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4. 24. 선고 2023가단239490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신문의 발행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88. 3. 1.부터 2020. 2. 29.까지 피고 회사에서 부산 주재 기자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1988. 3.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9. 5. 31. 명예퇴직을 한 후, 2009. 6. 1. 피고 회사와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2012. 12. 31.까지 촉탁계약직으로 근무하였고, 2013. 1. 1. 무기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무기계약직으로 2020. 2. 29.까지 근무한 후 퇴사하였다.

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상 정규직 직원들의 정년은 '차장급 이하 만 55세, 부장급만 56세, 부국장 이상 만 57세'로 정해져 있었다. 한편, 피고 회사의 무기계약직 취업규칙 제7조 제1항에는 "무기계약직 사원의 정년은 정규직 사원의 정년기준을 준용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라.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제19조 제1항에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제2항에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 으로 본다"라는 규정이 만들어졌고,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 제2호에 따라 상시300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피고 회사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시행되었다.

마.

피고 회사는 2017. 1. 1.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

바.

원고는 C생으로 만 57세<1>가 되는 2017. 1. 28.의 익익월 초일인 2017. 3.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한 급여를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7, 12, 14, 15호증, 을 제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에 관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고령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제정은 취업규칙에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근로자 과반수의 적법한 동의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다.

3)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지급받

았을 기본급과 실제 지급된 기본급의 차액 15,855,600원<2>, 기본급 감액으로 줄어든 퇴직금 상당액 29,308,640원, 줄어든 성과급 상당액 2,991,100원, 합계 48,155,340원(=15,855,600원+29,308,640원+2,991,1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① 감액된 임금으로 신입 직원의 채용을 늘리고자 하는 등의 정당한 목적을 가지는 점, ② 정년이 연장되고 임금총액이 증가하여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이 있는 점, ③ 감액된 임금을 고려하여 노사가 근로 형태 및 근로 조건에 대하여 협의해온 점 ④ 피고 회사는 정년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 근로를 원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별도 계약을 통해 근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이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절차를 준수하였다.

3.

판단

1)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

제'가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로 무효인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감액의 대상 조치가 있는지와 그 적정성, 제도 시행으로 생긴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이러한 기준은 기존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판단에 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법정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령 근로자들의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

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기존 정년 이후에도 근로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장된 정년 기간에만 적용되어 기존 정년 이전의 임금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고, 전체 근로기간을 기준으로 근로자들이 얻을 수 있는 임금의 총액은 이전보다 늘어났으므로,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이 크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제19조의2 제1항),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규정(제2항), "고용노동부장관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을 위한 컨설팅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규정(제3항)을 새로 마련하였다. 이처럼 고령자고용법은 연장된 정년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임금피크제와 같은 방법의 임금체계 개편을 예정하고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의 정년 연장이 법 개정에 따른 것이라도 이를 임금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로서 참작할 수 있다.

라)

원고는 원고와 같은 지방주재기자들의 경우 정년이 도과한 이후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촉탁계약직으로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으므로 정년 연장이 대상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 무기계약직 취업규칙은 무기계약직 직원의 정년에 관하여 정규직 직원의 정년 기준을 준용하고 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무기계약직의 정년도 만 60세로 연장되었다고 판단된다. 지방주재기자들이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었더라도 이는 피고 회사와의 별도의 근로계약에 기한 것이고, 이를 근거로 지방주재기자들의 정년이 이미 60세 이후로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삭감 비율이나 기간이 다른 언론사에서 도입한 임금피크제의 지급률과 비교하여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8조 제1항은 삭감 전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나.

취업규칙 변경 절차 위반 여부

1)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2)

을 제1 내지 6,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라고 보더라도, 이에 대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적법한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가)

피고 회사는 2015. 4. 27., 2015. 12. 14., 2016. 6. 27. 3차례에 걸쳐 '노사협의회'를 구성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위 노사협의회에는 피고 회사의 각 부서별 근로자 위원 7명이 참석하였다.

나)

피고 회사는 2016. 4. 27.과 2016. 4. 28.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 필요성, 일정, 내용 등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2016. 5. 19.부터 5. 26.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지급률이 적절한지, 정부지원금을 포함한 지급률을 어떻게 산정하는 것이 좋은지, 임금피크제 도입시 희망퇴직을 시행할 필요가 있는지, 시행 시 신청 범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라)

원고와 같은 지방주재기자들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설명회에 참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설명회 개최 공지를 하면서 참석대상을 '본사 및 분사 전 직원'으로 기재하여 지방주재기자들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지방주재기자들이 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했더라도 피고 회사 전산망에 위 노사협의회 회의내용이 게시되었고, 위 다)항 설문조사의 설문지(을 제4호증의5)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 적용대상, 적용 시기, 지급률 등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있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 봄이 상당하다.

마)

피고 회사는 2016. 7. 5.부터 25.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사하였는데, 당시 휴직자를 제외한 피고 회사 근로자 276명 중 과반수인 178명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대해 동의하였다. 피고 회사가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2016. 4. 27.부터 동의 여부 조사가 시행된 시점 사이에 약 3개월의 간격이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바)

원고는 정년퇴직 이후 별도 근로계약을 통해 근무하고 있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촉탁계약직 직원 35명이 동의 여부를 표시하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동의 의견을 표시하였다고 가정하여 계산하더라도, 동의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3> 241명(=276명-35명)의 절반이 넘는 143명(=178명-35명)이 동의한 것이므로, 위 촉탁계약직 직원들이 조사에 참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절차위반이 있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

또한, 원고는 피고 회사가 동의서를 회람하면서 서명하는 방식에 의하여 동의 여부를 조사하였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① 이러한 회람 방식은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과 비교할 때 사용자가 개입이나간섭을 할 위험성이 높기는 하나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② 피고 회사 근로자 중 85명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하여 반대 의견을 낸 점, ③ 피고 회사 7개의 부서 중 논설위원실, 편집국, 디지털미디어국, 광고국에서는 동의와 비동의 의견이 혼재되어 나타난 점, ④ 특히 논설위원실과 편집국에서는 동의율이 각각 54.5%, 41.8%로 조사되어 미리 서명한 근로자들의 의견을 보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들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 여부를 표시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 회사가 근로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1원고는 부국장급 직원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3조 다항에 따라 만 57세부터 급여가 감액되었다.

2원고는 퇴직 직전 6개월 동안(2019. 9월부터 2020. 2. 29.까지)의 기본급 차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3무기계약직 직원들은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시 동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 집단에 포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