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 A, B, C, D
2010. 5. 11. 한국철도공사 R본부장 S에 의한 Q 조합원 교육은 2010. 5. 12. 진행될 K노동조합 파업을 불법이라고 단정 짓고 이에 참여하지 말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었는바,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제81조 제4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로서 법에 의해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업무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이 없다.
위 피고인들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 간부 직원들과 언쟁을 했던 것으로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사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파업을 하루 앞둔 시점에 벌어진 철도공사의 부당노동행위에 항의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저항한 것으로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피고인 E, F, G, H, I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시설물 출입권에 의해 K노동조합 간부들은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해 조합원들이 있는 사업장들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었는바, 당시 한국철도공사에 의한 부당노동행위가 각 사업소별로 진행되고 있어 K노동조합에서는 각 지부에서 철도공사의 부당노동행위 사실이 보고되면 부당노동행위를 확인하고 채증하기로 하였는데, 이에 피고인 H 등이 수도권 지역사업소를 순회하던 중 이 사건 업무방해행위가 발생한 Q에 들르게 되었는바, 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위 피고인들의 시설 출입권을 침해하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고 이에 대해 위 피고인들이 항의하며 출입문 잠금장치를 해제하여 정문을 통과한 행위는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정당행위 내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B, C, D 각 벌금 150만 원, 피고인 E, F, G, H, I 각 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K노동조합 L본부의 본부장, 피고인 B는 L본부 부본부장 및 M지부장, 피고인 C은 L본부 법규국장, 피고인 D은 L본부 조사복지국장, 피고인 E은 L본부의 조직1국장, 피고인 F은 K노동조합 N본부 조직2국장, 피고인 G은 N본부 교육국장, 피고인 H는 K노동조합의 O국장, 피고인 I는 N본부 조사국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인 A, B, C, D
2010. 5. 11. 13:00경 서울 용산구 P에 있는 한국철도공사 Q 대강당 앞에서, 한국철도공사 R본부장 S가 Q 소속 직원 약 350명을 상대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인 철도현황에 대한 설명 및 파업시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경영환경에 대하여 특별 교육을 실시하려고 하였다. 당시 K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는 단체교섭 중에 있었고 노조 측에서는 이 날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계획하고 있었는바, 피고인들은 사측에서 노조원들이 파업을 하지 못하게 할 의도로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판단하고, 위 본부 T지부장 U, 노조원 V, 위 본부 W지부장 S, 위 본부 총무국장 X, 위 본부 조직국장 Y 등과 함께 위 교육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도록 방해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피고인 A은 노조 간부들에게 교육이 실시되는 대강당 앞으로 집합할 것을 지시하고, 피고인들은 위 U, V, S, X, Y 등과 함께 대강당 앞에 집결하여 대강당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막고, Z팀장 AA와 W팀장 AB가 소속 팀원 50여명을 이끌고 교육장에 들어가려고 하자 "근무시간 중이니 현장으로 돌아가십시오.", "교육에 대해 노사협의가 안 됐다. 우리 업무는 열차 중정비를 하는 것이다. 빨리 중정비 업무하세요." 등의 소리를 지르며 몸으로 진입을 막는 등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한국철도공사의 직원들을 상대로 한 특별교육 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 E, F, G, H, I
피고인들은 2010. 5. 11. 15:40경 위 Q 정문 앞에서, 전항과 같이 특별교육이 실시된다는 사실을 알고 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노조 소유의 AC 승합차량을 타고 Q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이에 피고인들은 정문이 시정되어 있자 차에서 내려 보조문 틈에 손을 집어 넣어 빗장을 풀고 문을 열려고 시도하고, 경비원 AD 등 2명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손으로 잡고 열지 못하도록 하자 위 경비원들의 양팔을 잡아 당기며 제압한 후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다시 차량에 탑승한 후 위 회사의 정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공동하여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업무방해의 점(피고인 A, B, C, D)
어떤 사무나 활동 자체가 위법의 정도가 중하여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경우에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도5592 판결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90조는 제8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를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한국철도공사가 2009. 11. 24. 이 사건 조합과의 단체협약을 해지하자, 이 사건 조합은 같은 해 11. 26.부터 같은 해 12. 2.까지 파업을 하다가 같은 해 12. 3. 업무에 복귀한 점, ② 이 사건 조합은 업무에 복귀한 이후 계속하여 한국철도공사와 단체교섭을 하였는데,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2010. 5. 12.까지 교섭이 결렬될 경우 재차 파업을 하겠다고 한국철도공사에 예고를 한 점, ③ S는 한국철도공사의 R본부장이자 단체교섭의 사용자 측 교섭위원으로 2010. 5. 8. 한국철도공사 부산·가야 ·대구·대전차량사업소, 부산정비단, 같은 달 9. 영주·제천차량사업소, 같은 달 10. 광주차량사업소, 대전정비단을 순회하면서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같은 달 11. 서울·수색·용산·구로·청량리 차량사업소, 수도단고양기지, 수도단용산기지를 이동하며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하여 파업 예정일 이전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전국을 이동하며 직원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개최하려고 한 점, ④ S는 2010. 