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6. 24. 선고 2024노1914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D는 원단 작업을 함에 있어서 피고인이 고용한 F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고, 추가 고용이 필요한 경우 F이 재단사를 구하고 피고인이 일당을 지급하였으므로 F으로부터 통상의 지휘·감독을 받고 재단 작업을 수행한 점, ② 평소 9시까지 출근하여 19시까지 근무하였고, 조퇴 또는 결근 시 F에게 보고하였으며, 근무장소는 F이 지정한 피고인의 사업장인 점, ③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본인의 업무를 대행토록 한 사실이 없는 점, ④ 2018. 3. 21.부터 2022. 7. 26.까지 2019년경 H에서 1일 아르바이트를 한 것을 제외하면 오로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만 근무하였고 그 기간은 4년 이상이며 코로나19로 물량이 줄어든 2022년도를 제외하면 월 20일 이상 꾸준히 근로를 제공하여 근로의 계속성 및 전속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D는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D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즉 ① D 스스로 피고인의 근로자라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재단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시는 본사의 작업지시(서)에 따르는 것으로 보일 뿐 이를 피고인 운영 사업장(혹은 F)에 의한 지시라고 보기 어렵고, 재단은 전문적인 일에 해당하고 재단사마다 업무 능력에 차이가 있어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업무 내용을 지시한다거나 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D의 근무일수, 근로시간은 업무가 있는지, 그 양이 어떠한지에 따라 정해졌고 실제로도 일정하지 않은 점, ④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고, D와 같은 일당제 재단사는 일감이 없는 날 다른 사업장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일한 사실이 있어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에 의문이 있는 점, ⑤ 근로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인 급여 수준(일당)을 D가 정한 것으로 보이고, 종전에 일하던 사업장에서 근로자를 전제로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가 피고인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비추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D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원심의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D에 대하여 피고인이 근태관리를 하지 않았다.

①

근로감독관에 의한 수사 당시 D는 '별도의 근태관리는 없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25쪽).

②

피고인의 사업장은 별도의 취업규칙이 없었다. 피고인이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하여 D에게 불이익을 가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M 작성의 진술서(증거기록 96쪽), G 작성의 진술서<1>(증거기록 151쪽), 원심 증인 I의 증언 등이 이에 부합한다.

나)

일당제 재단사인 D에게 출근의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전속성에 대한 원심의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는바, 단지 4년 이상 근무했음을 이유로 종속적인 관계에

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①

피고인은 D와 근로계약 기간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나 용역계약 기간이 명시된 용역계약서 등 어떠한 형태로든 계약 기간이 명시된 처분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대신 피고인의 사업장에 재단 업무가 있는 경우 D는 출근하여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인은 D의 업무량과 관계없이 일당을 지급하였으나, 재단 업무가 없는 경우 D는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피고인도 D에게 일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하여 D가 이의를 제기한 바도 없다.<2>

②

D는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일하기 전인 2014년경부터 2018. 3.경 이전까지는 한 사업장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 사업장에서 재단 업무를 하였다(공판기록 53~78쪽). 그 중 주식회사 N에서는 2016년에 1,920만 원, 2017년에 3,025만 원을 지급받아 당시 월평균 20일 이상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데, D는 2016년과 2017년에 주식회사 N외에도 4군데의 업체<3>에서 재단사로 근무를 한 바 있다(공판기록 96쪽, 133쪽). D는 원심법정에서 '예전에 다른 업체들과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재단사로 일한 것이 일의 방식에서는 거의 비슷했고, 얼마나 오래했냐, 짧게 했냐의 차이가 있다'고 증언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17쪽).

