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9. 11. 선고 2014가합56327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최종 인용액'란 기재 각 금원및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2. 3. 1.부터 2015. 9.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주식회사 A(이하 'A'이라 한다)은 상호저축은행법 등에 따른 채무의 보증 및 자금의 대출업무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1970. 4. 24.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위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 2011. 8. 31. 이후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퇴직금 중간정산의 실시 경위

1)

A은 2011. 8. 25. 대표이사인 M의 주재하에 이사회를 개최하여 신주(주식 수 22,742,072주, 발행가액 1주당 5,000원, 청약일 2011. 9. 26., 주금납입기일 2011. 9. 28.) 발행을 의결하였다.

2)

당시 퇴직연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던 A은 2011. 8. 29. 경영지원팀 명의로 각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어 '퇴직급여를 중간정산하기 위해 기존의 퇴직연금제도를 퇴직금제도로 변경하고자 하니, 첨부양식에 소속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 2011. 8. 30. 오후 1시까지(기한 엄수) 경영지원팀으로 송부할 것'과,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입금받을 직원들 개인의 입금계좌정보를 보고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어 A은 같은 해 9. 1. '경영여건을 감안하여 기존 퇴직연금제도를 해지하고 2011. 8. 31.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각 영업점에 하달하였고, 같은 해 9. 3. 마찬가지로 공문을 발송하여 '개인별 퇴직금 명세서'와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 및 각서' 등을 각 영업점별로 취합·제출토록 하였다.

3)

이에 원고들을 포함한 A의 직원 대부분은 2011. 9.초경을 전후하여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와 함께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른 제반절차를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를 것이며, 퇴직금이 적법하게 지급되었음을 확인하고 이와 관련된 어떠한 민·형사상의 이의제기도 없을 것임을 서약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제출하였다(위 각 서류들은, A의 '직원퇴직급여규정' 별표 제3호, 제4호에 따른 양식을 그대로 출력한 용지에 작성일과 해당 직원의 인적사항 등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4)

A은 원고들의 퇴직금 중간정산액을 별지 2 '기 청구 퇴직금'란 기재 금원으로 산정한 다음, 기존 퇴직연금사업자(N 주식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원고들 명의의 계좌에 별지 3 '퇴직금 실수령액'란 기재 금원을 입금하였고(원고들을 포함하여 종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던 임직원들의 경우 2011. 9. 8.,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던 임직원들의 경우 같은 달 19. 각각 개인 계좌로 중간정산금 명목의 금원을 송금받았는데, 그 합계액은 약 75억 원에 이른다, 그 무렵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직원들로부터 '주식 청약의향서'를 제출받았다.

A은 2011. 9. 21. 공문을 통해 유상증자 실시를 알리면서 각 영업점으로 하여금 직원별 주식 청약의 향서에 기재된 금액을 주식 청약대금으로 준비토록 하였다. 원고들은 같은 달 27. '주식청약서' 및 '주식인수증'을 작성·제출한 다음, 같은 달 28. 별지 3 '증자대금'란 기재 각 금원을 A 명의 계좌에 이체하였다.

5)

한편 0 주식회사는 A과 사이에 2011. 9. 27. 체결한 지분투자계약에 따라 같은 달 28. 유상증자 대금 명목으로 145억 원을 투자한 다음, 같은 날 A이 발생한 주식(기명식 보통주식) 290만 주를 배정받았다. 이때 O 주식회사는 유상증자 후 A의 BIS 비율이 8%에 미달하는 경우 등에는 위 투자금액을 보상받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M 등 대주주들이 소유한 A의 주식 내지 개인 소유의 동산·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았다.

다.

