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 7. 10. 선고 2012가단22023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과자류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용산 B 매장에 파견되어 상품진열 및 판매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원고는 2004. 11. 22. B 용산점 창고에서 진열장 발판(앵글)을 딛고 올라가 진열대 위에 적재된 상품(과자)을 꺼내려다 낙상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위와 같은 업무상 재해를 입게 된 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26,439,280원, 요양급여 51,422,690원(요양기간 : 2004. 11. 26.부터 2014. 4. 30.까지), 장해급여 15,501,390원(장해일시금 13,660,570원, 연금 1,840,82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 갑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B 용산점 창고에는 80평이 넘는 창고에 사다리가 2개 밖에 비치되지 아니하여그 규모에 비하여 사다리가 많이 부족하였고, 사다리 높이는 약 1.2m에 불과한 반면, 상품창고 진열장의 높이는 약 3.5m에 이르렀으며, 원고와 같이 파견된 직원을 포함한B 직원들은 손님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빠른 시간 내에 찾기 위해서 사다리를 이용하기 보다는 상품진열장 발판(앵글)에 올라서서 상품을 찾는 경우가 많았으며, 원고는 상품창고 진열대 맨 위에 적재된 과자박스를 꺼내기 위해 진열장 발판(앵글)을 딛고 꼭대기로 올라가던 중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중상해를 입게 되었다.

2)

사용자에게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업무수행 중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그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 중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추락의 위험이 높은 상품진열장에서 제품을 수납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원고를 비롯한 피용자들에게 안전모, 안전대, 안전대걸이 등을 착용하도록 지시하거나 위 장비 등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품 창고의 진열대에서의 추락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3)

피고는 또한 근로기준법에 따른 요양보상 또는 장해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피고는 충분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고, 상단 위에 있는 상품을 내릴 때에는 사다리를 이용해서 내려야 하나, 원고는 사다리가 아닌 발판을 이용하여 상품을 내리던 도중 발판에서 발을 헛딛어 떨어지게 된 것이다.

다.

판단

1)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가)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96다53086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가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이유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사용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입증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근로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근로자는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하고(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참조),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2018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사고 당시 여유분의 사다리가 없었는지, 비치해 둔 사다리의 높이가 약 1.2m에 불과한 반면 원고가 상품을꺼내려고 한 진열대의 높이가 3.5m에 이르러 사다리를 이용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지 등을 비롯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경위로 사고가 발생하였고, 위 사고 발생에 대한 피고의 보호의무위반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또한, 비록 원고가 B에 파견된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고용관계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업무 지시·명령권은 B측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 점도 피고의 의무위반 여부를 판단하는데 참작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을 전제로 하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및 피고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에 의한 보상 청구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9조 제1항은 "사용자는 제78조에 따라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80조는 제1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완치된 후 신체에 장해가 있으면 사용자는 그 장해 정도에 따라 평균임금에 별표에서 정한 일수를 곱한 금액의 장해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에 따른 위와 같은 보상은 근로자에게 중과실이 없는 한 사용자에게 산재 사고 발생에 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인정되는 것이므로, 피고에게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보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제1항은 "수급권자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는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휴업급여, 요양 급여, 장해급여를 지급받았거나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