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4. 1. 23. 선고 2013노87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양형부당)

가.

사실오인

(1)

피고인은 2008년에 설립된 E노동조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여 왔고, D은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아니하고 이를 수령하였으므로 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은 그 이전에 E분회와 체결한 단체협약 등에 따라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피고인은 E분회에 재가입한 사실이 없어서 E분회의 노조원이 아니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 따른 E노동조합의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의 일반적인 구속력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아야 하고, 피고인이 이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여 왔기 때문에 피고인에게는 E분회와의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 등을 따라야 한다는 고의 자체가 없었다.

(3)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가 선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평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동구 B 소재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1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면서 택시운송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5. 6. 12.부터 2011. 3. 18.까지 근무한 D에게 임금 및 퇴직금 차액 합계 35,963,342원<1>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3.

원심의 판단

가.

원심은 (1)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5. 6. 12.부터 2011. 3. 18.까지 근무한 D에게 퇴직금 차액 합계 16,141,8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라는 부분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하였다.

나.

위 16,141,830원의 내역은 D의 1995. 6. 12.부터는 2009. 8. 3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하여 2005년경 C(변경전 상호 : J)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와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 E분회와 체결된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서(이하 위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서를 모두 통칭하여 '제1협약'이라 한다)를 적용하여 산출한 퇴직금 30,371,530원과 2009. 9. 1.부터 2011. 3. 18.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2008년경 피고인회사가 2008. 10. 27. 피고인 회사의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2009. 7. 13. 체결한 임금협정과 임금협정서(이하 위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을 통칭하여 '제2협약'이라 한다)에 따라 산출한 퇴직금 1,551,830원의 합계 31,923,360원에서 피고인이 제2협약에 따라 계산하여 지급한 퇴직금 15,781,530원을 제외한 금액인데, 이 16,141,830원은 피고인이 계산하여 제출한 것에 근거한 것이다(공판기록 제119면).

다.

한편,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임금 및 퇴직금 차액 등 합계 35,963,342원 중 유죄로 인정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인 19,821,512원(2009년 9월부터 2011년 3월말까지 임금차액 8,349,760원, 월차수당 379,188원, 퇴직금차액 11,092,564원<2>)의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는 이유에서 무죄를 선고하였다.

라.

이를 종합해 보면, 원심은 D의 1995. 6. 12.부터 2011. 3. 18.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1) 1995. 6. 12.부터 2009. 8. 31.까지의 기간에는 제1협약에 따른 퇴직금 30,371,530원, (2) 2009. 9. 1.부터 2011. 3. 18.까지는 제2협약에 따른 퇴직금 1,551,830원인데, (3) 피고인이 그 합계액인 31,923,360원 중에서 15,781,530원을 D에게 지급하였으므로, 나머지 차액인 16,141,830원을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아 이 부분 피고인의 행위는 위법하다는 취지로 보이고, (4) 2009. 9. 1.부터 2011. 3. 18.까지 기간 동안의 제1협약에 따른 퇴직금 1,551,830원을 제외한 나머지 퇴직금 차액 8,734,003원, 임금차액 8,349,760원, 월차수당 379,188원 및 미지급 정년상여금 2,358,561원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민사상의 책임을 별론으로 하고 이를 형사상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4 당심의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원심에서 적접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 회사는 산별노조인 전국운수산업협동조합 소속의 민주택시본부 E분회와 2005년경 제1협약을 맺어 임금 등을 지급하여 왔었고,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006. 12. 31.까지이나, 유효기간을 경과하였을 경우에는 자동갱신되는 것으로 하여 새로운 교섭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 효력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단체협약도 그 유효기간이 2007. 11. 30.이나 유효기간이 만료하더라도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에는 유효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2)

E분회의 노조원들은 2008년경 대부분 위 단체에서 탈퇴한 후 새로이 설립된 E노동조합에 새로이 가입하였는데, E노동조합은 2010. 8. 9. 서울특별시 강동구청장으로부터 2009. 2. 16. 설립신고일로 한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고, 2009. 7. 13. 피고인 회사와 제2협약을 체결하였다.