유상증자 이후의 상황

1)

금융위원회는 2012. 5. 6. 재무상태가 극히 부실하여 건전한 신용질서나 예금자의 권익을 해칠 우려가 있음을 이유로 A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하였다. 이후 A은 2013. 4.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회합54호로 파산을 선고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2)

한편 M은 '2008. 9.경부터 2011. 6.경까지 수십여 차례에 걸쳐 대주주에게 신용을 공여하거나 개별차주에게 한도를 초과한 신용을 공여하는 한편, 2012. 4.경 A이 소유한 약 266억 원 상당의 유가증권 내지 약 203억 원 상당의 법인자금을 횡령하였다'는 상호저축은행법위반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13. 1. 25.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합646호), 항소심 역시 같은 해 12. 27. 일부 공소사실을 제외한 대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마찬가지로 유죄판결을 선고하여 위 판결이 상고심에서 확정되었다.

3)

A을 퇴직한 근로자들은 2012. 10.경 '정기상여금, 중식대와 체력단련비 등은 그 성질상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A은 위 각 금품을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산정·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며, 위 회사를 상대로 2009. 9.경부터 2012. 5.경까지의 법정수당 미지급액을 청구하는 이른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였다(원고들 중에도 상당수가 위 소송에 참여하였다). 그 결과 정기상여금 등 위 근로자들이 주장한 금품의 통상임금성이 모두 인정되어,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4. 11. 26. 정기상여금과 중식대 등을 포함하여 산정한 법정수당과 이미 지급한 법정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2014나16469호 등),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3, 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1)

퇴직급여제도의 변경과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은 물론, 주식청약 및 청약대금의 납부 등은 원고들을 포함한 직원들 개인의 의사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두 A 측의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더욱이 A은 관련 법령이 정한 사유가 없음에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였고, 퇴직정산금의 지급에 있어서도 관련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기존에 적립된 개인별 퇴직연금을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이전하는 대신 직원 개인의 일반 계좌로 이체하였다.

2)

결국 A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형식을 빌어 이미 적립된 직원들의 퇴직급여를 회사의 증자대금으로 사용한 것인바, 이와 같은 중간정산의 절차와 내용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하 '이 사건 중간정산'이라 한다)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다.

설령 원고들에 대해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고 할지라도, 당시 A 측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은행의 재정이 안정화되는 시점인 6개월 내에 원고들에게 퇴직 정산금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으므로, 피고로서는 여전히 위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 상당액의 지급의무를 부담한다.

3)

한편 원고들 중 상당수를 포함한 A 소속 직원들은 관련 민사판결을 통해 통상 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법정수당 미지급액을 소급하여 지급받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정산금은 그중 정산시점부터 역산하여 3월 동안(2011. 6. 1.부터 같은 해 8. 31.까지)의 추가 법정수당까지를 포함한 금액을 기초로 산정되어야 한다.

나.

피고

1)

원고들은 스스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여 퇴직정산금을 지급받은 다음,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각자의 퇴직정산금을 신주의 청약대금으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A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의무는 원고별 개인 계좌로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이 입금됨으로써 모두 이행되었다 할 것이어서, 원고들로서는 피고를 상대로 재차 이 사건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정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2)

설령 이 사건 중간정산이 관련 법령이 정한 요건을 일부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그 과정에서 이 사건 중간정산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여 A 측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각서는 '부제소 특약'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위 각서에 반하여 제기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 도중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소급하여 지급받게 된 법정수당 미지급액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금액에 포함하여 청구금액을 확장한 부분 또한 애초의 청구와 그 기초가 동일하므로, 이 사건 각서의 효력이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각서의 효력

1)

향후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해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경우와는 달리, 퇴직시에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에 위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198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3다52929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중간정산의 경우도 결국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의 일부를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22174 판결 참조).

