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노92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회사의 경영상 문제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없거나 책임이 조각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증거의 요지’ 하단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설시하며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의 미필적 고의는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507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살펴보고, 거기에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및 근로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범행에 대하여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고,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 위하여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 하였음에도 이를 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의 임금 등의 체불은 코로나 등으로 경영사정이 악화된 2020. 3.경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기간이 상당하고, 총 미지급 임금 등 합계 373,026,497원 중 근로복지공단에 의하여 지급된 체당금 약 110,000,000원을 제외하면, 45,001,843원밖에 변제하지 못하여, 현재까지도 미지급 임금 등 합계액이 218,024,654원에 달한다.

②

피고인이 위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은 피고인이 주장하고 있는 9억 원 상당의 미수금채권이 유일한 것으로 보이나 이를 회수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아 위와 같은 채권의 확보가능성도 의심스럽고 변제계획도 분명하지 않다.

③

11명의 피해 근로자 중 당심에서 합의한 6명(F, I, J, H, G, O)의 근로자 외에는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 11명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법정기한 내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그 미지급 금액이 합계 3억 7,000만 원이 넘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 근로자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최종적으로 피해 근로자들에게 변제하지 못하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의 수액이 약 6,000여만 원에 이르는 점<1>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전에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확정적인 고의로 임금 등을 체불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체당금으로 근로자 1인당 1,000만 원씩 합계 1억 1,000만 원 상당이 지급된 점, 피고인이 원심 및 당심에서 일부 근로자들에게 합계 약 4,400여만 원<2>(원심: 2,400여만 원, 당심: 2,000여만 원)을 지급(또는 공탁)하고, 당심에서 근로자 11인 중 6인(F, I, H, J, G, O, 피해금액 합계 2억 2,000여만 원)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