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4. 16. 선고 2025가합20712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서울 성북구 C 소재 주상복합건물인 'D'의 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에서 전기과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는 상시 약 40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택관리업, 경비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와 사이에 피고가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 이 사건 상가 등을 위탁받아 관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종합관리 총액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4. 2. 2.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 2024. 2. 5.부터 2024. 5. 4.까지, 근무장소 이 사건 상가, 월급 2,140,000원 등으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2024. 5. 20.경 피고에게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 피고의 계약위반 등을 이유로 해지되었다고 통지하였다.

마.

피고는 2024. 7. 9.경 원고에게 '오늘까지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원고를 임의로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을 발송한 후, 원고에 대하여 2024. 5. 31.자로 퇴직 처리(이하 '이 사건 퇴직처리'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1, 3, 6, 15,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이 사건 퇴직처리가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만료 등으로 이미 종료되어 원고의 지위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는 해고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나.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또는 변론종결 후에 인사규정 또는 고용계약에 따라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24077 판결 등 취지 참조).2)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참조). 따라서 위 1)의 법리는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도 적용된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4다4332 판결, 대법원 2005. 5.18. 선고 95재다1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취지 참조).

3)

한편 민법 제662조 제1항 본문은 "고용기간이 만료한 후 노무자가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위 조항에 따라 갱신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과 동일한 기간이 된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경우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다카2096 판결 취지 참조).

다.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퇴직처리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은 민법 제662조에 따라 종전과 동일하게 3개월의 근로계약기간, 즉 2024. 8. 4.까지로 갱신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변론종결일인 2026. 3. 12. 당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이미 기간만료로 종료되어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에서 해고가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동안의 임금을 청구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계약기간이 2024. 2. 5.부터 2024. 5. 4.까지로 명시되어 있고, 위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명시한 기간 만료일인 2024. 5. 4. 이후에도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장소인 이 사건 상가에 계속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라)

피고는 그로부터 약 한 달 후인 2024. 6. 7. 원고에게 2024. 5. 1.부터 2024.5. 31.까지의 임금 2,027,870원(세금 공제 후 금액)을 지급하였다. 위 임금 지급 등에 비추어, 피고는 적어도 위 임금의 산정기간 말일인 2024. 5. 31.까지는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하여 이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마)

한편 이 사건 상가에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와 함께 근무한 E이 작성한 2025. 6. 23.자 확인서(을 제5호증)에는 '피고가 2024. 6.경 E 등에게 이 사건 상가를 더 이상 관리하지 않으니 본사로 출근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E의 진술일 뿐 달리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설령 위 진술과 같이 피고가 2024. 6.경 원고에게 본사로 출근하거나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점, 피고는 근로계약기간 중 약 1/3(1개월)이 지난 후인 2024. 6.경 위와 같은 요구를 한 점 등에 비추어, 위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상당한 기간 내에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바)

피고는 2024. 7. 9.경 원고에게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의 해지 통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서 피고가 아닌 위 상가 운영회 소속으로 근로하였고, 근로계약상 고용의 주체 또한 위 상가 운영회이다'는 내용이 담긴 이 사건 공문을 발송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공문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명시한 기간 만료일인 2024. 5. 4.로부터 2개월이 지난 후에 발송된 것으로서, 피고가 위 공문 발송으로써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 또는 기간이 1년인 근로계약으로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명시된 기간 3개월은 수습기간에 불과하다는 점,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E이 3개월의 수습기간이 지난 후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점 등을 든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시간 근로계약이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 또는 기간이 1년인 계약으로 갱신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을 2024. 2. 5.부터 2024. 5. 4.까지, 즉 3개월로 정하고 있으므로, 민법 제662조 제1항에 따라 갱신된 근로계약의 기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의 기간과 동일한 3개월이 된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신규 입사 시 수습기간을 3개월로 한다는 규정만이 있을 뿐, 수습기간이 지난 후의 근로계약기간에 관하여는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

다)

원고가 이 사건 상가에서 수행한 업무가 상시적 · 지속적으로 필요한 업무라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인력수급사정 등을 고려하여 근로계약기간을 정할 수 있다.

라)

원고는 2024. 2.경 F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피고, 보험기간을 2024.2. 6.부터 2025. 2. 5.까지(1년)로 하는 G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1> 위 보험기간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명시한 기간인 2024. 2. 5.부터 2024. 5. 4.까지(3개월)를 넘어서기는 한다. 그러나 위 보험기간은 원고가 2024. 2. 2. 피고에게 제출한 서약서(을 제14호증

의 181쪽)의 제7조, 즉 원고는 입사일로부터 1년간 또는 근로계약기간까지 G보험에 가입할 것을 동의한다는 취지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1년으로 갱신됨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2>

마)

원고와 이 사건 상가에서 함께 근무한 E이 2025. 1. 9.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에게 제출한 금전보상명령신청서(을 제14호증의 177쪽)에 따르면, E의 근속기간이 2022. 2. 16.부터 2024. 8. 9.까지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설령 E이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이 수습을 마친 후 1년의 기간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사정만으로 원고도 그와 같은 기간으로 갱신되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소결론

이 부분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3.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퇴직처리는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해고에 해당한다. 그리고 위 해고에는 ①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고, ② 그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없어 실체적 하자도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그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

다음 날인 2024. 6.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1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해고로 종료된 것이 아니라 ① 원고가 2024. 5.31.경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또는 ②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 2024.5.말 해지됨에 따라 또는 ③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2024. 6. 1.경 위 상가를 자치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원고의 고용을 승계함에 따라 종료되었다.

