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E의 요청으로 위 근로자와 사이에, 급여대장상에 급여의 일부만을 기재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 또는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그에 따라 급여대장상의 급여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만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지 아니한 금원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고 규정(제20조 제1항)하고 있고, 여기서의 ‘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을 말하는 것인바(제2조 제3호), 위 ‘임금’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써,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 취지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자 E의 요청에 따라 급여의 일부(최저임금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급여대장에 기재하고, 나머지 급여는 회사 명의가 아닌 회사 직원의 명의로 지급하거나 현금으로 지급한 사실, 피고인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급여대장상의 급여를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연금 부담금만을 납입하고, 나머지 급여에 상응하는 퇴직연금 부담금은 위 근로자가 퇴직한 때로부터 14일이 지난 현재까지 납입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5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나아가 피고인과 위 근로자 사이에, 급여대장상에 기재된 급여만을 기준으로 산정된 퇴직금만을 지급받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정황을 찾기 어렵고, 설령 그와 같은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 중 일부를 사전에 포기하기로 하는 약정으로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없는바(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취지 참조),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이 그 차액을 납입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피고인의 범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의 액수가 적지 않고, 현재까지도 퇴직연금 부담금이 납입되거나 근로자에게 지급되지 않았으며, 근로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근로자의 요청으로 근로자에게 급여 중 일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함에 따라 위 현금 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부담금을 납입하지 아니하여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인바(급여대장에 기재된 급여 부분에 대하여는 부담금을 모두 납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경위에 있어 참작할만한 사유가 존재하는 점,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는 위 현금 지급 부분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객관적인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의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