5. 11. 한국철도공사 Q 대강당에서 전 직원을 상대로 특별교육을 하려고 하였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대강당에 오자 피고인 A, B, C, D 등은 "근무시간 중이니 현장으로 돌아가십시오.", "교육에 대해 노사협의가 안 됐다. 우리 업무는 열차 중정비를 하는 것이다. 빨리 중정비 업무하세요." 등의 소리를 질렀고 이에 대강당에 온 조합원들이 업무 현장으로 돌아간 점, ⑤ 당시 Q AO팀 총무파트장이었던 AE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교육 내용에 대하여 "전 직원 350명을 상대로 한국철도공사의 전반적인 철도현황에 대한 설명 및 파업시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 경영 환경에 대하여 특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었다."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83쪽), 당시 Q 단장 AF는 원심 법정에서 "교육의 주된 내용은, 용산기지에서 시행하기 전에 고양기지에서 시행을 하였는데 그것으로 미루어 볼 때 '성인으로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 달라'는 내용으로 기억한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노조가 파업을 예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직원들에게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면서 파업의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사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의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여지도 있긴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조합이 2010. 5. 12. 파업을 예정하게 된 경위, 당시 단체교섭의 교섭위원인 S가 실시하였거나 예정한 교육의 시기 및 방법 등에 비추어 S가 Q 전 직원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하려는 의도에는 단순한 의견 개진의 수준을 넘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도 있었던 것으로 볼 소지도 많기에,<1> 위 교육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사 S가 실시하려 한 교육이 업무방해죄에 있어서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경위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S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오인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조합의 입장에서도 사용자가 실시하려는 위와 같은 교육의 부당성과 교육참여의 자제를 조합원을 상대로 알릴 언론의 자유는 있다고 할 것인데 당시 피고인들은 다소 언성이 높긴 했으나 조합원들 중 대강당에 오는 조합원들만을 상대로 교육에 참여하지 말라는 취지로 얘기했을 뿐이고, S 또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으로 위협적인 언동을 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2>, 당시 교육이 당일에야 공지되는 등의 사정으로 사용자 측이 5차례 안내 방송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도 평상시 교육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인원이 대강당에 왔고<3> 피고인들의 언동에도 불구하고 대강당 안에 비조합원들이 30여 명 정도 남았으나 S가 교육을 자체적으로 실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하며 소리를 지른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주거침입의 점(피고인 E, F, G, H, )
살피건대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4항에 의하면 '공사는 특별한 사유없이 조합(지부)과 관련된 단체 및 외부인사의 조합(지부) 사무실 방문에 대해 출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평소 피고인들을 비롯한 조합원들의 경우 Q 정문을 통한 출입이 자유롭게 허용되어 왔던 점, ② 사건 당시 한국철도공사 측은 S가 실시하려는 교육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출입문에 잠금장치를 하고 조합원 여부를 불문하고 위 정문을 통한 출입을 통제한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교육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많은바, 위 교육을 실시한다는 이유로 평소 출입이 허용되어 왔던 조합원들의 출입을 통제한 한국철도공사 측의 행위 또한 위 교육을 원활하게 하려는 행위의 일환으로서 위 교육에 대한 법적 평가와 궤를 같이 할 수 있는 점, ④ 앞서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교육이 업무방해죄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들에게도 업무방해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쉽지 않은바<4>, 피고인들이 업무방해라는 범죄의 목적을 가지고 출입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평소 출입이 허용되었던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정문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정문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간 행위를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 또한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항 기재와 같으나, 이는 위 제4항 기재와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또는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병의(재판장) 황은규 김현희
각주1) 당시의 긴박한 상황상 위 교육 시간에 단순히 파업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사용자의 의견을 설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파업을 예정한 조합을 비난하거나 조합원 개개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내용도 직간접적으로 언급될 소지 또한 있다.
각주2)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피고인들이 '몸으로 진입을 막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사용자 측 증인 또한 당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들이 당시 교육을 받기 위해 교육장 안에 들어가 있던 직원들을 상대로 물리력을 행사한 바도 없다.
각주3) 조합원들 또한 전체 조합원에 비하여 현저히 적은 30~50명 정도의 조합원들만 대강당에 와서 피고인들의 말을 듣고 업무현장에 돌아갔다.
각주4) 피고인들이 정문을 통하여 침입한 후 한 행위는 확성기를 통하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