③

D는 2018. 3. 21.부터 2022. 7. 26.까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는

데, 월 평균 근무일수가 근무 첫 달을 제외한 2018. 4.경부터 2022. 7.경까지 20.7일인 사실은 인정된다(증거기록 100~104쪽, 196~197쪽). 그러나 위 기간 동안 월 근무일수는 적게는 월 8.5일부터 많게는 월 29일까지 편차가 매우 큰데[4년 4개월 동안 20일 미만이 15개월(22일 미만은 27개월, 14일 이하는 10개월), 25일 이상이 12개월(29일이 1개월, 27일이 2개월, 26.5일이 2개월, 26일이 1개월, 25일이 6개월)로 확인된다(증거기록 100~104쪽)], 특히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20일 이상 근무한 달이 1개월(2022. 4.)에 불과하다. 이는 피고인의 사업장의 업무량이 불규칙적이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④ 이처럼 피고인의 사업장의 업무량이 불규칙적이었으므로, 일당제로 일하는 D는 업무량에 따라 출근 여부와 출퇴근 시간이 유동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D는 원심법정에서 '업무가 없으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비교적 자유로운 형태로 근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3쪽). 그렇다면 D는 재단 업무가 있는 날에만 피고인의 사업장에 출근하여 일급을 지급받고, 재단 업무가 없는 날에는 피고인의 사업장에 출근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전속되어 계속적으로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⑤

이와 같은 사정 때문에 D는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기간 동안 다른 사업장에서 일당제 재단사로 일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D는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2019. 9.경에도 H에서 재단 업무를 하고 일당 15만 원을 지급받았는데(증거기록 153~154쪽, 158쪽)<4>, D는 원심법정에서 "그때 피고인 측에 이야기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한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아닙니다. 그때 일이 없어서 후배가 도와달라고 해서 하루 가서 해 준 겁니다."라고 답변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6쪽). 이

처럼 D는 2019. 9.경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25일을 일하는 동안에도 피고인 측에 알리지 않고 H에 가서 1일 동안 일하였는바(알릴 의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근무일수가 더 적은 달에도 피고인 측에 알리지 않고 다른 사업장에서 재단 업무를 하였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F은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D가 주말에 다른 곳에서 일을 하였을 것이다. 피고인 사업장에서 토요일에 일이 없으면 짜증을 낼 정도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40쪽), 원심법정에서 '일이 없었을 때 저하고 통화할 때마다 다른 데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재단사의 요청으로 세금 신고 없이 현금으로 일당을 지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고 증언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19쪽). 피고인도 고용노동청 조사에서 D가 그만두게 된 경위에 관하여 '7월 26일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개인사정으로 시골에 다녀온다고 하자 내일부터 일이 바빠진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한다고 가야된다고 하고 다음 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고 언제 온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7월 30일 전화를 해서 어디 계시냐고 묻자 일하고 있다고 대답하여 내심 놀랐지만 옷감 수축 관련 할 말만 하고 끊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44쪽).<5>

⑥

이처럼 일당제 재단사인 D에게 피고인 사업장에 출근한 의무는 없었고,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배제되어 있지 않았으며, 근로계약 기간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나 용역계약 기간이 명시된 용역계약서 등 어떠한 형태로든 계약 기간이 명시된 처분문서도 작성되지 않았는바, 계속 근무를 사실상이라도 강제할 구속력 있는 수

