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B
피고인 A, B은 산업자원부의 인건비 감축결정에 따라 구조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속한 문제해결을 위하여 D(이하 'D'이라 한다)이 처한 실상을 전 직원들에게 알림으로써 경영혁신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고자 이메일 송부 등의 행위를 한 것일 뿐, E노동조합 F지부(이하 'E노조 F지부'라 한다)의 운영에 지배, 개입하려는 의사가 없었고, 일부 조합원들이 E노조 F지부를 탈퇴한 것과도 관련이 없으므로, 피고인 A,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원심은 피고인 A, B에 대하여 그 판시의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C
피고인 C의 정리해고 등의 행위는 D 직원들의 고질적인 근무태만 등의 행태를 바로잡아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산업자원부의 인건비 감축결정에 따른 2003년 하반기 이후의 예산악화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부득이하게 이루어졌고 회피노력을 다한 후 적정한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정당한 해고 등이라 할 것이고, 가사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위 정리해고 등은 단순한 절차규정 위반의 하자만이 있을 뿐이어서 형사처벌의 가벌성이 없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피고인 C에 대하여 그 판시의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피고인 A, B(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은 당연하나, 그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는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검사가 당심에서 제출한 'D 정기이사회 의사록 및 결과보고', 'D 제출 노동쟁의사전조사 제출자료', 'D 2003년도 구매계약목록', '피고인 측의 G 진술내역', '피고인 측 소속 H의 증언내용',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에관한법률'의 기재 및 진술기재, 당심증인 I의 법정진술을 종합하면, 산업자원부와 D이 "2002. 3.경 산업자원부가 D의 기술개발관련예산 498억 원을 부당 전용하여 J재단의 지원금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신문보도에 대하여 그 제보자를 D의 직원들인 K, L, M으로 의심하여 왔던 사실, D의 예산 중 90% 가량을 산업자원부의 출자금을 통하여 조달하고 있었는데, 2003. 5. 6. 산업자원부에서 근무하던 피고인 C이 D 원장으로 취임하자, 산업자원부는 D으로 하여금 예산 중 내부인건비를 전년 대비 30% 삭감하고 삭감된 인건비를 다른 비목에서 전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예산안을 올리게 하여 2003. 5. 22. 위 예산안을 승인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하였고, 피고인 C은 위와 같은 예산삭감안이 하달된 것을 기화로 신문제보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위와 같은 구조조정을 통한 노조압박을 이용하여 노조전임자의 처우를 동일 직종 · 직급 · 호봉자의 최고수준으로 보장하고 조합임원 등의 인사 및 징계에 대하여 조합의 사전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 노동조합에게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단체협약을 개정하여 사용자의 인사 및 경영권을 회복한다는 목표와 그 추진일정을 내용으로 담은 경영혁신 추진방안을 마련한 사실(수사기록 88쪽 이하), 위 추진방안에 따라 피고인 A, B은 산업자원부의 위 예산삭감조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2003. 6. 27.부터 2003. 7. 1.에 걸쳐 E노조 F지부에게 직위해제대상자 선정기준 마련을 위한 인사위원회 소집을 통지하고 이에 참가할 노조 측 인사위원을 추천하여 줄 것을 요구한 후, E노조 F지부 집행부가 부당한 구조조정 시도라며 이를 거부하고 단체협약 개정요구에도 불응하자, 피고인 A, B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단체협약 개정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임금도 삭감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조합원을 포함한 D 전 직원에게 이메일 등을 보내고 직원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에게 발언하였으며, 회의자료를 직원들에게 배포한 사실, 그 후 D과 E노조 F지부 사이에 18개 조항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D이 E노조 F지부에게 추가로 22개 조항에 관한 합의를 요구하였고 E노조 F지부는 이를 거절하여 합의가 결렬되는 등 D과 E노조 F지부 사이의 협의가 지연되면서(당시 노조 측에서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조사하여 구조조정을 대신한 임금삭감안에 대해 70% 정도의 찬성을 받아내기도하고, 사용자와의 협상과정에서 내부고발자 보호조항과 신분변동 합의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협약 조항에 대해 양보의사를 표명하는 등 D과의 협의에 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신분보장에 불안을 느낀 노조원 69명이 2003. 10. 22. 집단으로 위 지부에서 탈퇴하였고(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조합원들의 탈퇴가 위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E노조 및 F지부의 독단과 아집에 실망한 결과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집단탈퇴가 이루어진 경위 등에 비추어 F지부의 강성적인 태도는 조합원 탈퇴의 또 하나의 원인일 뿐이고 주된 원인은 협상지연에 따른 신분보장에 대한 불안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D은 2003. 10. 23. 