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5. 22. 선고 2025가합101019 판결

회사에 관한 소송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2019. 1. 1. 피고의 사업장인 C센터 종합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여 근로계약기간은 정하지 않은 채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0. 1. 1. 위 C센터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여 근로계약기간은 정하지 않은 채 재차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 소속 직원들은 2020. 5. 27. 피고에게, 원고가 2019. 5. 1. 워크샵에 가는 버스 안에서 직원 D을 강제추행하였고, 2020. 5.경 직원들에게 폭언, 부당한 시말서 작성 요구, 부당한 업무 지시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는 내용의 고충 처리 요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2020년 상반기에 정년에 도달할 예정인 직원에 대해 근무평정을 실시하여 촉탁계약직 임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원고에 대해 위 나.항과 같은 고충 처리 요구가 접수되자, 피고는 2020. 6. 26. 원고를 촉탁계약직 임용을 위한 근무평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우선 2020. 7. 1.자로 조건부 촉탁계약직으로 임용하여 직위해제 발령을 해둔 후 고충처리위원회 및 인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원고의 촉탁계약직 임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하였다.

라.

원고는 2020. 7. 1. 피고와 사이에 C센터 관리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근로계약기간은 2020. 7. 1.부터 2021. 6. 30.까지로 하되, 원고와 관련된 비위사실에 대해 피고의 고충처리 심의위원회 및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 결과에 따라 원고를 인사처분하기로 하는 '조건부 촉탁계약직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마.

피고는 2020. 7. 1. 원고에 대해 '원고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비위사건이 조사단계에 있고 현재까지 비위사실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정년 도달에 따른 촉탁계약직 임용을 위한 근무평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2020. 7. 1.자로 조건부 촉탁계약직으로 임용하되, 직위해제 발령한다'고 통지하며, 인사규정 제44조 제1항 제4<1>호에 따라 원고를 직위해제 처분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

바.

피고의 고충처리 심의위원회는 2020. 7. 1. 위 나.항 기재 고충 처리 요구에 관하여, 원고의 D에 대한 성추행은 인정되지 않고, 원고의 직원들에 대한 폭언 등의 직장내 괴롭힘은 일부 인정되어 그 징계 수위를 징계위원회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심의·의결하였다.

사.

D은 2020. 7. 7. 원고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였다.

아.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0. 7. 9. 원고의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는 견책의 징계를, 근무지 이탈 금지 위반, 근무규칙 위반, 위계질서 문란, 복종의무 위반에 관하여는 감봉(3개월)의 징계를 심의·의결하였다.

자.

피고는 2020. 7. 21. 원고에 대해 고충처리 심의위원회 및 인사위원회 결과 성추행 부분은 인정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 부분은 견책으로 의결되어 원고는 업무에 복귀하여야 하나, D이 심의위원회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원고를 고소하였으므로 결론이 도출되기 전까지 잠재적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재의 직위해제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차.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1. 3. 22. '원고는 2020. 7. 1.자 고충처리 심의위원회에서 성희롱 가해자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D이 불복하고 원고를 고소하여 현재 검찰수사 중인 자로,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2020. 7. 1. 부로 촉탁계약직 임용 후 직위해제 발령을 받았는바, 인사규정 제38조,<2> 제44조에 따라 직위해제된 지 9개월이 지나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로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직권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카.

원고는 2021. 3. 30. D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고, 관련 형사소송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1)

제1심 법원은 2022. 8. 12. 원고에 대한 공소사실, 즉 원고는 2019. 5. 1. 08:00경 D을 비롯한 회사 직원들과 버스를 타고 워크샵을 가는 길에 버스가 평택시 포승읍 에 있는 서해대교 북단 근처를 지나던 중, 1 의자에 앉아있는 D을 일으키며 D의 뒤쪽에서 원고의 오른손을 D의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로 집어넣어 D을 통로 쪽으로 끌어낸 행위, 2 그 후 D의 오른쪽 가슴을 1회 움켜쥔 행위, 3 D이 허리를 숙이자 양손으로 D의 허리를 감싸 안은 행위를 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고단1315호).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24. 9. 26. 강제추행의 공소사실 중 위 1 행위에 관한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하고, 다만 위 2, 3 행위에 관한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각 무죄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에 대하여 벌금 5,000,000원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2노1200호).

