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이하 '도시철도공사'라고 한다)는 지방공기업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서울 지하철 5 내지 8호선을 운영하는 지방공사이고, 원고는 도시철도공사에서 B역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3. 10. 11. B역에 출근한 후 같은 날 07:40경 B역 3번 출구 인근의 C공원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발견되었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어 심폐소생술 등을 받고 심장기능은 회복되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해 의식불명 및 사지마비 상태에 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는 2013. 12. 17. 부터 휴직에 들어갔는데, 도시철도공사는 2015. 12. 30. 인사위원회를 열어 '휴직기간 만료 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는 때', '연속 7일 이상 무계결근을 한 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2, 3호에 근거하여 2015. 12. 31.자로 원고를 직권면직(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하기로 의결하였다.
도시철도공사는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서울메트로와 합병되어 새로이 피고가 설립되었고, 이에 따라 도시철도공사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8호증, 을 6, 7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법원의 판단
이 사건 직권면직의 실체적 하자로 인한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직권면직은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에 해당하는데, 업무상 재해로 인해 휴직 중인 원고를 직권면직한 것은 같은 법 제23조 제2항에 반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서 같은 법 제23조 제1항에도 반하므로, 그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직권면직이 해고에 해당하는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므로,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갑 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도시철도공사의 취업규칙(이하 '취업규칙'이라고만 한다) 제40조는 직원의 퇴직 및 면직은 인사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도시철도공사의 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고만 한다) 제36조는 직원이 일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에는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도시철도공사가 인사규정 제36조에 근거하여 원고를 직권면직 한 것은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이므로, 이는 성질상 해고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위반 여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그 후의 30일 동안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함에 있다(대법원 1991. 8. 27. 선고 91누3321 판결 등 참조).
갑 7,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1주일 전인 2013. 10. 4. 원고의 상급자인 E영업관리소 소장 F가 B역에서 근무하는 원고의 하급자로서 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 E역무지부장인 G에게 폭언을 한 것과 관련하여 위 노동조합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졌고, 2013. 10. 8.부터는 위 노동조합에서 도시철도공사의 본사 고객서비스실을 항의 방문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원고가 F의 요청으로 G에게 전화를 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사건 사고 발생 당시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인공소생술로 성공한 심장정지, 연축의 기재가 있는 협심증,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를 신청 상병으로 하여 위 각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4. 2. 28.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내렸다.
원고가 위 처분에 불복하여 2014. 10. 21.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위 요양불승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은 2016. 6. 9.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야근을 하거나 과로를 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는 점, F와 G 사이의 갈등에 대한 원고의 중간관리자로서의 상황이 원고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에게 나타난 관상동맥 연축에 의한 변이협심증과 스트레스와의 연관성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고, 원고는 평소에도 음주나 운동 시에 심장의 통증을 호소해왔던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사고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은 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도 제1심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위 다)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위 나)항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위반 여부에 관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취업규칙의 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 그것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종국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5다45934 판결 등 참조).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3 내지 5, 8호증, 을 1 내지 4, 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
인사규정 제32, 33조는 직원의 휴직사유와 휴직기간에 관하여,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1월 이상 장기요양을 요할 때에는 1년 이내, 업무로 인한 상병으로 1월 이상 장기요양을 요할 때에는 2년 이내에서 직원의 신청에 따라 휴직을 명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사유로 휴직한 직원이 위 기간을 초과하여 계속 휴직하고자 할 때에는 1회에 한정하여 1년의 범위에서 휴직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3. 12. 17.부터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1월 이상 장기요양을 요할 때'에 해당되어 1년 동안 휴직하였고, 그 후 1년 동안 휴직기간이 연장되어 2015. 12. 16. 휴직기간이 만료되었다.
도시철도공사의 담당 직원은 2015. 12. 초부터 원고의 배우자인 D에게 전화로 원고의 휴직기간이 만료될 예정임을 알리는 등 원고의 복직 또는 사직에 관한 안내를 하였다.
도시철도공사는 '인사규정상 업무로 인한 상병이 아닌 경우에는 최대 2년 동안 휴직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휴직기간이 만료된 다음날인 2015. 12. 17.부터 원고에 대해서 무계결근으로 처리하였고, 그 때부터 기산하여 휴일을 제외하고 2015. 12. 28.이 지남으로써 무계결근이 연속하여 7일이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약 2년 2개월이 경과한 이 사건 직권면직 당시뿐만 아니라 약 3년 8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의식이 없고 사지가 마비된 상태에 있어 직무에 복귀하거나 직무를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 나)항에서 인정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원고의 경우 적어도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2호에 규정된 직권면직 사유인 '휴직기간의 만료 또는 휴직사유가 소멸 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함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직권면직의 절차적 하자로 인한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도시철도공사는 이 사건 직권면직을 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에게 의견을 진술하거나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원고에게 보낸 직권면직통보서에는 구체적인 직권면직 사유가 제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통보서가 직권면직일자를 약 1달여 지난 2016. 1. 말경에야 원고에게 도달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그 효력이 없다.
판단
의견진술 기회 등과 관련한 절차상 하자의 존부에 관하여
취업규칙 등에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갑 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인사규정은 제6장(신분보장)에서 직권면직에 관한 규정을, 제10장(상벌)에서 징계에 관한 규정을 각 두고 있고, 인사규정 제36조 제1항 제2호, 제3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인사규정 제51조의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으며, 인사규정 제36조 제2항에서는 직원을 직권면직시킬 경우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절차규정만을 두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도시철도공사가 이 사건 직권면직 과정에서 원고에게 의견의 진술 또는 변명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이 사건 직권면직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갑 3호증, 을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도시철도공사는 2015. 12. 30.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 직권면직을 의결한 후 2015. 12. 31. 직권면직통보서에 발령통지서를 첨부하여 원고의 주소지인 서울 노원구H아파트 205동 607호로 발송하였는데, 위 발령통지서에는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 사유로 '휴직기간 만료 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연속 7 일 이상 무계결근 한 때'가 기재되어 있고, 위 통보서를 발송하던 날 근로기준법 제26조에 기해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였으며, 위 통보서가 2016. 1. 13. '폐문부재'를 이유로 반송되자 2016. 1. 22. 위 주소지로 다시 이를 발송하여 2016. 1. 28. 원고의 배우자인 D이 이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위 직권면직통보서에는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재되어 있고, 비록 위 통보서가 원고에게 실제로 도달된 때는 직권면직일자인 2015. 12. 31.로부터 약 1달여가 지난 때 이기는 하나, 이는 최초 발송한 위 통보서가 '폐문부재'라는 원고 측의 사정으로 인해 반송되었기 때문이며, 위 통보서를 최초 발송할 당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한 점 등을종합해 보면, 단지 위 통보서가 적시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직권면직이 절차상 하자로 인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경근(재판장) 김재은 이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