단이 없었던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상호 이해관계 합치로 D가 4년 이상 근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D의 재단사 업무수행 등 관련 피고인이 구체적이나 상당한 지시, 감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재단사는 원단을 단순히 미리 준비된 틀(종이로 만들어진 본)대로만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해온 재단사로서의 기능과 직업적인 판단에 따라 재단 모양을 결정하여 재단하고 그렇게 재단한 이유를 그 다음 단계의 작업자에게 설명하거나 미리 작업자와 상의를 하는 등 독자적인 능력과 판단을 활용하여 작업을 해온다고 주장하는데(증거기록 77쪽), F의 원심법정 증언(증인신문 녹취서 13쪽)<6> 등이 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를 배척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F은 원심법정에서 D에게 원청업체의 작업지시서를 전달하였고, D는 위 작업지시서에 따라 일하였으며, 원청업체가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내용과 다르게 요구할 경우 D에게 그 내용을 설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인신문 녹취서 10~11쪽), 그 외에는 재단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도 원심법정에서 'F이 와서 D가 하루에 재단을 몇 장이나 했는지, 오늘은 재단을 100장을 하라고 하는 등 작업 양에 대해서 지시를 하거나 정보를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14~15쪽). F이 했다는 위 설명은 도급이나 위임에서도 일의 완성을 위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이 D에게 근무장소와 작업 도구 등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재단 업무는 작업 도구 등만 갖춰져 있다면 피고인의 사업장 이외의 장소에서도 가능하므로, 반드시 피고인의 작업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기계가 무거워서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근무장소와 작업 도구를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원심 피고인신문 녹취서 9쪽), 피고인은 D에게 편의 제공 차원에서 근무장소와 작업 도구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D가 이를 사용한 것도 본인 스스로의 편의와 이익증대를 위한 선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개인사업자로 봉제 업무를 하고 있는 M도 '출퇴근하지 않고 독자적인 장소에서 물량을 소화하여 납품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별도로 작업장소도 구해야 하고 기계도 구해야 하는 등 결코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서 손해이므로, 사장님의 작업 기계와 작업 장소를 이용하여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증거기록 97쪽).

④

D의 진정대리인은 수사단계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에 대한 입증자료로 D와 F이 출퇴근 관련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위 진정대리인이 참고인 3명[피고인 사업장에서 퇴사한 다림질(아이롱) 2명과 아르바이트 재단 1명]과 전화로 문답한 내용을 제출하였다(증거기록 179~191쪽). D는 F에게 2018. 4. 18. "낼 출근해야 되지요", "월요일은 출근해야 되지요"라고 물었으며, F은 2021. 7. 24. D에게 "오늘 와야데요<7>"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앞서 보았듯이 D의 출근의무가 없는 이상 일당제 재단사로서 일이 있을 경우 출근하여 일하겠는 여부에 관한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을 들어 출퇴근에 관한 상당한 지휘, 감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F의 원심법정에서의 증

언<8>과도 배치되지 아니한다. 위 참고인 3명과의 전화문답도 '사장이 일을 주니 일을 하지 저희 마음대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장이 본사에 다녀와 물량을 받아오면이거 언제까지 나간다 만들어라 생산해라 이렇게 지시한다', '재단 아르바이트를 D가 고용한 것이 아니다. 사장이 돈을 준다'는 취지로서 도급, 위임에서도 있을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라)

비록 '일당제'라 하더라도 그 실질은 작업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 D가 통상의 근로자처럼 단순히 노동만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아온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의 변소를 배척하기 어렵다.

①

D는 자신이 일한 날에 따라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재단의 양이나 근무시간에 따라 금원을 지급받거나 납품의 대가로 받는 수익금을 분배하는 방식과 달리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은 인정된다.

②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의 업체는 물론 동종 업체들 모두 봉제일을 원청 업체로부터 하청 받아 일하는 업체들로서 항상 원청 업체가 요구하는 "납기"가 정해져 있고, 따라서 D와 같은 재단사들도 이러한 납기에 맞춰 재단일을 완수해야 하며, 이에 따라 실제로는 하루에 재단해야만 할 분량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이 없기에, 비록 '일당제'라고 하더라도 그 실질은 작업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D가 일감이 있을 때만 피고인 업체에 나와 수임한 일을 하고 그 대가를 받았다는 점까지 더해 보면, D는 실질적으로는 자신이 완성한 일의 분량만큼 대가를 받아온 것이지, 통상의 근

로자처럼 단순히 노동만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아온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공판기록 27쪽).