(3)

피고인 회사는 2009. 8. 17. 피고인 회사의 모든 근로자에게 E노동조합과의 제2협약을 2009. 9. 1.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공고를 한 후(공판기록 제91면) 그 이후부터는 제2협약에 따라서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여 왔다.

(4)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인 D은 1995. 6. 12.부터 2011. 3. 18.까지의 기간 동안 C에서 근무를 하여 E분회에 가입한 근로자였고, 2008년경에 설립된 피고인 회사의 E노동조합에는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를 하여 왔었는데, 위 근로기간 중 ㈎ 1995. 6. 12.부터 2011. 3. 18.까지의 기간 동안 제1협약에 의하여 계산한 체불임금, 퇴직금 차액, 월차수당, 정년상여금의 합계는 35,963,342원(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액수)이고, 그 중 퇴직금에 해당하는 돈은 24,355,360원이며(수사기록 제1-4면, 제4면), ㈏ 피고인 회사는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인 2011. 3. 31. 제2협약에 따라서 산정한 퇴직금 15,737,400원(세금공제 전 15,781,530원)을 D에게 지급하였다.

(5 관련 사건의 경과

㈎ 피고인은 E분회의 조합원으로서 2004. 3. 1.부터 2010. 5. 31.까지 피고인 회사에서 근무한 근로자 K에게 제1협약에 따른 퇴직금과 임금 합계 금 20,849,959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1고정1423호 사건에서 2012. 10. 18.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 피고인이 항소한 서울동부지방법원 2012노1334호 사건에서, 위 법원은 2013. 4. 12. 피고인이 제2협약에 따른 퇴직금과 임금 합계 6,543,270원을 K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부분의 공소사실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으나, 피고인에게는 제1협약에 따른 퇴직금과 임금 합계 20,849,959원에서 위 6,543,27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14,306,689원을 지급할 의무에 대하여는 피고인 회사에게 민사적으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가 없다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유에서 무죄로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피고인과 검사의 상고 없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

나.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1) 피고인 회사가 피고인 회사 근로자 대부분이 가입한 E노동조합과 사이에 2008. 10. 27. 및 2009. 7. 13.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은 가입한 조합원의 수에 비추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에서 정한 일반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도 이에 따라 제2협약에 따른 퇴직금을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였고 제1협약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2) 단체협약의 확대 적용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의 근로조건이 일반적 구속력의 요건을 갖춘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보다 유리하여 오히려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에 의한 확대 적용의 결과 그 효력이 미치게 되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결과로 되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단체협약의 확대 적용을 인정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그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도 가입하고 있지 아니한 미조직 · 비조합원인 경우와 반수 미만의 소수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는 기조직 · 조합원인 경우 모두, 학설상 단체협약의 확대 적용을 긍정하는 견해와 이를 부정하는 견해가 대립되어 있으나,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시한 대법원 판결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2011. 3. 18.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과 급여 등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고인으로서는 제1협약에 따른 임금과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특히 제1, 2협약 중 어느 협약에 따라야 할 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충분히 판단할 여지가 있으므로, 설사 사후적으로 민사재판에서 피고인 회사에 제1협약에 따른 임금 등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D에게 제2협약에 따른 퇴직금을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한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내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원심판결의 취지대로 피고인은 2009. 8. 31. 이전까지는 제1협약에 따라서, 그 이후는 제2협약에 따라서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고의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포함한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5.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쓰는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3의 기재와 같은바, 이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두형(재판장) 정석원 임혜진

각주1) 위 금액의 구체적인 내역은 미지급 퇴직금 차액 24,875,830원, 정년상여금 2,358,561원, 2009년 9월부터 2011년 3월까지의 월급여 미지급분 8,349,763원, 월차수당 379,188원을 합한 금액이다(수사기록 제1-12면).

각주2) 원심은미지급퇴직금을11,092,564원이라고적시하였으나,이는미지급정년상여금2,358561원을 포함하여 계산한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제1-12면), 이를 제외하면, 이 부분퇴직금은 8,734,003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