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 1. 16. 선고 2019노68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피고인)

피고인이 2017. 3. 29. 서울회생법원에 주식회사 G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그 무렵 퇴직한 근로자들에 관한 임금 및 퇴직금의 미지급은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따른 보전처분에 의하여 피고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자금지출이 가능했던 점, 회생절차개시신청 후 금융기관에서 예대 상계를 통하여 주식회사 G의 예금채권을 모두 회수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는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 6월, 집해유예 4년, 사회봉사 200시간)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같은 법 제109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그렇게 볼 때 위와 같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채택 ·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주식회사 G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저가수주를 지속하여 거액의 손실을 부담하여 왔고, 이에 따라 2016년부터 자금회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2014. 8. 24.부터 2017. 6. 27. 사이에 퇴직한 사람들로 피고인이 회생절차개시신청 이전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는바, 달리 피고인이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 등의 청산 내지 변제계획, 지급연장 등에 관하여 장래의 변제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성실하게 협의를 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상당수 근로자들은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 무렵 퇴직을 하여 근로자들의 협조가 필수적인 회생절차에 있어 피고인이 별다른 근로자들과의 협의 없이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다는 사정, 피고인이 이 사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주장을 함께 살펴본다.

이 사건 각 범행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규모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범행의 죄질과 범정이 매우 좋지 아니하다.

한편, 주식회사 G의 경영이 악화된 것이 피고인 개인의 중대한 책임 있는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경제사정의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사재를 출연하는 등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비슷한 시기 동종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외에 별다른 범죄전력은 없는 점, 근로자들은 체당금제도, 퇴직연금제도 및 외국인출국만기보험을 통하여 일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변제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정상을 고려해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별도로 주문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