③

F은 원심법정에서 "예를 들어 원청에서 10일 후까지 옷 100벌을 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고 하면, 작업지시서에도 나와 있지만 열흘 내에 납품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그러면 재단사는 재단이 끝나면 그것을 봉제팀에 넘기고 봉제팀에서 옷을 궤맨 다음에 마무리로 넘기면 마무리에서 다리미질하고 포장하고 이런 과정을 열흘내에 끝내야 하는데, 재단사가 가장 먼저 일을 마쳐야 흐름이 가니까 열흘이면 보통2~3일 내에 재단이 끝나는 것으로 결정이 된다.", "자신(F)이 재단일을 같이 도와주기도 했는데, 별도의 지시 없이도 만들어야 할 양하고 납기일을 알면 며칠 내에 재단해야 한다는 것이 재단사가 보면 다 나온다.", "추가 재단사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자신(F)이 원청 업체에서 주문한 지시서와 패턴하고 주문량, 납기 이런 것을 들고 D에게 전할 때 D가 그것을 보면서 혼자만으로는 납기 못 맞춘다하면 무엇이 필요하냐며 상의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9~10쪽, 15쪽). 이는 D의 원심법정 진술(증인신문 녹취서 15~16쪽)<9>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 피고인 혹은 F이 D에게 목표량을 정해 감독하거나 야근이나 추가근무를 지시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④

피고인의 사업장에서는, F만이 월급을 받았고(월 250만 원에서 2019. 11.부터 월 350만 원으로 인상)<10>, 재단사인 D와 마무리(다림질)는 일당제였으며, 봉제팀은 실적제였는데, D의 일당은 15만 원에서 2019. 4.부터 16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D의 월 평균 근무일수가 근무 첫 달을 제외한 2018. 4.경부터 2022. 7.경까지 20.7일인 사실, 월 근무일수는 적게는 월 8.5일부터 많게는 월 29일[월 근무일수가 20일 미만이 15개월(22일 미만은 27개월, 14일 이하는 10개월), 25일 이상이 12개월(29일이 1개월, 27일이 2개월, 26.5일이 2개월, 26일이 1개월, 25일이 6개월)]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월 평균 약 3,312,000원(= 20.7일 × 16만 원)으로 상급자라 할 수 있는 F의 급여보다 많거나 필적하는 것이 종속적 지시, 감독관계에서의 위계적 지위와 부합하는지 의문이 들고, 일당이 적은 달은 136만 원(= 8.5일 × 16만 원), 많은 달은 464만 원(=29일 × 16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것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와 일정 부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⑤

재단에 관하여 실적제가 아닌 일당제가 채택된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디자인과 모델이 너무 다양하여, 한 공정 한 공정별로 장당 얼마씩으로 할 수가 없다. 무늬가 없는 원단은 금방 재단이 되지만, 무늬가 있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든다. 단가가 딱 정해져 있어 차이가 1,000원, 2,000원 정도 차이인데, 그 단가에 체크나 무늬가 있는 원단을 맞추는 것은 시간이 2배, 어떤 것은 2.5배 이렇게 걸린다. 당시에 체크가 많았다. 장당 얼마씩 이렇게 준다고 하면 그 사람들(재단사)이 안 다닌다."고 진술하였다(피고인신문 녹취서 5~6쪽). 이는 D의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증거기록216쪽)<11>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의 피고인 사업장에 대한 전속성에 의

문이 있고,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일하기 전인 2014년경부터 2018. 3.경 이전까지는 한 사업장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 사업장에서 재단 업무를 하였는데 일을 하는 방식이 비슷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⑥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다리미질을 하다가 그만 둔 I은 원심법정에서 "일당제 개인사업자로 일하는 사람들은 업체에 일감이 있으면 일을 하고 그 업체에 추가 일감이 없으면 일감이 있는 업체로 옮겨서 그 업체에서 일하고, 혹시나 일하고 있던 업체에서 더 이상 일하기 싫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당을 다니는데, 월급제로 하게 되면 묶이기 때문이다. 자신(I)의 경우도 반드시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반드시 퇴근하라고 강제된 것은 없고, 만약 출근이 늦어 11시까지 출근하면 그 2시간을 저녁이라든가 메꿔주며, 불이익은 없다. 피고인 업체에서 일하는 모든 작업자들이 다 납기가 언제인지 알고 있고 거기에 맞춰서 일하는데, 다만 납기가 어느 정도 맞춰질 것 같으면 하루에 어느 정도 일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하면 되는 것이다."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녹취서 4쪽). 이는 피고인 사업장에서 봉제일을 하는 M 작성의 진술서 내용(증거기록96쪽)과 같은 취지로서, 피고인의 위 변소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⑦

