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2. 7. 선고 2013노325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정당행위

피고인은 사업소득자였던 G가 4대 보험에 가입하기를 원하여, 노무사로부터 급여, 수당 및 퇴직금 등의 변동 사항에 대한 자문을 받아, G를 근로소득자로 전환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기초하여 G에게 2010. 12. 6.경 중간정산 퇴직금 1,603,200원을, 2012. 1. 2.경 퇴직금 2,338,702원을 각 지급하여 퇴직금 정산을 마쳤다. 그 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G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총액이 5,213,170원이라는 통지를 받고, 2012. 6. 5.경 추가로 퇴직금 1,232,006원을 지급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공인노무사와 세무사의 자문을 받아 퇴직금 지급 업무를 처리하였기 때문에 G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이 남아 있음을 알지 못하였고, 그 후 고용노동청으로부터 통지를 받아 미지급 퇴직금이 있음을 알게 된 후 곧바로 추가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퇴직금 체불의 고의가 없으며, 가사 고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공인노무사와 세무사의 자문을 받아 퇴직금 지급 업무를 처리한 이상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2)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벌금 20만 원의 선고유예)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피고인이 G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사실상 G의 임금 삭감분에 해당할 뿐 퇴직금의 지급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G에게 지급한 돈이 퇴직금이라고 보아 그에 해당하는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관계를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8. 9. 16.부터 2011. 11. 30.까지 피고인의 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G에 대한 퇴직금 5,231,17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G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합계 5,213,179원인데, 피고인이 2010. 12. 6.경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1,603,200원을, 2012. 1. 2.경 퇴직금 명목으로 2,338,702원을 G에게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체불한 퇴직금은 1,271,277원이라고 보아, 위 1,271,277원 상당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4.

당심의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검사는 원심 무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주장을 하는바, 원심의 무죄부분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고,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1)

먼저 원심은 피고인이 2012. 1. 2.경 G에게 퇴직금으로 2,338,702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금액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록상 피고인과 G 사이에 퇴직금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 있어, G의 퇴직일(2011. 11. 30.)로부터 14일이 경과하여 지급된 위 퇴직금 부분은 이 사건 공소사실 인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2)

나아가 원심은 피고인이 2010. 12. 6.경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G에게 지급한 1,603,200원에 대하여도 그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여, 이 부분과 관련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2010. 12. 6.경 지급한 1,603,200원에 대하여는 퇴직금 지급 내지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①

G는 2008. 9. 16.부터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판매원으로 근무하면서, 매월 170만 원의 고정적인 급여를 받아 왔는데, 당시 피고인 회사와 G 사이에 명시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없었던 점, 위 170만 원의 월 급여 중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G가 매월 지급받은 위 170만 원은 전액 G의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②

피고인 회사는 2009. 7. 1.부터 G의 외견상의 고용형태가 4대 보험이 적용되는 근로소득자로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G의 월 고정 급여를 1,569,230원으로 삭감하여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임금 감액을 전후하여 G의 실질적인 근무조건이나 근무형태 등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점, 위와 같은 임금 감액에 대하여 피고인 회사는 그 내용이나 사유를 G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아니한 점, G로부터 위 임금 감액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도 받지 않은 점, 당시 이러한 임금 변동 사항이 기재된 명시적인 근로계약서 등의 서면도 작성되지 않았던 점(G의 고정 급여를 월 1,569,230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는 2010. 3.경에서야 작성되었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회사와 G 사이에 위와 같은 임금 감액에 대한 유효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③

한편, 피고인 회사와 G 사이에 2010. 3.경 월 고정 급여를 1,569,230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는 하였으나, 위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피고인 회사는 월 고정 급여가 감액되어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이라는 점을 G에게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점, 오히려 급여에서 줄어드는 차액은 퇴직연금 혹은 퇴직금으로 회사에서 적립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 작성 사실만으로 피고인 회사와 G 사이에 임금 감액에 대한 유효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④

따라서 비록 피고인 회사가 2010. 12. 6.경 G의 2009. 7. 1.부터 2010. 6. 30.까지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1,603,200원을 지급하였고, 이에 대한 G의 퇴직금 중간정산 요청이나 중간정산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위 퇴직금액은 피고인 회사가 일방적으로 감액한 월 급여를 기초로 산정된 것으로서 적법한 퇴직금 액수에 미달하는 점, 그 결과 위 퇴직금 액수는 G가 위 퇴직금 중간정산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했던 임금의 합산액에 불과하게 되는 점, 이와 같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감액하여 체불하고 있는 상태에서 감액된 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을 당사자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할 경우, 결과적으로 근로자는 매년 자신이 받아야 할 임금 상당액의 금액만을 지급받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제 퇴직시 위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기간은 계속근로연수에 포함시킬 수 없게 되는 불합리가 발생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2010. 12. 6.경 G에게 지급한 1,603,200원에 대하여는 퇴직금 지급 내지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정당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이 공인노무사와 세무사의 자문을 받아 퇴직금 지급 업무를 처리하였고, G의 요청으로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일부 금원을 G에게 지급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① 앞서 본 것처럼 G에게 중간정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G에게 미지급하고 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한 것에 불과한 점, ② 이러한 형식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결과적으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는 것인 점, ③ G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근무한 기간의 경우 이를 퇴직금 산정기간에 포함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퇴직금 산정기간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앞서와 같은 사정을 들어 G의 퇴직금 지급요구를 거절한 것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를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