목적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는 등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조치가 사용자인 피고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에 해당한다는 위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 각 조치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 내용 ·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9.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등 참조).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8, 10,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각 조치가 이루어진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2022. 5. 및 2022. 6.경 객실승무원으로부터 원고가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를 하였다는 제보가 접수되자 원고에게 해당 사실을 통지하였고, 2022. 6.경및 2022. 7.경 모든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고가 이 사건 각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이 확인되자 2022. 7. 21. 원고에게 이를 다시 통지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였으며, 피고는 2022. 8. 2. 개최된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심의 과정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행위에 관한 사실관계 및 이 사건 각 조치의 필요성에 관하여 통지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된 사실을 고지하였고, 원고는 해당 사실관계 여부에 대해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추후 이를 인정하거나 위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지는 등 위 심의대상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은 것으로 보이며, 위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가 심의기일의 적정한 운영을 위한 범위를 벗어나 원고의 소명 기회를 박탈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피고 소속 운항본부장 C은 원고에게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 개최 통지 및 소명서 제출 안내서를 발송하기 전인 2022. 7. 21. 원고를 만나 설문조사 결과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자료를 제시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행위의 내용에 관하여 고지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C과 원고가 나눈 대화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갑 제8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위 자료를 보며 "제가 팔 안쪽을 주물렀다?", "훈련 중에 뭐 몇몇 승무원의 팔 안쪽을 주물렀다. 뭐 불, 불, 불필요하게 접촉했으나 보복이 두렵고", "제가 뭔가 이렇게 뭐 터치를 했다던가, 그 사람한테 뭐 그 다음에 뭐 점프시트에서 앉은 어깨를 주먹으로 치고 이런, 이런 일은 아예 없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피고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원고의 위와 같은 진술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행위의 행위 유형, 행위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도록 특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후 2022. 8. 2. 개최된 객실본부 자격심의위원회의 심의 당시의 진술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갑 제10호증)에는 원고가 "그냥 남자들 동료들 있을 때 하듯이 그냥 팔이나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중에 그냥 이렇게 뭐 '힘내자'라는 또는 격려의 의미로 이렇게 좀 쳤던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았나 좀 이렇게 생각이 들고...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잘못했다라고 일단은 저도 느끼고 있고."라는 취지로 진술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조치가 이루어진 과정에서 인사명령의 사유가 된 자신의 행위, 즉 이 사건 각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식하고 있었거나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인사담당자의 회유로 어쩔 수 없이 혐의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2022. 7. 21. C과 나눈 대화 내용이 기재된 녹취록의 기재를 살펴보더라도 C이 원고를 회유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볼만한 내용은 찾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피고 측의 회유 또는 강요로 인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렵다.
㉠ 피고는 원고가 기내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를 하였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여 일부 객실승무원들로부터 원고가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구두진술을 확인한 후, 모든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다수의 객실승무원으로부터 원고가 접촉한 구체적인 신체 부위, 행위 내용이 기재된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하였으나, 원고에게 그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의 내용을 그대로 제공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 ㉡ 이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소속 운항본부장 C은 원고에게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 개최 통지 및 소명서 제출 안내서를 발송하기 전인 2022. 7. 21. 원고를 만나 설문조사 결과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자료를 제시하며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행위의 내용이 무엇인지 고지한 것으로 보이는 점, ㉢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며, 그 혐 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바(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누11491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2022. 8. 2. 개최된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된 사실을 고지하였고, 원고는 위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지는 등위 심의대상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에 대한 인사명령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조치에 원고의 행위와 그 일시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거나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과정에서 피해 직원이 특정되지 않아 그에 대한 청문이 누락되었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각 조치가 이루어진 과정에서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업무상의 필요성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 제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원고가 기내에서 객실승무원의 팔이나 어깨 등에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를 하였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여 일부 객실승무원들로부터 원고가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구두진술을 확인한 후 모든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바, 위 설문조사 결과에는 원고가 한 이 사건 각 행위의 내용, 당시의 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점, ②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하여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가 성적인 의도 없이 가슴 가까이의 팔 안쪽을 만지거나 어깨를 만지는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행위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서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점, ③ 피해를 입은 객실승무원들이 작성한 진술서에는 원고의 이 사건 각 행위로 인하여 극심한 수치심과 신체적 위협을 느꼈다는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는바, 위 진술서에는 문제된 원고의 행위가 있었던 시기, 상황, 내용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객실승무원들에게 원고를 음해하기 위하여 고의로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상황을 과장할 동기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이고, 위 진술서가 이 사건 각 행위 이후 약 4년이 경과된 2025. 