2)

이 사건 각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중간정산과 관련한 일체의 이의제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그 성질상 부제소 특약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시행중이던 직원퇴직급여 규정(을 제15호증) 제6조 및 별표 제3호, 제4호는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에 첨부하여야 할 서류로 '해당 퇴직금 중간정산 절차와 관련한 일체의 이의제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각서의 제출은 향후 근로자의 중간정산 신청으로 발생하게 될 퇴직정산금에 관하여 이의할 권리 일체를 사전에 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원고들이 앞서와 같이 이 사건 중산정산 시점을 전후하여 직원퇴직급여규정 제6조 및 별표 제4호에 따라 이 사건 각서를 A 측에 제출한 행위 또한, 해당 각서의 작성 방식(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규정이 정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 인쇄된 용지에 본인의 서명만을 하였다) 내지 이를 작성하게 된 경위, (각 영업점별로 개인별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와 각서를 취합하여 제출하라는 A 측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각서 등이 작성되었다) 등에 비추어 무효인 규정에 근거한 부제소 특약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이를 직원퇴직급여규정상의 해당 조항과는 전혀 무관하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응한 퇴직정산금에 관한 사후 포기약정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중간정산 과정에서 이 사건 각서를 제출한 것은 실질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금에 관한 권리를 사전에 포기하기로 한 약정에 다름 아니어서,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의 효력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 사건 중간정산의 효력과 관련하여 '퇴직연금제도에서 퇴직금제도로의 변경절차 및 그에 따른 퇴직정산금의 지급방법'(부적법), '직원들의 자발적 의사에 기한 중간정산의 신청 내지 동의'(부존재),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정산금의 실질적 귀속 주체'(증자대금으로 납입) 등 중간정산 과정에서의 각각의 국면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함과 아울러, 이 사건 중간정산의 효력과는 별도로 A 측의 유상증자 이후 시점에서의 퇴직정산금 상당액 지급약정의 존재를 청구의 원인으로서 주장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원고들의 주장을 살펴보면, 중간정산 약정 자체의 효력을 다투는 것(자발적 동의나 신청의 부존재)에서부터 중간정산 약정에 따라 퇴직정산금이 유효하게 지급되었는지 여부(퇴직정산금의 실질적 귀속 내지 지급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이 사건 중간정산의 적법성을 문제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우선 근로자 측의 적법한 요구 등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의 유효성 여부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원고들은 '이 사건 중간정산은, 주택구입 등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정한 중간정산 사유가 없음에도 실시된 것으로서 위법하다'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를 일정한 범위로 제한한 위 시행령 제3조는 대통령령 제23987호로 2012. 7. 26.부터 시행되었으므로, 그 이전에 실시된 이 사건 중간정산의 적법성을 논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 없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때에만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그 요건을 한정하고 있다(관련 법령의 목적과 취지 등에 비추어 위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언제나 근로자의 우선적인 요구가 있어야만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의 중간정산 제안에 당사자인 근로자가 동의하는 방식을 취하더라도 위 조항에 따른 유효한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퇴직 후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퇴직급여제도의 예외로서 인정되는 제도인 점 및 이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비용절감 등 사용자 측의 필요에 따라 동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용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용자의 중간정산 제안에 대해 근로자의 유효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형식적으로 판단되어서는 안되고, 그에 관한 근로자 측의 객관적인 사정이 확인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될 필요가 있다{종래 판례가 '사용자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쳐 중간에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대법원 1992. 7. 14. 선고 91다40276 판결 등 참조)한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본 사실과 증인 M의 증언을 포함한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중간정산의 실시 경위, 즉 ① 기존 퇴직연금제도의 퇴직금제도로의 전환 및 퇴직금 중간정산의 실시는 모두 A 측에서 이를 계획한 다음 산하 경영지원팀의 주도하에 해당 절차가 일괄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A은 2011. 8. 25.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할 목적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였던바, 기존의 퇴직연금약정을 해지함에 따라 발생하게 될 당시 퇴직적립금 추계액 약 80억 원 또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다음 이를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마찬가지로 A 측이 당시 '경영여건'을 내세워 퇴직금 중간정산 등을 감행하였던 것은, 근로자 측이 아닌 기업 측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중간정산을 실시하는 통상적인 이유, 즉 직원에 대한 퇴직금을 조기에 정산함으로써 퇴직시에 일괄하여 퇴직급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여 재정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존에 퇴직금 명목으로 적립되어 있던 금원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활용하고자 한 것에 그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반면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직원들이 당시 주택마련 등을 위해 중간정산 제도를 활용할 경제적 필요성이 있었다든가 혹은 중간정산의 실시가 승진·승급 등 인사상의 조치와 연관되어 있었다는 등, 근로자 측의 입장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이 사건 중간정산 조치를 요구하였거나 이에 동의하였다는 정황은 찾아보기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중간정산 시점을 전후하여 A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자본증가 조치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받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중 2012. 5.경 동 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후 2013. 4.경 결국 파산에 이르렀던바, 원고들을 포함하여 이 사건 중간정산 신청서 등을 제출한 A 소속 직원들이 당시 회사가 처한 재정난이나 향후의 사업전망 등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만일 이와 달리 회사의 경영사정을 제대로 인식하였더라면 당시와는 다른 선택을 하였을 여지를 배제할 수 없고, 한편으로는 A 경영진이 운운한 경영상 어려움 등에 직면하여 막연히 퇴출 등의 상황을 회피하고자 부득이하게 회사 측의 방침을 따랐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점(이와 관련하여 증인 M은 '퇴직정산금을 증자대금으로 사용할 당시 직원들로부터 대책마련 요구가 있었으나, 해당 주식의 재인수 등의 대책을 서면화할 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당시 A이 직면한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경영진의 조치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한 측면이 일부 엿보인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중간정산이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의 요구에 따라 실시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증인 M 또한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거의 반 강제적인 증자절차였기 때문에 이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일일이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결국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관련 법령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3)