3)

이에 대하여 원고 및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상고심 법원은 2024. 12. 24. 상고 기각판결을 선고하여 위 항소심 판결은 같은 날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4도16154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5호증, 을 제1, 5, 8, 10, 11, 12, 13, 22,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2.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본안전항변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이 사건 직권면직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1. 6. 30. 기간 만료로 이미 종료되어 원고의 지위 회복은 불가능하므로, 원고는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참조).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또는 변론종결 후에 인사규정 또는 고용계약에 따라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24077 판결 등 취지 참조).

2)

이 부분 소의 적법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이 사건 근로계약은 늦어도 2021. 6. 30. 기간이 만료되어 종료한 것이고, 그에 따라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에서 해고에 해당하는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라는 확인을 구함과 동시에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의 미지급 임금 및 원고의 복직 시까지의 장래 임금 등을 청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계약기간이 2020. 7. 1.부터 2021. 6. 30.까지로 명시되어 있어,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고, 그 기간은 이미 도과하였다.

3)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2020. 7. 1.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계속 피고에 근로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가 있었으므로,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될 무렵에 원고에게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2021. 6.30.까지로 명시하였고, 위 근로계약서(을 제22호증)에는 '종료일이 있는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해당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편 위 근로계약서, 피고의 인사규정 등 이 사건에 제출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규율하는 어떠한 서류에도 근로계약 갱신의 기준이나 요건, 절차에 관한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는 원고와 2019. 1. 1. 및 2020. 1. 1. 두 차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는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정해두었다. 원고는 E생으로 피고의 인사규정(2021. 3. 22. 개정된 것, 을 제25호증) 제35조 제1항 및 제3항<3>에 따라 만 60세의 정년이 도래하여 2020. 6. 30. 퇴직할 예정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는 이미 정년을 도과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에 제한을 두어 원고가 정년 도과 후에도 계속해서 피고에 근무하는 것이 적합한 지 여부를 심사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고는 원고의 비위행위에 관련된 피고 내부의 조사와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원고에게 적당한 인사 처분을 한다는 조건 하에 원고를 조건부 촉탁계약직으로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의 다른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점을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의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 능력과 근무 태도를 한층 더 엄밀히 심사할 필요가 있었고, 일정한 평가 기간을 거쳐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단순히 형식적으로만 계약기간을 정해둔 것이 아니라, 이를 제한할 합리적 이유가 있어 계약기간을 명확히 정해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 전인 2021. 3. 30.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기도 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 무렵에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정당한 기대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3.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 요지

1)

주위적 청구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고, 한편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이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위반), 해고의 예고 및 고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같은 법 제26조, 제27조 위반)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537조 제1항에 따라 1 이 사건 직권면직 다음 날인 2021. 3. 23.부터 2026. 1. 1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제출시까지 5개년(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명절상여금 2,000,000원(=연 400,000원×5년)과 4개년(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고정성과급 3,961,940원(=연 990,485원×4년)의 합계액인 5,961,940원(=2,000,000원+3,961,940원)을 지급하고, 2 위 2021. 3. 2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770,860원(=기본급 3,247,860원+직책수당 300,000원+자격수당 100,000원+식비 1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예비적 청구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이자 해고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무효이다. 한편 피고는「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에 따라 정년 후 2년 동안 고용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정년이 도래한 2020. 12. 31.부터 2년뒤인 2022. 12. 31.까지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1 이 사건 직권면직 다음 날인 2021. 3. 23.부터 2022. 12. 31.까지 2개년(2021년, 2022년)의 명절상여금 800,000원(= 연 400,000원×2년)과 2개년의 고정성과급 1,980,970원(= 연 990,485원×2년)의 합계액 2,780,970원(= 800,000원+1,980,970원)을 지급하고, 2 위 2021. 3. 23.부터 2022. 12. 31.까지 월 3,777,86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며, 3 2019. 1. 1.부터 2022. 12. 31.까지의 근로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 16,800,000원(= 이 사건 직위해제 직전 3개월의 1일 평균임금 140,000원<4>×30일×4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 없는 계약임을 전제로 이 부분 청구를 하고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으로서 이 사건 직권면직의 효력 여하와 상관없이 늦어도 2021. 6. 30.에는 기간 만료로 종료된 점,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는 점은 위 2. 나.항에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인지 여부

