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7. 19. 선고 2022가단28911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경비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는 1999.경부터 피고와 사이에,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인천 부평구 C의 경비실에서 경비용역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경비원 2명을 배치하기로 하는 ‘경비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위 경비용역도급계약은 매년 1년 단위로 갱신되었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계약’).

나.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경비원 2명에 대한 월 경비용역비는 2018년 2,900,000원, 2019년 3,000,000원, 2020년부터 2022년 9월까지는 각 3,100,000원이었다.

다.

원고는 2022. 9. 28.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으로부터 ‘원고가 피고에게 파견한 D, E(이하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2020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이하 ’이 사건 기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을 위반하였으므로, 이들에게 최저임금과의 차액 29,781,000원, 30,021,000원을 각각 지급하라’는 취지의 시정명령을 받고, D, E에게 위 차액 합계 59,802,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계약은 노무도급계약 또는 사실상 피고와 이 사건 경비원들 사이의 근로계약 내지는 파견근로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지급한 경비용역비는 이 사건 기간의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피고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 8항에 따라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이 사건 기간 동안 지급된 임금과 최저임금과의 차액에 대하여 원고와 연대책임을 부담하는데, 원고는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위 차액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에게 구상비율에 따라 구상금 전액을 청구한다.

2)

이 사건 계약은 최저임금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체결된 것으로,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원고는 강행규정의 취지에 맞도록 이 사건 계약 내용의 수정을 요구할 수 있고, 피고에게 그에 따라 산정된 추가 용역대금 59,802,000원을 청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급관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가사 도급관계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시점은 1999년경인데, 당시에 정한 월 경비용역비는 최저임금액 기준에 미달되지 않았고, 위 계약 체결 이후 최저임금 인상이 이루어져 월 경비용역비가 최저임금에 미달한 사정이 발생하였는바, 이는 도급인인 피고가 책임져야할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한,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내용의 수정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저임금의 상승이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변경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판단

가.

첫 번째 주장에 관하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조항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은 ‘도급으로 사업을 행하는 경우 도급인이 책임져야 할 사유로 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한 경우 도급인은 해당 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말하는 ‘도급인이 책임져야 할 사유’는 같은 조 제8항에서 ‘도급인이 도급계약 체결 당시 인건비단가를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결정하는 행위와 도급인이 도급계약 기간 중 인건비 단가를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낮춘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위 규정내용에 비추어 보면,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이 도급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피고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인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해 피고가 원고와 그 차액의 지급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규정에 의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그 차액 지급액 전부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담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위 최저임금액을 미달한 금액 지급에 대한 책임을 전부 부담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가사 원고의 주장대로 피고가 최저임금법에 따라 근로자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지는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담부분에 대한 증명이 없는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그 차액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두 번째 주장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에 반하는 강행법규 위반은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문제되는 것으로 같은 법 제6조 제3항에서 그 효력 및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최저임금법에 위반하는 내용으로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로서 이 사건 계약 체결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매해 갱신하였는데, 최저임금액의 변경이 예견할 수 없는 현저한 사정변경이라고 볼 수는 없는 점,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반한다고 보아 계약해제권을 인정하거나 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피고와 사이에서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수정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나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