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5. 25. 선고 2022가합31283 판결

2022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임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손해액 및 보험금의 사정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원고의 피용자로 2015. 7. 1. 입사하여 만 60세 되는 달의 말일인 2021. 1. 31.에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임금피크제 등의 도입 배경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

2)

원고는 당초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만 55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의 부칙 제1호<1>에 따라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3)

이에 원고는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고, 원고 소속 근로자들 중 99.2%에 해당하는 동의를 얻어 인사규정을 개정한 후 2016. 2. 12. 관할 노동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마쳤다.

다.

변경된 원고의 인사규정

원고의 인사규정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주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35조(정년 및 임금피크제)

①

직원의 정년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만 60세로 하며 퇴직일은 만 60세 되는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한다.

②

전항의 규정에 의거 정년 퇴직하는 직원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이사회 결의로 별정직으로 계속 근무를 시킬 수 있다.

③

회사는 2016년 1월 1일부터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다.

가.

적용대상: 만 55세 이상 전직원(무기 계약직 포함)

나.

적용연령: 만 55세 해당 익월부터 만 60세 해당 월까지

다.

연차별 지급율

구분 1년차 2년차 3년차 4년차 5년차

기준 90% 80% 70% 60% 50%

지급률

라.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기초하여 피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보더라도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쳐 변경되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이미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이외에 원고가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임금지급채무는 남아있지 않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여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만 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대한 대가로 정년연장이나 업무 경감 등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임금이 감액되는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4호 및 헌법 제11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지급받지 못한 반소청구취지 기재 임금 111,698,581원(=연봉차액 95,501,631원+퇴직연금 부담금차액 7,958,600원+경영성과금차액 10,966,936원+미사용 연차수당 5,230,01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1,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달리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②

원고는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고, 정년 이전 5년간의 임금지급률을 56세 해당연도의 경우 90%, 57세 해당연도의 경우 80%, 58세, 59세 해당연도의 경우 70%, 60세 해당연도의 경우 60%로 조정하였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의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지만,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5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5년간 연장하면서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피고가 55세에 지급받은 임금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5년간 370%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위 피고가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④

원고는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기본급을 감액 지급하였을 뿐 기존 정년까지의 임금은 전혀 삭감하지 않았고 임금 구성항목 중 자격수당, 직무수당, 근속수당, 차량유지비 등에 대하여는 감액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또 임금피크제 전환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에 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임금피크제 전환 이후에는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며,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가 많은 부서장 보직 임용에서 제외하였다.

⑤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이 유기적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개정 고령자고용법 시행일인 2016. 1. 1.부터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라고 하더라도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기존보다 정년을 연장하였다면 이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인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代償)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달리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2013. 5. 22.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2016. 1. 1.부터 300인 이상의 사업장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 인건비 증가가 예상되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임금체계 개편 조치’로서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②

고령 근로자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기 위하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차등 지급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가 신설되었다. 다만 같은 법 제4조의5도 신설하여,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것으로 정하였으며,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2>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맞춘 정년연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봄이 타당하다.

③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업무가 많은 부서장 보직 임용에서 제외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아야 하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④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 지급주체가 원고가 아닌 정부라는 사정만으로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의 성격을 부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 금액 상당의 지급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고, 결국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을 초과하는 임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하는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각주1) 고령자고용법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1.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 2016년 1월 1일

각주2) 각 조문의 신설 과정에 논의된 입법경과를 보여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도 ‘고령자고용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연령차별로 보지 않음. 이는 특정 연령층과 관련하여 현재 존재하는 차별의 시정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적․사적 차원의 우대조치로 인해 연령에 따른 대우의 차이를 정당한 것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예컨대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 이후의 재고용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음. 이와 같이 다른 연령집단에는 존재하지 않는 특정 연령집단에 고유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우대조치는 차별의 예외로 인정하여야 할 것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