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6. 6. 17. 선고 2025가합101848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양평군 C에 있는 사찰이다. D은 2018년 10월경 원고의 대표자인 주지(住持)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6. 6. 23. A종교단체에 화주(사찰에서 사주를 모으는 사람이다)로 입사하여 2021. 12. 31.까지 근무한 사람이다.

다.

원고가 피고에게 2021. 8. 19. 입사일로부터 2021. 7. 31.까지의 퇴직정산금으로 10,041,000원을 지급하였고, 2022. 1. 6. 위 지급기간 다음날인 2021. 8. 1.부터 퇴사일인 2021. 12. 31.까지의 퇴직금으로 913,916원을 지급하였다.

라.

피고 등이 2025. 3. 17. D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D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항변의 요지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퇴직금으로 합계 10,954,916원을 지급하였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이하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이라 한다)이 퇴직급여법에 따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소는 관련 형사사건의 조정절차에서 피고가 합의에 응하지 않자 원고가 피고를 압박하기 위하여 제기한 것이어서 소권남용에 해당하고,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의 퇴직금을 위법하게 중간정산하여 지급함에 따른 책임을 묻고자 할 뿐 이 사건 퇴직금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에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나.

관련 법리

1)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그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21. 6. 17. 선고 2018다257958, 2579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권리관계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다툼이 없어 법적 불안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어 원고가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당해 소송에서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툰 바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가 권리관계를 다투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4130 판결). 위 법리는 이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3)

신의칙에 위배한 소권의 행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나, 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속하는 이상 실체법상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소송의 제기에 대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하는 소권의 남용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므405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구 퇴직급여법(2025. 11. 11. 법률 제211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퇴직급여법'이라고만 한다)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2)

① 피고 등이 2025. 3. 17. D을 퇴직급여법 제9조 제1항 위반 혐의로 고소하였고, 이에 따른 형사조정절차가 2025. 10. 16. 진행된 사실, ② 원고가 2025. 10. 17. 이 사건 퇴직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 ③ 이 법원이 2026. 4. 24.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자, 피고가 이에 대하여 이의하면서 '피고는 이 사건 퇴직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지급 또는 퇴직금 중간정산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사실이 없다. 피고는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위법하다고 보아 D을 형사고소하였다.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퇴직급여법에 따른 요건을 갖추었는지,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피고의 퇴직금이 최초 입사일로부터 실제 퇴직일까지 다시 산정되어야 하는지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실은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인정되거나 기록상 명백하다.<1>

3)

위와 같이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원고 측을 형사고소하였고, 이 사건 소송에서도 원고의 퇴직금 중간정산이 효력이 없다는 전제에서 잔존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그 범위를 다투고 있다. 그렇다면 피고의 주장은 원고의 퇴직금 지급의무라는 권리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인정되고, 피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에 이르러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의 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인정하고, 위와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상 피고가 퇴직금을 청구할 현실적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고,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조정절차가 진행된 직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칙에 반하는 소송행위로서 소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구 퇴직급여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제9조 제1항), 위 법에 따른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제10조).

피고가 2021. 12. 31. 원고에서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의 퇴직금 채권은 위 퇴직일 무렵 이행기가 도래하여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4. 12. 31. 시효로 소멸하였다.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고,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그 존재 여부와 범위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가 그 부존재를 확인할 이익이 인정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재남(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 제출한 2026. 6. 9.자 참고서면에서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서 산정한 퇴직금 10,956,417원과 원고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퇴직금 10,411,000원에는 545,417원의 차액이 존재한다'고 하면서도, 이미 지급된 퇴직금 10,411,000원이나 위 차액 545,417원은 이미시효로 소멸하여 현재 또는 장래에 위 차액을 민사상 청구할 현실적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