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 10. 30. 선고 2002나55815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8,5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9. 9. 1.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과 같다(원고는 당심에서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한 청구취지를 주문 제2항과 같이 감축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대학교, 여자고등학교, 여자중학교 등을 유지·경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1992. 3. 초순경 피고 산하 대학교의 외래강사로 임용되어 강의를 시작한 후, 같은 해 3. 30. 임용기간 1년의 대우교원으로, 1993. 3. 1. 대우조교수로, 1998. 9. 1. 대우교수로 각 임용되어 계속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1999. 8. 31. 원고에 대한 1년의 대우교수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 원고를 대우교수로 재임용하지 않았다.

나.

대학교의 대우교수 임용규정에 의하면, 대우교수는 교원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장이 임명하고, 신규 임용시의 구비서류는 교원의 신규임용에 준하며(제3조), 임용기간은 1년으로 하고, 임용기간 만료로 자동적으로 신분이 상실되고 총장의 제청으로 이사장이 1년 단위로 재임용할 수 있다(제4조). 한편, 대우교수는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고 교육 및 학생지도에 충실할 임무가 있으나, 교수회의 또는 기타 학사운영에는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제6조).

다.

원고는 1992. 3. 30. 대우교원으로 임용되면서, 실제 강의시간에 대하여만 기존 강사료의 2배에 해당하는 보수를 지급 받고, 재직 또는 경력증명서를 발급 받으며, 대우교수 임용규정에서 정한 1년의 임용기간을 준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가 실제로 강의를 담당한 시간에 대하여 기존 외래강사에 대한 강의료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수로 지급하였으며, 강의가 없는 1, 2, 7, 8월에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한편 피고가 발행한 경력증명서에는 원고의 직위가 전임강사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피고가 관할청인 교육부에 교원 현황, 교원 임면 등의 사항을 보고함에 있어서는 원고를 법정 교원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그 직위 및 급여수준도 보고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인정근거 : 일부 다툼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8, 갑 제7호증, 이 법원의 피고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의 전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처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한 1992. 3월부터 대우교수 임용기간이 종료한 1999. 8. 31.까지 7년 6월의 기간동안 계속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34조 제1항에 의하여 근속연수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법인 산하 대학교의 시간강사로, 1년이라는 단기간의 임용기간을 정하여 임용되고 강의가 없는 달에는 보수를 지급받지 않으며 임용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그 신분을 상실하는 등 그 특성상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설령 근로자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상의 단시간 근로자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나.

판단

(1)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여부

(가)

먼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1992. 3. 20. 대학교 대우교원으로 임용된 이후, 피고 산하 대학교 사학과에서 개설한 강좌를 담당하여, 1992. 9시간, 1993. 9시간, 1994. 15시간, 1995. 12시간, 1996. 12시간, 1997. 12시간, 1998. 12시간, 1999. 1학기 9시간을 각 강의하였고, 강의 이외에도 피고가 지정한 학사일정에 따라 해당강좌의 수강생에 대한 출·결관리 및 시험 출제, 감독, 채점, 평가 등 학사관리 업무 및 매학기 평가 보고서 제출 등의 학사행정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강의과목, 강의실 배정, 시간표 편성 등은 피고에 의해 지정되고 그에 따라 업무내용 및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결정되었던 사실, 업무수행에 있어서 원고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던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강의를 수행한 대가로 강의가 없는 달 이외에는 매월 1회 전임교원의 보수지급일에 월 강의시간에 상응하는 강사료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고, 그 강사료에 대하여 갑종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대학교의 대우교수 임용규정에 따라 1년 임기의 대우교수로 임용되어 그 규정에 따른 교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 및 학생지도와 교육에 충실할 의무를 부담하였던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또한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은 대학교 시간강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학교법인 측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금을 부과하고 있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시간강사로서 피고의 취업규칙인 대우교수 임용규정에 따라 종속적 위치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대학교 이외에도 대학교, 대학교, 대학교 등 4개 대학에 출강하고 있었고, 원고의 업무(강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해지거나 변경되는 것이 아니어서 사용자와의 지휘, 감독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며,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없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다투나,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들 중 사용자로부터의 지위, 감독의 결여 등의 사유는 강의라는 전문적, 재량적 근로의 특성에서 당연히 파생되는 결과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다른 대학에도 출강하였다는 사실이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를 좌우할 만한 사정은 아니라고 보이며, 근로관계의 계속성 여부는 대학에서의 강의가 학기를 기준으로 편성되는 것에서 야기되는 특성이므로, 피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유들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유는 아니라 할 것이다}.