6.경 작성된 것이라거나 과거 사건을 나누어 설명하는 등과 같이 형식에 유사한 점이 있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의 취업규칙 제89조 차.항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를 한 자'를 징계사유로 명시하고 있는 점, ⑤ 객실사무장은 개별 비행의 서비스를 총괄하고 객실 안전 등 비행 업무 전반을 책임지는 업무를 수행하므로 일반 객실승무원보다 강한 책임감과 리더쉽 등의 자질이 요구되는바, 이 사건 각 행위의 비난가능성, 업무 공간의 특성, 개별 비행에서 객실사무장 업무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문제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되는 직원에 대하여 구두경고 조치 및 객실사무장의 직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조치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생활상의 불이익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제4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는 피고의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제5.9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의 의결로 정하여진 것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는 경고와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것인 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로 인하여 이 사건 면자격 조치와는 별도로 어떠한 불이익을 입게 되었는지 분명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로 인하여 근로자로서 수인해야 하는 범위를 현저하게 초과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의 필요성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면자격 조치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면자격 조치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이 사건 면자격 조치의 필요성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초과하였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면자격 조치는 원고로 하여금 언제까지 객실사무장 자격을 면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이 없는 무기한의 인사명령이다. 피고의 내부 규정 중 객실 사무장의 자격을 면하는 인사명령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면자격은 인사권자인 피고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피고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단 1회의 인사명령으로 원고로부터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는 것은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 으로 평가할 여지가 크다. 이 사건 각 조치가 이루어진 당시 적용되던 피고의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와 달리 피고가 2024. 6. 5. 개정한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제10.3.5.2조 나.항을 통해 인사평가 사유의 객실사무장 자격제한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명시한 것은 이러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객실승무원 훈련교범 제3.1조에 의하면, 객실사무장은 객실사무장초기훈련 43시간과 비행 2편의 운항경험을 갖춘 사람 중에서 피고로부터 지정 · 임명되고, 객실사무장 자격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객실사무장 정기훈련 8시간을 이수하여야 하며, 2024. 6. 5. 개정된 피고의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제10.3.1조에 의하면, 객실 운영팀장은 기내방송 등급 C 이상 보유자 중 기내평가, 직무수행 능력 및 근태 우수자로 객실사무장 초기훈련 입과자를 선발하도록 정하여져 있다. 또한 위 객실운영팀 표준업무절차 제10.3.6조에 의하면, 인사평가 사유의 자격제한자에 대하여는 연 1회 재평가를 실시하여 객실본부장의 재가를 얻어야 하고(나.항), 자격제한에 따른 필요 훈련여부는 객실승무원 훈련교범이 정하는 바를 따르며, 자격제한 기간의 인사평가 사항 등을 종합하여 최종 자격복귀 여부를 결정하도록 정하여져 있으므로(라.항), 객실사무장자격을 면한 객실승무원이 다시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받기 위하여는 피고의 객실승무원 훈련교범 제3.1조 등에 따라 객실사무장 훈련을 다시 이수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각 조치가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의 객실사무장으로서의 자격 보유 여부에 관하여 다투며 쟁송을 이어가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자의에 따라 원고에 대한 객실사무장 훈련 입과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원고는 객실사무장 자격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게 되며, 설령 원고가 객실사무장 훈련을 이수하더라도 이 사건 각 조치로 인하여 객실사무장 재임용에 이를 수 없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객실사무장의 자격이 원고의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나, 피고는 일정한 직급 이상의 객실승무원 중 우수 인력을 선발하여 소정의 훈련과정을 거쳐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객실사무장 자격의 유무는 피고내부에서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객실사무장 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 직급임에도 객실사무장 자격이 없는 경우에는 인사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원고와 기수가 같거나 낮음에도 객실사무장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동료 직원과 원만한 관계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면자격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부정적인 업무 경험의 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 사건 면자격조치는 해제 여부가 불투명한 무기한의 조치이므로, 원고가 체감하는 불이익의 크기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2022. 8. 2. 원고에 대하여 한 인사명령 중 이 사건 구두경고 조치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 없는 반면, 이 사건 면자격 조치는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서 그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나 원고에게 가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 재량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그 효력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9조, 제101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원(재판장) 이현지 박창현
별지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