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소송비용은 피고인이 부담한다.
사건정보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54
판결선고
2021. 2. 9.
서울동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송파구 B에서 C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3. 1.경부터 2018. 11. 30.경까지 근무한 근로자 D의 연장근로수당 711,585원, 2015. 8. 1.경부터 2019. 2. 28.경까지 근무한 근로자 E의 연장근로수당 966,000원, 2018. 5. 1.경부터 2019. 2. 28.경까지 근무한 근로자 F의 연장근로수당 807,870원 합계 2,485,455원을 각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8년 3월경부터 2019년 2월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자 G에게 2018년 매월 연장근로수당 79,065원, 2019년 매월 87,675원 합계 966,000원을 매월 임금지급일인 25일 또는 30일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G, D, E, F의 각 법정진술
G, D,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F의 진정서
각 2018년 근로계약서, 2019년 근로계약서, 초과근무수당 산정내역 메일
각 월별 당직표
진정인 등 4명 연장근로산정내역
2018년 3월 급여명세서
2018년 보육교사 근로계약서
C어린이집 등하원차량 일지
통합보육일지
교사회의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등 미청산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임금 등 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소송비용의 부담
형사소송법 제186조 제1항 본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재직 중 간혹 당직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어린이집에 일찍 오거나 늦게 돌아가는 원생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단순 대기하는 것으로 그 업무강도가 주업무와 달리 현저히 낮고 경미한 업무를 단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므로 통상의 근로라고 볼 수 없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는 매일 적어도 1시간씩의 휴게시간이 제공되었고, 아이들이 모두 하원을 하고 나면 근무시간이나 당직시간이 끝나지 않았어도 바로 퇴근할 수 있는 등 설령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당직 업무를 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 대체휴무 내지 보상휴무의 혜택을 받았으므로 별도의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당직표에는 실제 근로자들이 당직한 시간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당직 일자를 서로 바꿀 수 있으며, 원생이 빨리 가는 날에는 근무시간이 짧을 수도 있는 등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당직표대로 실제 당직 업무를 다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당직표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연장근로수당이 특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재직 중에 명시적으로 연장근로수당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에 별다른 이의가 없었으며, 오히려 2018년 근로계약서에 근거하여 근로자들의 근로제공의무를 1시간씩 면하게 해 주었다고 생각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은데 정당한 이유가 있고,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
판단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않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 내용과 해당 사업장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이 방해되었다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3다2892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행한 당직 업무는 오전에 일찍 출근하여 어린이집을 청소하고, 일찍 등원하는 아이들을 받는 등 어린이집 정규 업무 시간을 위하여 미리 준비하는 역할이었던 점, 오후 당직은 하원하는 원생들을 차량에 탑승시키거나 이를 도와주는 업무 및 어린이집을 정리하는 업무, 간혹 늦게 하원하는 원생들을 모아 관리하고 교육하는 일 등이었던 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원생들은 모두 나이 어린 영·유아들로서 사소한 부주의로도 원생들의 건강이나 신체에 해가 될 수 있고, 영·유아의 올바른 성장, 발달이나 안전을 위해서 어느 하나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업무로 보이며, 결코 정규 근로시간에 하는 업무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거나 업무 강도가 낮은 업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근무시간이 09:00~18:00일 때 1시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졌으나, 실제로는 어린이집 업무의 특성상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자다가 우는 아이들을 달래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등 원생들을 관리해야 하여 매일 1시간의 휴게시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이유로 1시간의 휴게시간을 없애고 근로시간을 09:00~17:00로 변경한 바 있는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은 오후 당직 중 보조 당직으로는 정규 근무시간이 끝나는 17:00경부터 곧바로 시작하여 17:30경까지 근무하고, 오후 당직은 19:30까지 근무한 점, 이에 따라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근로자들에게 1시간의 휴게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던 점, 피고인은 원생들이 모두 하원을 하고 나면 근무시간이나 당직시간이 끝나지 않았어도 바로 퇴근할 수 있으므로 대체휴무 내지 보상휴무의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근로자들은 비교적 일관되게 당직 근무를 하면 어린이집을 청소하는 등 마무리 업무를 해야 하고, 당직일에 교육계획안이나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프린트하는 업무를 해야 해서 정해진 당직시간보다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지 일찍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실제 당직은 당직표에 기재된 19:30보다 더 오래 근무하는 경우도 있는 등 이 사건 근로자들이 청구하는 연장근로수당이 과다하게 산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당직 근무자들이 서로 당직 일을 바꾸기도 하였으나, 편의에 따라 당직일만 바꾸었을 뿐 순번에 따라 정해진 당직횟수를 줄일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생이 빨리 가는 날에는 근무시간이 짧을 수도 있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그런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마저도 교육계획안이나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프린트해야 하는 등으로 당직시간보다 빨리 퇴근할 수 있었던 경우는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연장근로시간에 따라 산정된 근로자들의 연장근로수당 금액 자체에 대하여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재직 중에 명시적으로 연장근로수당 지급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같은 어린이집에 근무한 H, I에 대하여는 당직수당을 지급하였고, 이는 H, I의 각 급여명세서에도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H, I에 대하여는 당직수당을 지급하면서도 실제 당직 근무를 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당직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급여에 별다른 이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당직수당(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데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박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