(나)

다음, 원고가 단시간 근로자여서 퇴직금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단시간 근로자라 함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현저히 짧은 근로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를 의미하고, 이러한 단시간 근로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일부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며(근로기준법 제25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중 퇴직금 규정(제34조)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대학교에 각 출강한 시간은 1992. 9시간, 1993. 9시간, 1994. 15시간, 1995. 12시간, 1996. 12시간, 1997. 12시간, 1998. 12시간, 1999. 1학기 9시간으로, 그 각 학기별 1주간 강의시간은 통상 6시간 내지 9시간 정도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가 '강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업무의 성격상 강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와 자료수집, 수강생의 평가 및 그와 관련한 학사행정업무의 처리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쉽게 예견할 수 있고,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 원고를 비롯한 시간강사들은 1시간 강의를 위해 적어도 2시간 이상 강의 준비와 연구를 하고, 특히 수강생이 많은 교양과목을 담당할 경우 수강생의 답안지와 보고서를 평가하고 전산입력을 하는 데에 수일이 소요되는 사정을 엿볼수 있는바, 이러한 점은 피고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대학교 사학과 전임교수들의 강의시간, 즉 대학교 사학과 전임교수들의 경우 1992년부터 현재까지, 보직교수의 경우에 연간 책임 강의시수는 1년당 5 내지 6시간이고, 학과장, 연구소장, 대학원 주임 등은 연간 13 내지 16시간이며, 일반교수의 경우 연간 15 내지 18시간인 사실, 그에 따라 보직교수를 제외한 일반교수의 경우 원고의 재직기간인 1992년부터 1999년 1학기까지 통상 1년에 15 내지 21시간을 강의하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고 할 것이다(전임교원들의 경우 강의 이외의 연구 업무나 학사행정업무도 모두 교원의 업무에 포함시켜 강의가 없는 때에도 보수를 지급하는데, 시간강사들의 근로가 대학 전임교원들이 제공하는 근로와 그 양적인 면에서는 다소 차이가 난다고 할 지라고, 그 질적인 면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르게 평가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을 반드시 강의시간에 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시간은 강의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 뿐만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고, 수강생의 성적평가 및 기타 강의와 관련된 학사행정업무에 소요되는 시간도 포함하여 평가되어야 할 것이고, 단순히 원고의 1주당 강의시간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고, 나아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강의 준비 등에 강의 시간의 2배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여 원고의 1주당 근로시간을 계산해 보면, 그 근로시간은 원고의 1주당 통상 강의시간의 3배(= 1주당 강의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 + 강의 준비시간)인 18 내지 27시간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더구나 원고의 경우에는 피고와 사이에 1년 단위로 대우전임강사, 대우조교수, 대우교수 등의 임용계약을 체결하여 그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비록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근로의 보수는 강의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보수를 지급하는 기준에 불과하고, 근로계약기간 자체는 피고와 체결한 임용계약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그와 같은 점에서도 원고의 근로시간을 단순히 원고의 강의시수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만은 없다).

(다)

그렇다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서, 근로시간이 현저히 짧은 단시간근로자라고 할 수 없고, 1년 단위의 재임용을 통해서 1992. 3월 초순부터 1999. 8. 31.까지 7년 6개월에 걸쳐 근로의 단절됨이 없이 피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서 지급하여야 한다.

(2)

퇴직금 계산

원고의 계속근로연수가 7년 6개월인 사실 및 1999년 1학기 동안 원고의 강사료가 1시간당 38,0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6호증의 8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일 이전 3월간인 1999. 6. 1.부터 1999. 8. 31.까지 지급받은 임금 총액은 804,00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원고의 평균임금은 일급 8,739원(= 804,000원/92일, 원미만 버림, 이하 같다)의 30일분인 262,170원(= 8,739원×30)이라 할 것이고, 통상임금은 일급 38,000원{= 38,000원(원고의 시간급 강사료)×7시간(1주 강의시간, 다만 이 법원의 피고 이사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1999년 1학기의 강의시간은 9시간인 사실이 인정되나, 통상임금의 계산에 있어서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7시간의 강의시간으로 계산한다)÷7일}의 30일분인 1,140,000원인바, 근로기준법 제19조 제2항에 의하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저액일 경우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액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원고의 경우 통상임금액인 1,140,000원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하면, 그 금액은 8,550,000원{= 1,140,000원×7.5(계속근로년수)}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8,5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퇴직금 발생일 다음날인 1999. 9. 1.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용규(재판장) 오권철 황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