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단1787
판결선고
2018. 12. 21.
범죄사실
B노동조합 C본부는 1987. 12. 9. 설립되어 주식회사 C 소속 기자, PD, 방송경영 직원 등 약 900명의 근로자가 조합원으로 가입된 노동조합이다. D(이하 ‘D’라 한다)는 B노동조합 C본부 내에 설치된 위원회이다. 2015. 9. 9. ‘E’라는 제목으로 2쪽짜리 ‘D 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 한다)를 발행하고, 2015. 9. 9. 13:00경 D 간사 F을 통하여 서울 G에 있는 주식회사 C 방송센터 7층 보도국 내 테이블 위에 이 사건 보고서들을 비치하였다. 이 사건 보고서는, 주식회사 C이 ‘H’를 통해 2015. 9. 1. ‘I’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뉴스와 2015. 9. 4. ‘J’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피고인은 2015. 3. 1.부터 주식회사 C 보도국장으로서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용자임에도,
2015. 9. 9. 15:30경 위 보도국 내 테이블 위에 있던 이 사건 보고서들 중 일부를 집어 들어 찢은 후 쓰레기통에 버리고, 약 8분 후 같은 장소에서 나머지 보고서를 집어 들어 찢은 후 쓰레기통에 버려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함과 동시에 피해자 B노동조합 C본부 소유의 문서를 손괴하였다.
2015. 9. 9. 16:30경 위 보도국 회의실에서 보도국 소속 부장, 기자, ‘H’ 담당 PD 등 편집회의 참석자들에게 ‘취재 및 보도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D 간사의 전화에 응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고, 2015. 9. 16. 같은 장소에서 편집회의 참석자들에게 ‘D 간사와 접촉하는 경우 이를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하여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 K, L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F의 법정진술 중 편집회의 참석자로부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 부분 제외)
D 보고서
수사보고(CCTV상 피의자의 문서손괴 장면 캡쳐), 각 수사보고(D 간사 취재관행 관련 진술서 첨부, 취재센터장, 사회1부장 진술서 제출) 및 M, N, O, P, K, Q 작성의 각 진술서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75661 판결문(재정신청서에 첨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66조 (문서손괴의 점), 각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4호 (부당노동행위의 점), 각 벌금형 선택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문서손괴죄와 문서손괴로 인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 사이)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제2항에 관하여
주장
피고인은, “D 간사 F이 보도국의 취재나 기사 작성, 뉴스 프로그램의 제작, 편집 등 보도과정에 대해 문책하거나 추궁할 경우 그에 응할 이유도 없고 의무도 없다.”, “F이 계속하여 문책하거나 추궁하듯 취재하면 그것은 업무방해행위이고, 사후 검열이므로 접촉사실을 보고하라.”라고 말하였을 뿐 공소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취재 및 보도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D 간사의 전화에 응하지 말라.’거나 ‘D 간사와 접촉하는 경우 이를 보고하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
위와 같은 발언의 내용, 발언의 경위와 동기(D 간사의 위압적 취재와 뉴스에 대한 비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도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하여 발언하였다)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노동조합의 운영 등에 개입할 의사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한 개입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보도국장으로서 방송법, C 방송강령 중 선거방송 준칙 등의 법령에 따라 취재와 보도의 공정성 및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 하고 이를 저해하는 사내외의 압력에 대처할 의무가 있다. D 간사 F은 보도국 소속 기자 등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근거 없이 뉴스를 비방하는 등 보도의 공정성 등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다. 피고인이 D 간사의 취재 등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은 보도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치기 위한 것으로, 위 법령에 따른 행위이거나 보도국장으로서의 업무로 인한 행위이고, 나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이므로 형법 제2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피고인이 공소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문제된 발언은, M 기자가 ‘I’라는 기사에 관하여 D 간사 F으로부터 전화로 질의를 받았고 이 일로 압박감을 느껴 통화사실 등을 사회1부장 Q에게 전달하였으며, 피고인이 이를 Q으로부터 전달받게 되자, 편집회의에서 D 간사의 취재에 대하여 언급하던 중 나온 것이다.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피고인이 2015. 9. 17. R 자유발언대에 게시한 글의 내용과 같은데(2018. 8. 29.