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5호가 무효인지 여부

(1)

원고의 주장 '직위해제된 자가 3개월이 지나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였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한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5호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2)

판단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5호에서는 직위해제된 자가 3개월이 지나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였을 경우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위의 조항을 근거로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하였음은 앞에서 본 것과 같다. 그런데 이와 같이 직위해제 처분에 이은 직권면직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가 아니라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라고 볼 수 있고(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직위해제 처분 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는 동안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하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경우라면 일정 기간 경과 후의 당연면직은 정당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라 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취지 참조), 직위해제 처분에 이은 직권면직의 적법유효성은 그 직권면직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인지 여부를 심사하여 판단하면 될 일이지, 직위해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였음을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한 피고의 인사규정 제38조 제1항 제5호 자체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의 전제가 된 이 사건 직위해제가 무효인지 여부

(1)

원고 주장 요지 2020. 7. 1. 피고의 고충처리 심의위원회에서 원고의 성추행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견책하기로 심의·의결하였으므로, 원고를 직위해제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는 부당하여 무효이고, 부당한 이 사건 직위해제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직권면직 역시 무효이다.

(2)

판단

(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는바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고, 단지 당해 직위해제처분이 근로자에게 가혹하고 다른 근로자의 유사한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처분 등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두6665 판결 등 참조).

(나)

위에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위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였고, 피고가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는 적법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직위해제의 사유는 피고의 인사규정 제44조 제1항 제4호, 즉 원고가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피고의 직원들은 2020. 5. 27. 원고가 피고 직원을 강제추행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폭언, 욕설, 부당한 시말서 작성 요구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의 고충처리 요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과 같은 날 이루어진 피고의 고충처리 심의위원회에서는 원고의 D에 대한 강제추행 부분은 인정되지 않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은 일부 인정되어 인사위원회에서 그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비록 피고 고충처리 심의위원회에서 원고의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에 대해 D이 불복하고 곧이어 2020. 7. 7. 원고를 강제추행혐의로 고소까지 하였다. 이처럼 원고에 대해 다수의 고충처리 민원이 접수된 점, 그중에는 특히 원고가 근무시간 중인 워크샵으로의 이동 중에 피고의 다른 직원을 강제추행했다는 성적 비위행위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 원고가 D과 합의하지 못하고 결국 D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점을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가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 제25조에서는 직원의 직위를 해제하는 경우 별도의 서식에 직위해제 처분사유설명서를 해당 직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 전날인 2020. 6. 30. 원고에게 위 인사규정시행세칙에 따른 서식으로 이 사건 직위해제의 근거가 된 인사규정의 조항, 직위해제를 하게 된 사유를 명시하여 통지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를 준수하여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직위해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직권면직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인지 여부

(1)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의 D에 대한 강제추행 고소 사건의 결과를 보기 위해 이 사건 직위해제를 하였고, 형사사건이 3개월 만에 종결되는 것은 불가능함에도, 원고가 기소조차 되기 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이다.

(2)

판단

(가)

인사규정 등에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된다는 규정을 두는 경우,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 처리를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그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일단 대기발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의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어야 할 것이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두1460 판결 등 참조).