그런데 원고들은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퇴직 당시 지급되었어야 할 퇴직금(입사일 등으로부터 퇴직일까지를 대상으로 산정)에서 실제 지급받은 퇴직금(이 사건 중간정산일부터 퇴직일까지를 대상으로 산정)과의 차액 상당을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대신, 2011. 8. 31.을 기준으로 한 이 사건 중간정산에 따라 산정·지급되었어야 할 퇴직정산금 상당액을 이 사건 소송의 청구금액으로 하였으며, 해당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또한 이 사건 중간정산 시점을 기준으로 그 기산일을 정하였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이 사건 중간정산이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피고 측의 일관된 주장에 대응하여, 원고들은 중간정산 요구의 존재 유무와 관련한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 자체의 효력보다는, 위 중간정산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그에 따른 퇴직정산금이 적법하게 지급되지 않았다는 측면을 주로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결국 원고들로서는 앞서와 같이 무효로 판단되는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 자체의 효력을 추인한 가운데, 피고를 상대로 위 중간정산 약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되었어야 할 퇴직정산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다.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 지급의 효력

1)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취지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 자체의 효력을 유효한 것으로 전제하더라도, 해당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이 유효하게 지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이 사건 중간정산은 외형적으로는 근로자들의 신청에 따라 개인계좌로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이 이체된 후 다시 근로자들로부터 주식청약 신청을 받아 증자대금을 납부받은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나, 위 나.항에서 언급한 사정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퇴직연금제도 운용을 통해 적립되었던 직원들의 퇴직급여를 회사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의도하에 회사 측의 주도로 일련의 절차가 진행되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원고들이 이 사건 중간정산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급받은 것은 퇴직정산금 명목으로 계좌에 이체되었던 금액이 아니라, 해당 금원의 대부분을 다시 증자대금으로 납부함에 따라 취득한 A의 2011. 9. 28.자 발행 주식 중 일부라고 보는 것이 사건의 실체에 부합한다(증인 M 또한 '직원들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지급된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직원들의 퇴직금을 증자처리한 것이지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2)

