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1. 4. 선고 2020나2545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위자료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D'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7. 5. 15. 피고와 사이에 'E 리모델링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무'(이하 '이 사건 개발업무'라 한다)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7. 5. 17.부터 C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이 사건 개발업무를 수행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

라.

C은 원고의 업무능력 부족, 근무태도 불량 등을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를 다른 인력으로 교체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마.

피고는 2017. 5. 2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구두로 통보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C의 사무실에서 철수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5,608,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개발업무를 위장도급하고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유를 이유로 원고를 부당해고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개발업무를 도급받은 프리랜서에 불과하다. 설령 피고가 원고를 파견근로자로 고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이며 그러한 해지통보가 문서로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원고에 대하여 해고통지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는 이미 사용사업주로 인정된 C으로부터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의 부당해고를 이유로 한 원고의 주장은 부당하다.

3.

해고예고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근로자성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등 참조).

한편,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당초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채용공고에 '고용형태'를 '프리랜서'라고 표시한 사실,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에게 매월 지급할 금액 5,800,000원에서 소득세 3.3%<1>를 공제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제5조 제1항)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1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서, 특히 파견사업주인 피고에게 고용된 후 사용사업주인 C에 파견되어 C으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를 '피고용인'으로, D을 '파견사업주'로, C을 '사용사업주'라고 기재하고 있고, 원고가 D의 소속으로 C에 파견되어 C이 지휘하는 부분을 개발한다고 정하고 있는 등(제2조 제1항) 근로자파견관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

나)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근무장소, 근무시간, 업무내용, 업무방법, 업무할당, 업무일정, 업무범위, 근무복장' 등에 관하여 C의 상세한 지시를 따르도록 정하고 있고(제2조 제3항), 원고는 실제로 C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이 사건 계약서 제3조에서 정한 근무시간에 따라 C 직원의 업무지시를 받으면서 C의 근로자들이 공동 작업을 하는 이 사건 개발업무의 일부를 수행하였다.

다)

또한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없다고 정하여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제2조 제4항),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을 매월 5,800,000원에서 3.3%를 공제한 금액으로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으며(제5조 제1항), 업무량이나 완성한 일의 양에 비례하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지 않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C의 주소를 채용면접 장소로 통지하고 원고를 채용하는 것에 대해 C의 결재를 받는 등 C이 원고의 채용에 관한 결정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C은 원고의 업무능력 부족, 근무태도 불량 등을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를 다른 인력으로 교체하여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와 C을 상대로 직접고용 및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의 제1심(서울동부지방법원 2017가합108200 판결)은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된 후 C에 파견되어 C으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그러한 판단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8나2040851 판결)에서도 유지되었다.

나.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청구권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 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그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2)

판단

피고가 2017. 5. 2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2017. 5. 22. 근로기준법 소정의 해고예고 없이 원고에게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뜻을 일방적으로 표시하여 원고를 해고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위 해고가 문서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청구권의 발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30일분의 통상임금 상당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월 5,608,600원 [= 5,800,000원 × (1 - 0.033)]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원고의 30일분 통상임금은 5,531,769원[= {(5,608,600원 × 12월) ÷ 365일} × 30일, 원 미만 버림]이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으로 5,531,769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사유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7. 6. 2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0. 6. 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20017355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가 2017. 5. 22.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해지를 구두로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D은 파견법 제7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사업장인 사실, 피고는 원고를 일방적으로 해고한 이후 원고의 문자메시지, 우편, 전자우편 등의 연락을 받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의 해고로 정신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았을 것임을 어느 정도 추단할 수 있으나,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는 사용사업주인 C에 파견하기 위해 원고를 고용한 것이고, C의 교체 요청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이며, C의 교체요청이 없었더라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C에서 근무하는 동안 원고는 C의 근로자들과 원활한 공동 작업을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지각을 하고 자주 자리를 비우는 등 근무 태도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거나, 원고의 해고사유로 삼은 사실이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할 정도로 해고권을 남용한 경우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일부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자료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철기(재판장) 김광진 이평근

각주1) 소득세 3.3%는 사업소득세 3%와 지방소득세 0.3%의 합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