자 변호인 의견서 제18쪽, 증인 K, L의 각 증언), 그 내용은 'D는 자신들의 잣대와 구미에 맞지 않는 보도가 나가면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면서 기자에게 기사가 잘못됐거나 편파보도라고 질책하고 취재와 제작 경위를 추궁하는데, 이는 사후 검열이고, 업무방해다. D에 기자들을 추궁하고 강요하는 사후 검열 권한은 없다. D 간사의 추궁에 응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위와 같은 발언의 배경과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사후 검열 내지 업무방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응할 의무가 없다는 것은 D 간사 F이 M에게 했던 전화 질의를 포함한 D 보고서 작성을 위한 보도국 구성원에 대한 취재 등을 말하는 것인데, 앞서 든 증거 특히, M, N, O, P, K, Q 작성의 각 진술서에 의하더라도, F은 기자들에게 전화하여 자신이 D 간사라는 점과 보도 비평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밝힌 후 기사와 취재에 관한 질의를 하였을 뿐 모욕적인 언사를 하거나 보도 비평과 모니터링이라는 목적을 넘는 정도의 추궁이나 비난, 강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F위 취재나 질의를 보도에 대한 외압 내지 사후 검열이라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D 간사의 보도국 구성원에 대한 취재활동을 업무방해, 사후 검열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는 응할 필요가 없고 이러한 접촉이 있을 경우 보고하라는 것이므로, 결국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그 취지가 같다고 봄이 타당하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방송사의 경우 공정방송의 의무는 방송법 등 관계법규 및 단체협약에 의하여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라 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은 그 구성원들에게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근로환경과 근로조건을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고, D의 보도 모니터링 활동은 위와 같은 점에서 노동조합 활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점, ② 이 사건이 발생할 무렵 D 간사 F의 취재 활동이 보도국 소속원들에 대한 부당한 압박에 해당하여 보도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F의 기자들에 대한 질의 내용이나 D 보고서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F의 취재를 보도비평의 한계를 넘는 부당한 압박이라거나 모욕적 언사, 지나친 추궁 또는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보기 어렵고, 한편 취재 과정에서 보도국 소속 기자들이 느낀 불쾌감이나 심리적 압박감, 바쁜 업무 중 취재요청에 응함에 따른 불편함 역시 보도 비평을 위한 취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③ 피고인이 이러한 D 간사의 취재활동을 업무방해 및 사후 검열로 규정하면서 이에 응할 이유가 없고, 접촉 시 보고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노동조합 활동의 중요 부분을 방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인식 역시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정당행위 주장에 대하여
D 간사의 보고서 발행을 위한 취재 등의 활동을 보도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정당행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공소사실 제1항에 대하여
주장
C 취업규칙 제7조에 의하면 유인물 등을 사내 배포할 경우 사전에 소속부서장과 인사담당국장에게 통보하여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F은 피고인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D 보고서를 보도국 내 캐비닛 위에 비치하였고, F은 보도국 출입이 제한되어 있음에도 무단 침입한 것으로 이는 건조물 침입죄에 해당하며, 위 D 보고서는 뉴스를 근거 없이 비방하고 매도하는 내용이어서 이를 본 직원들이 위축될 우려가 있어 피고인은 시설관리권 행사 차원에서 보고서를 폐기한 것일 뿐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그렇지 않더라도 업무로 인한 행위 또는 기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지적하는 C 취업규칙 제7조의 규정을 유인물 배포 장소마다 그 장소의 소속부서장에게 통지하여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고, 유인물 배포 시 유인물을 배포하는 자의 소속부서장과 인사담당국장에게 통지하여 유인물 배포에 관한 회사의 허락을 받으라는 취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D 보고서는 정기 간행물로서 그 배포에 회사의 허가가 없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그렇다고 하더라도 보도국장인 피고인에게 보도국 시설에 대한 관리권이 있고, F이 피고인의 허락 없이 보도국 캐비닛 위에 이 사건 보고서를 비치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캐비닛 위에는 S이 발행하는 ‘T’과 함께 C이 발행하는 ‘U’가 비치되어 있었고, D 보고서 배치 장소가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D 보고서의 내용이 보도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거나 보도국 소속원들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고 볼 수 없으며, 보도 비평의 내용을 담은 D 보고서의 발행이 중요한 노조활동의 일부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F이 이 사건 보고서를 비치할 당시에는 보도국 출입이 제한된 상태였으나, 출입목적과 경위(특별히 출입이 문제된 적은 없었고 권한을 가지고 출입하는 사람들과 함께 출입함)에 비추어 출입행위가 범죄행위라거나 이 사건 보고서 비치행위가 정당한 노조활동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김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