(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앞에서 든 증거들, 을 제4,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로부터 약 9개월 동안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원고에 대해 이루어진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1 위 나)항에서 본 것과 같이,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의 현저한 부족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직위해제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이다. 문제는 그 사유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이다. 2 D은 2020. 5. 27.자 고충처리 요구서에서, '2019. 5. 1. 노동절 태안으로 워크샵을 가는 버스 안에서, 원고가 종이컵에 가득 소주를 따라주며 이를 마시라고 강권하고, 춤을 추라면서 팔을 잡아 버스 통로로 끌어낸 후 뒤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로 손을 집어넣었다'는 등 원고로부터 당한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였다.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행위는 워크샵에 가는 길에 있었던 일로서 원고의 소속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의무가 계속되고 있는 때였고, 그 장소가 움직이는 버스 안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층 더 주의의무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게다가 원고는 당시 C센터의 관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으므로 관리자로서 소속 직원들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하 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를 접촉하였다. 원고의 비위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간, 원고와 D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는 직장 내에서 상급자 지위를 이용한 성적 비위행위로서 원고의 행위로 인해 피고의 사업장 내 기업문화와 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이 크다. 3 피고는 2020. 5. 27. 소속 직원들의 고충처리 요구서가 접수되자, 외부의 법률전문가를 선임하여 진상 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변호사로부터 D의 진정서는 그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 동료 직원들도 그에 부합하는 진술을 한 점, 원고의 변소는 모순되거나 일관성이 없어 믿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신빙할 수 있고, D의 진술 내용은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률 조언을 받기까지 하였는바, 이처럼 이 사건 직위해제 당시 피고는 사안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그 결과 원고가 소속 직원들을 지휘하고 감독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이 사건 직위해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 4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 당시까지 원고가 기소되기 전이었다거나, 이 사건 관련 형사판결에서 일부 공소사실이 무죄로 판단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징계 사유는 형법상 범죄의 성립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징계벌과 형사벌은그 권력의 기초, 목적, 내용, 대상 등을 각기 달리하므로 형사재판의 결과는 징계사유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고(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누46 판결 참조), 같은 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의 인정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1967. 2. 7. 선고 66누168 판결 참조). 원고가 업무관련성이 있는 장소와 시간에서 부하 직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였다는 민원이 제기될 빌미를 제공한 행위를 한 것 자체만으로 이미 피고의 기업문화와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와 소속 직원 사이의 직무상 신뢰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총괄 관리자로서 원고에게 요구되는 지휘·감독능력을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점, 관련 형사사건에서 D이 제기한 진정 내용과 같이 원고가 2019. 5. 1. D의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로 손을 집어넣어 D을 강제추행하였다는 점이 유죄로 판단되어 종국적으로는 원고의 성비위 행위가 사실로 밝혀지기까지 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직위해제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있었다는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라)

이 사건 직권면직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1)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2021. 5. 4.에야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지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를 위반하였고, 피고가 2021. 3. 22. 원고에게 직권면직 처분을 통지하면서 교부한 직권면직처분설명서 등은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시행세칙에 따른 서식이 아니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나 피고의 내부 규정을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2)

이 사건 직권면직이 해고 예고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인지 살피건대,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이상 해고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고(대법원 1998. 11. 27. 선고 97누141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직권면직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라는 점은 위 다)항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을 제2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1. 3.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하면서 해고 예고수당으로 4,126,08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기 30일 전에 예고를 하는 대신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준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직권면직이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무효인지

(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그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여기서'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1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이라고 한다)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2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 있어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3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 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앞서 본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 을 제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1. 3. 22. 이메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지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2021. 3. 17. 원고의 이메일을 통해 '원고는 인사규정 제38조, 제44조에 따라 직위해제된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

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등 참조).