재단 업무가 많은 경우 D가 재단사를 섭외하면 피고인이 일당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F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2쪽, 증거기록 43쪽, 113~117쪽).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피고인에게 전속되어 근무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한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

히려 D 혼자서 납기를 맞추기 어려울 경우 피고인이 D에게 야근이나 추가근무 등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추가로 다른 일당제 재단사에게 일을 맡긴 것은 '일당제'라 하더라도 그 실질은 작업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

마)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었던 점,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지 않았던 점 등이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①

앞서 본 D의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증거기록 216쪽, 각주 11)에 의하더라도, 의류봉제업에서는 영세업체들이 일당제 재단사에게 일을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영세업체들에서 일하는 일당제 재단사에게는 전속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사업장도 이러한 일하는 방식과 구속성 등에서 이러한 영세업체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원심이 판결이유에서 설시한 '프리랜서 해촉증명서'는 D가 자신의 배우자의 직장의료보험 피부양자 자격유지 등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기 위하여 실제와 다르게 피고인에게 요구하여 작성받은 것이다(D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7~9쪽, 17쪽).

③

피고인은 수사단계와 원심법정에서 '일당은 재단사 모임이 정해서 통보하는 식으로 금액을 결정하고, 그 금액에 맞추지 않으면 재단사 모임에서 담합하여 사람을 보내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51쪽, 피고인신문 녹취서 9쪽), 재단사 단체에서 "재단 모임의 회장 및 회원들의 합의 하에 2022. 8. 1.부로 1일 근무수당으로 20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음을 알리고자 합니다."는 통지문을 피고인과 같은 의류봉제업체들에게 보낸 점(증거기록 91쪽), D의 일당이 2019. 4.경 15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인상된 점, 재단사의 일당은 개인 능력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재단사 단체의 위 결정과 업계 전체의 상황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볼 여지가 많은 점 등이 이에 부합하는 정황이다.

④

피고인의 사업장은 D가 그만 둔 이후 재단은 F, 봉제는 부부팀 포함 6명, 마감은 2명(마도매, 시아기 각 1명)의 크지 않은 규모로, F을 제외하고는 월급을 받는 사람이 없었고(그 외는 일당제이거나 실적제), 취업규칙도 없었으며,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사람에 관한 자료가 없다. 신고납부된 과세자료상 피고인의 종합소득금액은 2020년 귀속 11,224,914원<12>, 2021년 귀속 12,432,389원<13>에 불과하다(증거기록 92~95쪽,233쪽). D가 근로계약서나 용역계약서 등 어떠한 형태로든 처분문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이 계약형식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정황은 엿보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장성훈(재판장) 우관제 김지숙

각주1) 피고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G는 "D는 자기 할 일을 마치면 시간관계 없이 오후 2시 또는 그 전이라도 퇴근하곤 했다. 사장님 허락 없이 자유롭게 마음대로 집에 가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라는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각주2) 이러한 점에서 피고인과 D 사이에 묵시적으로라도 1개월 또는 1주당 소정근로일수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존재했는지에 관하여 의문이 들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이 퇴직금 산정에 있어서 평균임금보다 통상임금이 높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통상임금액 기준으로 퇴직금을17,597,000원으로 산정한 것(증거기록 225쪽, 227쪽)이 적정한지에 관하여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여, 공소사실 퇴직금 미지급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의문이 든다[대법원 2024. 5. 9. 선고 2024도1396 판결(그 원심이 수원지방법원 2024. 1. 10. 선고 2022노5070 판결) 참조].

각주3) 2016년에 O로부터 3,375,000원, P으로부터 750,000원, Q으로부터 750,000원, R으로부터 525,000원,2017년에 S로부터 750,000원, T로부터 2,399,260원, U로부터 450,000원, V로부터 450,000원을 각 지급받았다.

