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1005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D이 피고인을 상대로 온갖 진정을 하였던 점, C 주식회사가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면서 D에게만 교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였다는 D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업무를 J 상무, N 이사에게 위임하여 처리하였고 피고인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는데, 그에 관한 형사책임을 피고인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이 D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법리오해(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수많은 택시기사를 고용한 사용자로서 승무수당과 성실수당이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하여 F, D, G에게 임금 합계 1,482,12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30만 원 집행유예 1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D에게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D의 대리인 L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D이 2014. 12. 4. 촉탁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지만 계약서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하였다.

②

C 주식회사 상무 J은 2016. 10. 2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D과 사이에 작성한 2014. 12. 4.자 촉탁근로계약서를 제출하였다. 이때 '근로계약서 교부확인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③

D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정년퇴직 후 더 근무할 의사가 있어서 2014. 12. 4.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근무했다. 근로계약서를 직접 작성한 것은 맞는데, (회사 측에서) 계약서를 안 줬다'라고 진술하였고, '근로계약서를 받고 교부확인서도 제출했는데 오래되어서 기억을 못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꼼꼼한 성격이라 10년 넘은 것도 집에 그대로 있다'라고 진술하였다.

④

상무 J은 원심 법정에서 '근로계약서 교부 확인서를 총무부장에게 넘기는데 총무부장이 퇴사하면서 인수인계과정에서 서류가 누락된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이사 N은 원심 법정에서 '업무를 하는 동안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서 교부확인서를 받았다. D에 대해서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후 업무처리과정에서 누락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사정을 종합하면, D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대리인을 통해 진술할 때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2014. 12. 4.자 촉탁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였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C 주식회사에 위 촉탁근로계약서가 보관되어 있는데 같은 날 함께 작성한 '근로계약서 교부 확인서'는 보관되어 있지 않으며, 인수인계과정에서 유독 'D'의 '근로계약서 교부 확인서'만 누락되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J과 N의 위 각 진술만으로 D에게 2014. 12. 4.자 촉탁근로계약서가 교부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이 이 부분 형사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는바, 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됨으로써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의 지급업무에서 배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인 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임금 등의 지급에 관한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그 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 유급휴가에 대해서는 그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한다. 이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에 위 법률에서 열거하고 있는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고 사업경영 전부에 대한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는 사업경영 담당자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사용자에 해당하고, 근로계약서 작성 업무를 J 상무, N 이사에게 위임하였다고 하여 관련 업무에 관한 피고인의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은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 결국 C 주식회사와 D 사이의 근로계약서를 D에게 교부하지 아니한 이상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므로, 피고인의 위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에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상시 1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1. 3. 29.부터 2015. 5. 12.까지 C 주식회사에서 근로하다가 퇴직한 F의 임금 합계 529,262원, 2013. 10. 1.부터 2014. 11. 30.까지, 2014. 12. 4.부터 2015. 5. 31.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D의 임금 합계 301,282원, 2013. 5. 1.부터 2014. 11. 30.까지, 2014. 12. 24.부터 2015. 6. 30.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G의 임금 합계 651,576원 등 근로자 3명의 임금 합계 1,482,1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판단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①

피고인이 야간수당과 국경수당 자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중앙임금 협정 등에 따라 승무수당과 성실수당을 제외한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한 다음 이에 따라 야간수당과 국경수당의 액수를 산정하여 지급한 점, ② 중앙임금협정은 사용자 단체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 노동자단체와 단체협약으로 체결하는 것으로, C 주식회사 역시 H조합과 I본부의 중앙교섭에서 체결된 중앙임금협정을 기준으로 임금협정을 체결한 점, ③ 중앙임금협정에서도 기본급과 근속수당만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형태의 월정액급여 임금표준산정예시표를 포함하고 있는 점, ④ 진정인들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위 회사에 근무하였는데, 이들이 2016년 6월경 진정을 제기하기 전까지는 특별히 미지급된 수당 등의 지급을 요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설령 피고인이 민사상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수당 지급책임을 부담한다 하더라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을 토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당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도 않았으므로, 원심판결에 검사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에서는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원심판결 중 증거의 요지 제2행 기재 '촉탁근로계약서(E)'은 '촉탁근로계약서(D)'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이내주(재판장) 장철웅 최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