노조원들의 집단탈퇴로 근로자들의 대표성을 상실하게 된 E노조 F지부를 배제하고 노조를 탈퇴한 직원들을 포함한 비노조원 직원 중에서 근로자 대표로 선정된 자들과 함께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당시 위와 같은 발언 등이 이루어진 동기 및 경위와 예산 중 90% 가량을 산업자원부의 출자금을 통하여 조달하고 있는 D의 경제적 상황, 이메일 등의 내용,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후 실제 M, L 등에 대해 부당한 직위해제 및 해고 등이 이루어진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히 사용자의 입장에서 노사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 예산삭감 조치를 빌미로 단체협약을 개정하고 특정 조합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목적에서 조합원 개개인의 판단과 행동, 노동조합의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서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지배 · 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에 개입함으로써 성립하고, 이와 같은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노동조합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결과 발생을 요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에 있어 가사 사용자 측의 위와 같은 의사표명이 노조활동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고,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노조원들의 집단탈퇴는 강성 태도로 일관하는 노조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것일 뿐이라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아무런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어 피고인 A,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C(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어떠한 징벌을 가함에 있어 소정의 절차를 밟지 아니하여 징벌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부당한 징벌을 가할 의사로 징벌의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절차 위배의 사유만으로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30조 제1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는 할 수 없고, 여기에서 나아가 그와 같은 징벌이 그 내용에 있어 징벌권을 남용하거나 또는 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고 또 이것이 사회통념상 가벌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 한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5. 11. 24. 선고 95도2218 판결), 이는 징계가 아닌 해고, 휴직 등의 불이익한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C은 산업자원부의 인건비 전년대비 30% 삭감만으로는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실제로 D의 2003년 인건비 지출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고 2004년 이후 예산에서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2003년의 전체예산은 2002년 예산보다 증가되었다), 위 인건비 삭감조치를 빌미로 2002. 3.경 산업자원부의 기술예산 무단전용에 관한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위 L, M 등을 직위해제한 다음 휴업명령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고하고,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이용하여 단체협약을 피고인 C이 원하는 내용으로 개정한다는 내용의 위 경영혁신 추진방안을 마련한 사실, N노조와의 단체협약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에는 N노조원이 참여하도록되어 있고, 직원근무평정규칙에 의하면 직원에 대한 근무평정은 하향식, 상향식 평가방법을 혼용하되 하향식 평가방법은 평정자의 자의적 평가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대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인적쇄신을 꾀한다는 목적 하에 2003년도 상반기 직원 근무평정은 하향식 절대적 평가를 하는 등 임의로 설정된 기준에 의하여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E노조 F지부 노조원의 참여 없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2003. 7. 4. D 직원 O을, 같은 달 22. 같은 직원 L, M, K를 정당한 이유 없이 각 직위해제하고, 같은 방법으로 2003. 10. 2. 위 O에 대하여, 같은 달 22. 위 L, M, K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각 휴업명령 조치한 사실, 그 후 2003. 10. 22. 앞서 본 바와 같이 E노조 F지부가 대표성을 상실한 후 비노조원 직원들 중에서 선임된 근로자대표들과 함께 정한 휴업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라 휴업대상자를 추가로 선정하여 2003. 11. 3. D 근로자 P, Q, R, S, T, U, V, W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각 휴업명령 조치한 사실, 그 후 2003. 12. 30. 다시 위 근로자대표들과 사이에 위 각 휴업명령을 받은 것이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도록 자의적으로 편성된 해고기준을 마련하여 M, L, R, X을 정당한 이유 없이 각 해고한 사실(위 K, L, M에 대한 직위해제와 L, M에 대한 해고에 관하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가합75096 판결로 모두 무효임이 확인되었고, 나머지 직원들에 대한 직위해제 등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의해 부당행위로 결정된 바 있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이 사건 각 직위해제 및 휴업명령, 해고 등의 경위와 그 동기, 기준 및 절차진행 내용 등에 의하면 피고인 C이 행한 이 사건 각 직위해제 및 휴업명령, 해고 등은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을 남용한 행위로서 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인정되고 형사처벌의 가벌성 또한 넉넉히 인정된다고 볼 것이어서, 원심판결 또한 아무런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C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섭(재판장) 유재광 박승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