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6. 28. 선고 2014고정1613 판결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무죄부분(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 E에 있는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7. 6.부터 2013. 7. 15.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축구장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D의 임금 1,360,0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 있었으나, D이 중도귀국하면서 자신이 부담하여야 할 항공료와 위 미지급 임금을 상계하였으므로, 더 이상 피고인이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 남아 있지 않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검사 및 피고인이 제출한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과 D은 2013. 7. 4. 건설일용자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D은 2013. 7. 5.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출국하여 다음날부터 2013. 7. 15.까지 G 공사 현장에서 8.5일간 경량철골 작업을 수행하였고, 2013. 7. 16.부터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들어 회사 측에 귀국을 요구하였다.

(3)

D은 2013. 7. 17. F 측과 '상기 본인은 1,360,000원을 가불함에 있어서 당월 노임 지급시 가불금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상환하고자 하오니 향후 위 방법에 따라 처리하여도 이의 없다'는 취지의 가불증을 작성한 후 항공권을 제공받아 2013. 7. 25.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나.

복귀 항공료에 관한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지

(1)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현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때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구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한 복귀항공료 부담 약정(이하 '이 사건 특약'이라 한다)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후 복귀 비용으로 항공료를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가 위 지출된 항공료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공사 현장에 180일 이상 체류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나아가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근로자가 부담하여야 할 항공료는 근로자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게 될 임금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점, 항공료는 근로를 마치고 해외공사현장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특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근로를 전혀 제공하지 않거나 단기간의 근로만 제공하고 특별한 사유 없이 귀국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의 항공료를 모두 회사가 일방적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불공평이 발생하는 점, 근로자가 부담하는 부분은 복귀항공료에 한정되고 공사현장으로 출국하는 항공료는 그 대상에서 제외된 점, 상환의무가 면제되는 180일의 근무기간이 과다하게 장기라 할 수 없고, 근로자의 임금 등을 고려하면 복귀 항공료가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를 초과한 금액이라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특약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아니하므로, 위 특약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상계약정의 유효 여부

현장출력현황표, 가불증, 근로계약서, 사실확인서, 피고인 및 H, I, C의 각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에 의하면, D이 피고인과 함께 직접 서명한 근로계약서에는 이 사건 특약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사실, D은 2013. 7. 16.경부터 이틀간 공사현장에 출근하지 않았고, 피고인 측에 "너무 더워서 일을 못하겠다. 아프다. 집으로 보내 달라"라고 말한 사실, D은 "항공권 살 돈이 없으니 임금으로 가불하겠다"고 말하였고, 2013. 7. 17. 스스로 가불증을 작성한 후 피고인이 제공한 항공권으로 귀국한 사실, D이 가불증을 작성할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H은 강압 등은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근로자 I도 이 법정에서 F 측이 가불증 작성을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사실, 피고인은 복귀 근로자들에게 항공료의 부담에 관하여 근로자가 직접 송금하거나 가불증을 작성하여 임금에서 상계하는 방법 중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사실, D과 달리 J, K, L, M 등은 가불증 작성이나 항공료 송금을 모두 거부하여 일단 피고인이 항공권을 제공하여 귀국하도록 한 다음 F가 위 근로자들을 상대로 위 비용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사실, D 외에도 2013. 7.부터 11.경까지 다수의 근로자들이 D과 같은 방법으로 가불증을 작성한 후 피고인으로부터 항공권을 제공받아 귀국한 사실, N, O 등은 가불증을 작성하여 귀국한 다음 진단서를 F에 제출하여 종국적으로 회사가 항공비용을 부담한 사실, 당시 D이 몸이 아프다고 하여 현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D이 당시 궁박한 처지에서 본인의 의사와 달리 가불에 합의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을 더하여 보면, D은 스스로의 의사에 기하여 자신의 임금채권과 국내 복귀 항공료 채권을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이러한 상계가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도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136만 원은 이 사건 근로계약 및 D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소멸되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돈 외에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이 남아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공소기각부분(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 E에 있는 F 주식회사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7. 6.부터 2013. 7. 15.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축구장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C의 임금 1,440,0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살피건대, 이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인바, 이 사건 제10회 공판조서에 의하면 C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준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