나.

이 사건 퇴직처리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3>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을 제6,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 즉 ① 피고는 2024. 7. 9. 원고에게 '원고는 피고가 아닌 이 사건 상가 운영회 소속으로 근로하였고, 근로계약상 고용의 주체도 이 사건 상가 운영회이다. 만일 오늘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임의로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공문을 보낸

사실, ② 피고는 2024. 8. 23. 원고의 고용보험, 산재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면서 상실일을 "2024. 6. 1.", 상실사유를 "개인사유"라고 신고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7호증, 을 제4, 7, 8, 10, 11, 24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까지 종합하면, 이 사건 퇴직처리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4. 5. 5.경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그 근로계약기간이 2024. 8. 4.까지로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2024. 7. 9.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공문을 발송한 후 이 사건 퇴직처리에 의하여 원고를 2024. 5. 31.자로 퇴직 처리하였으므로, 위 퇴직처리는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에 이루어졌다.

(2)

원고는 2024. 5. 31. 이후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장소인 이 사건 상가에 계속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

(3)

원고가 2024. 5. 31.경 피고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사직의 의사표시는 객관적으로 명확하고 확정적으로 표명되어야 하는데,<4> 원고는 피고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요구받았음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나아가 원고의 사직 의사를 추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5>

(나)

원고가 임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2024. 9. 11. 이 사건 상가 운영회 회

장을 상대로, 2025. 3. 5. 이 사건 상가의 신규 위탁관리업체인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 대표이사를 상대로 각 진정을 제기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상가의 관리주체 등으로 보이는 자들을 상대로 권리구제를 시도한 것으로 보일뿐더러, 근로계약의 상대방은 법적 판단의 문제이므로, 위 진정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에서 사직하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2024. 9. 30. 진정인으로 출석하여, 근로감독관의 '피고와의 근로계약이 2024. 5. 31.자로 종료되고, 이 사건 상가 운영회와의 근로관계가 2024. 6. 1. 개시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수긍하면서도 그와 같이 주장하는 이유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의 종료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된 것이다'고 진술하였다.<6> 원고의 위 진술에 따르면, 원고가 그 의사에 의하여 퇴직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 제2항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소멸하였다는 것이므로,<7> 원고의 위 진술을 기초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추단할 수 없다.

(4)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로 자동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제7조 제2항에서 "근로계약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위수탁관리계약관계가 종료(만료 또는 중도해지)되면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나)

그러나 사용자가 아파트의 위탁관리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서 그 근로자와 사이에, 근로자가 근무하는 아파트의 관리주체 등과 사용자 사이의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될 때에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도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고 약정하였다고 하여 그와 같은 해지사유를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다22315 판결 참조).

(다)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 2024. 5.말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었다고 할 수 없다.

(5)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2024. 6. 1.경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상가의 관리주체가 피고에서 이 사건 상가 운영회로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와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나)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2024. 5. 27.경 피고에게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현재 근무 중인 직원의 인사관리에 일절 관여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위 내용증명 우편 발송 후인 2024. 7. 12.경 피고에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상가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2024. 6.분 임금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다)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2024. 8. 5. 및 2024. 11. 28.경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2024. 6. 1.부터 2024. 8. 9.까지의 임금 명목으로 합계 4,822,030원(= 2024. 8. 5. 지급액 4,055,800원 + 2024. 11. 28 지급액 766,230원, 세금 공제 후 금액)을 지급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2024. 7. 16.경 이 사건 상가 운영회의 2024. 7.12.자 임금 지급 요청을 거절함에 따른 조치라고 볼 여지가 있다.

(라)

피고가 2024. 7. 9.경 원고에게 발송한 이 사건 공문에는 "원고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이 사건 상가 운영회와 조속히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만약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2024. 6. 1.경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였다면, 이 사건 공문에 위와 같은 문구를 기재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다.

해고의 무효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처리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정한 해고통지의 방식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서면으로 구체적 · 실질적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고 원고를 2024. 5. 31.자로 퇴직 처리하였다.

나)

피고가 2024. 7. 9.경 원고에게 '만약 오늘까지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임의로 사직 처리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공문을 보내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공문은 해고사유 및 해고시기의 기재 없이 원고의 의사에 따라 사직한 것으로 처리하겠다는 의미일 뿐이므로, 이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통지라고 볼 수 없다.

3)

소결론

이 사건 퇴직처리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위 퇴직처리에 피고가 주장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퇴직처리는 무효이다.<8>

라.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였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에 근로자는 그 부당해고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 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해고가 무효인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1다9551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원고를 2024. 5. 31.자로 퇴직 처리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무효인 점, ②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갱신된 계약기간의 종기인 2024. 8. 4. 기간만료로 종료한 점, ③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임금을 월 2,140,000원으로 정한 점, ④ 피고가 원고에게 2024. 5. 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24. 6. 1.부터 2024. 8.4.까지 매월 2,14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이하 '이 사건 임금채무'라 한다)가 있다.