(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 을 제17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2021. 3. 22. 이메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지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2021. 3. 17. 원고의 이메일을 통해 '원고는 인사규정 제38조, 제44조에 따라 직위해제된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경우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므로, 2021. 3. 22. 인사위원회를 통해 원고에 대한 면직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임'을 알리면서 원고에게 출석통지서를 발송한 사실, 원고는 2021. 3.21. 피고에게 이메일을 통해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사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21. 3. 22. 이 사건 직권면직을 심의·의결한 사실, 피고는 2021. 3. 22. 원고에게 이메일을 통해 "2021년 인사위원회 의결에 대한 안내의 건"이라는 제목 하에 '원고는 2020. 7. 1. 소속 직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여 직위해제 발령을 받았고, 직위해제된 지 9개월이 지나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여, 인사규정 제38조, 제44조에 따라 직권면직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인사위원회 의결 자료를 발송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을 앞두고 이메일을 통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인사위원회 개최사유를 통보받았고, 원고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는 대신 피고에게 이메일로 소명 의견을 제출하는 등, 이메일을 주된 연락수단으로 삼아 직권면직에 대응하였다고 보인다. 2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이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에 마련된 서식으로 통지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주장하나, 피고가 2021. 3. 22. 원고에게 이메일로 발송한 인사위원회 의결 자료에는 징계처분사유설명서와 원고의 직권면직 사유가 명확히 기재된 인사위원회 회의록이 포함되어 있는 점, 원고가 2021. 3. 22. 인사위원회에 앞서 피고에게 소명 의견을 제출하여 이에 대응할 기회를 부여받은 점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지한 서면의 명칭이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에서 마련한 서식과 그 명칭이 다소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 다음 날인 2021. 3. 23.부터 2022. 12. 31.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위 1)항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사건 직권면직은 유효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은 직권면직일인 2021. 3. 22.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3)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하고(제15조), 가입자의 퇴직 등 확정급여형퇴직연금의 일시금<5>을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적립금의 범위에서 지급의무가 있는 급여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여야 하며(제17조 제2항 본문), 제17조 제2항에 따라 퇴직연금사업자가 지급한 급여 수준이 제15조에 따른 급여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에는 급여를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그 부족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제17조 제3항전문). 한편 위 제17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급여의 지급은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 등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하고(제17조 제4항 본문), 가입자가 제17조 제4항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 등을 지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입자 명의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이전한다(제17조 제5항 전문).

나)

갑 제2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2021. 5. 4. '2021. 3. 22.자로 직권면직되어 근로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퇴직급여청구서(DB)를 2021. 5. 11.까지 제출하기 바란다'고 통지하였고, 2025. 3. 4.에도 '내용증명을 통하여 수차 독촉한 바 있는 퇴직급여청구서(DB) 제출을 재차 요구하며 퇴직금 지연이자는 원고의 수령 거부 등 귀책사유로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제출을 요구하며 발송한 퇴직급여청구서(DB)에는 피고가 퇴직연급사업자(F)에 대하여 원고의 중도 퇴직을 이유로 원고의 입사일 2019. 1. 1.부터 퇴직일 2021. 3. 22.까지의 퇴직금 총액 9,179,115원 전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청구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가 기재해야 하는 "수익자 기재란" 부분(퇴직금을 이전받을 원고의 개인형퇴직연금 IRP 계정정보 및 자택주소 등 개인정보 기재란)은 공란으로 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이므로 피고에 계속 근무 중이라고 주장하면서 퇴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이러한 사실을 위의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가 퇴직연금사업자(F)에게 지급을 요청한 퇴직금 총액 9,179,115원이 퇴직급여법 제15조에 따른 급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 피고를 상대로 그 부족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퇴직연금사업자로 하여금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요청한 퇴직금 9,179,115원이 퇴직급여법 제15조에 따른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 지급 청구는 이유 없다. 1 원고는, 가 이 사건 직위해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이 사건 직위해제로 인해급여가 감봉된 2020. 7. 1. 직전의 3개월의 급여를 기준으로 1일당 평균임금이 140,000원이라고 주장하고, 2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임을 전제로, 또한 2020. 12. 31. 정년에 도달하는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의 기대권이 인정되어 위 정년일로부터 2년 뒤인 2022. 12. 31.에야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전제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2019.1. 1.부터 2022. 12. 31.까지 4년이라고 주장하면서,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16,800,000원(= 1일 평균임금 140,000원<6>×30×4년)이라고 주장한다.<7> 2 그러나 가 이 사건 직위해제가 유효하다는 점은 위 1). 나)항에서 본 점, 원고의 감봉은 이 사건 직위해제와 무관하게 원고의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비위행위에 관한 처분인 점을 고려하면,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을 원고 주장과 같이 급여가 감봉된 2020. 7. 1. 전의 3개월의 급여로 계산할 이유가 없고, 나 이 사건 직권면직이 유효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1. 3. 22. 종료되었다는 점은 위 1)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로기간을 원고 주장과 같이 2019. 1. 1.부터 2022. 12. 31.까지 4년으로 계산할 이유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현(재판장) 김아름 장혜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