각주4) 실제 수령액은사업소득세와 지방소득세 합계 4,950원을 원천징수하고 남은 145,050원이다.

각주5) D는 수사기관과 원심법정에서 '피고인과 재단수축 관련 전화통화를 하기는 했으나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217쪽, 증인신문 녹취서 25쪽), 위 전화는 D가 피고인 사업장에서의 일을 그만 두게 된 경위와 관련된 것인데, D가 진정 당시 해고를 주장했는데 수사 단계에서 받아들여 지지 않은 점(증거기록 225쪽), '앞으로 피고인 사업장의 재단일은 F이 맡는다는 말'을 누구로부터 들었는지에 관한 D의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한 점(증인신문 녹취서 20쪽, 증거기록 36쪽)과 통화 당시의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집안일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D의 진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각주6) "재단일이라는 것이 본을 뜨고 원단이 퍼져 있는 상태에서 본대로 자르니까 일이 2D 작업인데, 옷은 입체인 3D로 바꾸는 작업이다. 그러니까 재단사가 본을 뜰 때는 2D만 생각하면 안 되고 전체적인 3D, 완성됐을 때 옷을 모습을 보면서 재단해야 한다. 본대로 정확하게 자를지, 아니면 본은 이렇게 나와 있지만 3D로 바꿨을 때의 옷을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여백을 두고 자를지, 이런 것은 전부 재단사 고유의 영역이다. 거기에 대해서 피고인이나 자신(F)이 가서 뭐라고 한 적은 없다."

각주7) '와야 돼요'의 오기

각주8) F은 원심법정에서 "제가 원청에서 일감을 받아오면서 전화를 하거든요. '일감 오늘 들어갑니다.' 그러면 다른 데에서 일하고 있으면 '언제까지 해요?' 내일까지 해야 된다고 하면 '그러면 모레 나오세요. 여기서 시작하면 되겠네.' 그렇게 이야기가 되거든요."라고 진술하였다(증인신문 녹취서 6쪽).

각주9) "작업량에 대해서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 대부분 봉제공장이니까 언제까지 원청에 갖다 줘야 한다는 납기가 있다. F이 원청에서 일감을 가져오면 원단하고 작업지시서하고 패턴 같은 것을 가지고 와서 자신(D)가 재단일을 하니까 가장 먼저 하게 된다. 자신이 재단일을 마치고 봉테팀에 넘기면 봉제팀이 바느질 봉제를 한 다음에 그게 마쳐지면 다시 마무리팀, 다리미질이라든가 이런 플로우 과정 속에 작업을 한다. 납기가 있으니까 그 일정에 맞추서 자신도 재단해서 봉제팀에 넘겨야 하고, 자신 마음대로 예를 들어 납기가 일주일 후인데 재단이 한 5일 걸리고 이러면 안 된다. 만약에 일주일 후에 납기라서 이틀 만에 재단을 해야 하는데 이틀 동안 부족하겠다 싶으면, 자신이 늦게까지 일을 하지는 않고, 사람을 하나 부르라고, 재단하는 일당을 불러서 쓰라고 한다. 그래서 납기일을 맞춘다. 7시퇴근이면 8시 못 되기 전까지 한 적은 있어도 밤늦게까지 한 적은 없다."

각주10) 증거기록 161쪽, 174~178쪽,

각주11) "저는 기술이 재단이기 때문에 관행으로 여태까지 일당으로 지급받아 왔고, 특별히 재단 물량이 아¦

각주12) 주 많은 큰 회사는 재단 공장을 따로 두거나 하도급을 주어 건당으로 보수가 산정된다. 저희는 적은 규모의 사업장으로 사람하나 고용하여 쓰면 충분하기 때문에 일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적은 사업장은 90%가 일당으로 재단일을 한다. 만일 재단이 건당으로 하면 엄청난 양을 피고인이 하기 때문에 물량도 안 되고 사업주 지급능력도 안 되는 것이다."

각주13) 총수입금액 528,412,630원, 필요경비 517,187,716원

각주14) 총수입금액 577,039,187원, 필요경비 564,606,798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