마.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1)

신의칙 위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 등 다른 사업장에 소속되어 근로관계를 지속하였고, 이 사건 상가 운영회와 H를 상대로 임금 미지급이나 부당해고를 다투었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노무법인을 소개받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이 사건 퇴직처리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시점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피고의 해고로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과 실효의 원칙에 의해 허용될 수 없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에 관하여 다투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여 피고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고는 피고로부터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임의로 사직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이 사건 공문을 수령한 2024. 7. 9.경으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25. 6. 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원고는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2024. 9. 11. 이 사건 상가 운영회 회장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임금 지급 의무자가 위 운영회가 아닌 H라고 판단하여 위 진정을 취하하였고, 그 후 2025. 3. 5. H 대표이사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상가에서의 근로 제공과 관련하여 법적 다툼을 계속하여 왔고, 그 과정에서 다툼의 상대방이 바뀌기도 하였다.

2)

변제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로부터 이 사건 상가에서 2024. 6. 1.부터 2024. 8. 9.까지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합계 4,822,030원(= 2024. 8. 5. 지급액 4,055,800원 + 2024. 11. 28. 지급액 766,230원)을 지급받았다(위 주장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가 이 사건 상가 운영회의 제3자 변제로 소멸하였다는 주장으로 선해한다).

나)

관련 법리

민법 제469조에 정한 바에 따라 채무의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는 것인바,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여 그 채무를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음을 요건으로 하고 이러한 의사는 타인의 채무변제임을 나타내는 변제지정을 통하여 표시되어야 할 것이지만,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제3자가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였다면 타인의 채무변제라는 지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71558 판결 참조).

3)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원고에게 2024. 8.5. 4,055,800원, 2024. 11. 28. 766,230원을 지급함으로써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무는 모두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은 세금 등을 공제한 월 2,027,870원이다.

나)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2024. 8. 5. 원고에게 2024. 6. 1.부터 2024. 7. 31.까지의 임금 4,055,800원(= 세금 등 공제 후 임금 2,027,900원 × 2개월)을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2024. 11. 28. 원고에게 2024. 8. 1.부터 2024. 8. 9.까지의 임금 766,230원(= 기본급 621,290원<9> + 의료보험 환불금 171,360원 - 소득세등 26,420원)을 지급하였다.

라)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2024. 7. 12. 피고에게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상가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다. 피고는 2024. 7. 16. 위 요청을 거절하였고,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그 후인 2024. 8. 5. 원고에게 2024. 6. 1.부터 2024. 7. 31.까지의 임금 4,055,800원을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임금 지급 경위에다가 이 사건 상가 운영회가 원고에게 지급한 금액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월 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상가 운영회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무를 변제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원고에게 위와 같은 돈을 지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로부터 합계 4,822,030원(= 2024. 8. 5. 지급액 4,055,800원 + 2024. 11. 28. 지급액 766,230원)을 지급받으면서, 위 돈이 이 사건 상가에서 2024. 6. 1.부터 2024. 8. 9.까지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임금이라는 것을 인식하였다.

바.

소결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무는 이 사건 상가 운영회의 변제로 모두 소멸하였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용범(재판장) 김진아 박지상

1을 제14호증의 183, 184쪽 참조.

2원고는 변론종결 후 2026. 4. 8. 참고서면을 제출하면서 위 서약서 제7조, 즉 '원고는 회사 규정에 따라 입사일로부터 1년간 또는 근로계약기간까지 G보험에 가입할 것을 동의하며, 보험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1년 단위 또는 재체결 근로계약기간까지 갱신할 것이고, 미가입으로 인한 발생 사고에 대한 제반 책임을 원고가 감수할 것을 확약한다' 중 '원고는 보험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1년 단위 또는 재체결 근로계약기간까지 갱신할 것임을 확약한다'는 취지의 부분을 들며, 피고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을 명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부분은 G보험을 1년 단위 또는 재체결 근로계약기간까지 갱신할 것을 요구한 것에 불과하므로, 근로계약을 위와 같은 기간으로 갱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이 부적법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임금지급청구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 하였고, 그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핀다.

4대법원 2023. 3. 16.자 2022두67517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22. 11. 11. 선고 2022누31787 판결 취지 참조.

5사용자로부터의 명시적인 해고 통보가 없었더라도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근로자 측이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거나 근로관계가 자동 소멸되었다는 등의 다른 근로관계 종료 사유를 주장하는 경우라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닌 이와 같은 자발적인 의사결정으로서 사직 내지 자동 소멸된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사용자 측이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4. 3.14.자 2023두61035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23. 11. 8. 선고 2023누31937 판결 참조).

6을 제14호증의 40쪽 참조.

7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의 해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8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취업규칙 제35조에 따른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사유에 관한 주장이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위 해고사유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9= 월 임금 2,140,000원 × 9일/31일, 원 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