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2조의2 제2항의 규정형식, 이 사건 총회가 사용자의 승인 없이 근로시간 중에 진행된 점, 조합원 사이의 대책 논의를 반드시 조합 총회 형태로 진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 점,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근로자들이 사측의 지속적인 복귀 명령에도 불구하고 노무 제공을 거부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총회 개최는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을 방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위험성이 야기되는 것인바, 노동조합법상의 필수유지업무방해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총회 개최행위가 쟁의행위가 아니라거나 이 사건 총회 개최로 인하여 필수유지업무에 관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잘못 판단하였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전국철도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인데,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고, 차량관리원은 안전 운행을 위하여 필요한 차량의 일상적인 점검이나 정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하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 B, C, D은 공모하여 J 소재 한국철도공사 K차량사업소에서 조합 총회를 개최하는 방법으로, 차량관리원으로서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조합원 33명이 2014. 4. 5. 09:00부터 23:00까지, 차량관리원으로서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조합원 11명이 2014. 4. 8. 09:00부터 11:00까지, 차량관리원으로서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조합원 8명이 2014. 4. 9. 09:20부터 09:40까지 업무수행을 거부하게 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였고,
피고인 E, F, G는 공모하여 L 소재 한국철도공사 M차량사업소에서 조합 총회를 개최하는 방법으로, 차량관리원으로서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조합원 6명이 2014. 4. 7. 09:20부터 10:15까지, 차량관리원으로서 필수유지업무 근로자로 지명된 조합원 8명이 2014. 4. 8. 09:00부터 10:45까지 업무수행을 거부하게 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은 먼저 피고인들이 이 사건 총회를 개최한 것이 쟁의행위로서 행한 것인지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정비 대상 차량의 종류 및 정비 분야에 따라 업무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일반적으로 차량분야는 대규모 순환전보에서 제외되어 있었는데, 한국철도공사는 2014. 4. 4.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특별한 준비기간을 두거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2014. 4. 10.자로 인사발령을 하면서 차량분야를 순환전보의 대상으로 포함시켰고, 그로 인하여 각 사업소마다 조별 근무인원이 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바, 근무인원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차량 정비의 질을 유지하고 열차 운행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조합원들 사이에서 충분한 의견 교환이 필요하게 되었던 점, ② 이에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순환전보 및 정기인사교류 시행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이 사건 총회를 개최하였고, 이 사건 총회에서 단제교섭 진행이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노동조합 전체의 집단적 결의 등은 없었던 점, ③ 조합원들이 교대제로 근무하는 근무형태로 인해 전체 조합원들이 총회에 참석하려면 근무시간 중에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불가피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총회는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보장되는 일상적인 조합활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의 개최가 쟁의행위로서 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원심은,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은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이 현저하게 위태롭게 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규정된 점, 위 규정이 범죄의 구성요건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쟁의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대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89조 제1호, 제42조의2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안전보호시설에 관한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 참조)고 설시한 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차량이 입고되면 수송원들이 기관차와 객차를 분리하여 기관차는 M차량사업소로, 객차는 K차량사업소로 보내고, 각 차량사업소에서 차량관리원들이 차량의 정비를 완료하면 수송원들이 기관차와 객차를 연결한 후 제동시험을 거쳐 차량을 출고하는점, ② 차량관리원들은 주간조(9시부터 19시까지 근무)와 야간조(19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근무)로 나누어 교대로 근무하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의 발생에 대비하여 주간조는 19시를 넘어 21시 30분 정도까지 차량을 미리 정비하여 두고, 야간조 역시 다음날 19시를 넘어 11시 정도까지 차량을 미리 정비하여 두는 점, ③ 이 사건 전에도 평소에 노동조합 총회가 열리고는 하였는데, 출고하는 차량에 문제가 있으면 기관사가 차량관리원에게 알려주고, 차량관리원은 총회 중간이라도 나가서 정비를 실시하여 출고에 지장이 없게 하였던 점, ④ 차량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차량연결, 제동시험을 할 수 없어서 차량을 출고할 수 없는데, 이 사건 총회가 열린 기간에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차량이 입고된 다음 기본검수, 일상검수, 불량처리 등 정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출고되었으며, 이 사건 총회로 인하여 차량이 정비되지 않은 채 출고되었다거나, 운휴되거나, 지연된 사례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의 개최로 인하여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어떤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먼저, 이 사건 총회 개최가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들고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에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은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 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필수유지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가 될 수 없다는 것이지, 위와 같은 행위를 쟁의행위로 간주한다는 의미는 아닌 점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 개최가 쟁의행위로서 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안전보호시설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규정인 노동조합법 제42조 제2항과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쟁의행위의 제한 규정인 노동조합법 제42조의2 제2항의 유사성과 그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노동조합법 제91조 제1호, 제42조 제2항 위반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2도3450 판결)를 노동조합법 제89조 제1호, 제42조의2 제2항 위반죄에 유추적용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쟁의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대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제89조 제1호, 제42조의2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할 것인바, 원심이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총회 개최로 인하여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평균(재판장) 오규성 김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