한편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J은 퇴직정산금 명목으로 실제 32,832,279원을 수령하였으나, 위 금액에 더하여 증자대금으로 1억 원을 납입하는 등 원고들 대부분은 실제 수령한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과 증자대금의 액수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은 사실, 그리고 이 사건 중간정산을 신청한 원고들 중 일부는 증자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각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를 포함한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J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의 경우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과 증자대금의 차이가 극히 미미한데(대부분 증자대금이 퇴직금 실 수령액에 근소하게 미달하였다), 이는 계산의 편의와 효율성을 위한 것으로 이해될 소지가 큰 점, 이 사건 중간정산을 신청한 직원들 중 증자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직원들의 비중은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그중에는 결혼 내지 퇴직을 앞두는 등으로 A에 대한 관계에서 나름 유상증자 불참을 설명할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앞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당시 A이 유상증자 대금으로 활용할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사건 중간정산을 실시하였다거나, 나아가 원고들이 경제적 필요 등을 이유로 한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이 사건 중간정산을 요구하였거나 회사 측의 중간정산 요청에 응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한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이 규정한 임금의 '통화불 원칙'은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은 퇴직금 내지 중간정산금 또한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같은 원칙이 관철되어야 한다(퇴직금에 대해서도 '직접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22061 판결 등은, '통화불 원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A은 이 사건 중간정산을 통해 퇴직정산금 명목의 금원을 증자대금으로 납입받은 후 실질적으로는 신주를 배정하였다고 평가되고, 나아가 통화가 아닌 주식 등 현물에 의한 급여를 허용하는 단체협약 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내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등에 따라 퇴직정산금을 유효하게 지급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다만, 근로자가 사용자의 통화 외 현물의 지급에 대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동의를 하였다면 그 효력을 인정할 여지가 있겠으나, 이 사건 중간정산 신청 및 주식청약 등이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음은 앞서 보았다).

4)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 전액이 유효하게 지급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원고들 중 다수는 이 사건 중간정산으로 인한 퇴직정산금 명목으로 이체받았던 금원(별지 3 '퇴직금 실수령액'란 기재 금원과 같다)에 일부 미달하는 금액(별지 3 '증자대금'란 기재 금원과 같다)을 증자대금 명목으로 납입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 결과 해당 원고들은 전자로부터 후자의 금액을 공제한 잔액 상당의 금원(별지 3 '보유잔액'란 기재 금원과 같다)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위 '보유잔액'란 기재 금원 상당액은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5)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라.

퇴직정산금의 범위

1)

이상과 같이, 원고들은 A으로부터 관련 법령이 보장하는 적법한 방식에 따라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1. 8. 31.을 기준으로 이 사건 중간정산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퇴직정산금 상당액(이 사건 중간정산 당시 퇴직정산금으로 산정된 금액 +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원고들이 추가로 지급받게 된 연장근로수당 등을 반영한 퇴직정산금 증가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중간정산 당시 원고별 퇴직정산금으로 산정된 금액은 별지 2 '기 칭구 퇴직금'란 기재 금원과 같다(원고들의 소송대리인은 착오로 원고 204. P의 성명 및 청구대상인 '기 청구 퇴직금'을 원고 111. J의 그것과 동일하게 기재하였다가, 2015. 7. 1. 표시정정신청을 통해 성명을 정정하였음에도 위 원고의 청구 중 '기 청구 퇴직금' 부분은 원고 111. J과 동일한 34,014,229원으로 유지하였다. 따라서 을 제18호증의 기재 등에 의해 알 수 있는 원고 204. P의 기 청구 퇴직금 24,772,000원을 해당 부분의 청구액으로 본다(원고들의 소송대리인 역시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이와 같은 내용이 반영된 금액산정표를 이 법원에 참고자료로 제출한 바 있다). 그리고 관련 민사판결에 따라 원고들이 추가로 지급받게 된 법정수당(2011. 6. 1.부터 같은 해 8. 31.까지)은 '2011. 8. ~ 11.'란 기재와 같고, 위 수당을 반영하여 추가로 산정한 퇴직정산금의 액수는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결국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원은 '합계'란 기재 각 금원(기 청구 퇴직금'란 기재 금원과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란 기재 금원을 더한 값)이 된다(피고는 이 사건 중간정산 시점을 기준으로 한 원고들의 근속기간을 포함한 위 각 항목의 금원 산정 방식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투고 있지 않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 B, Q, C, D, E, F, G, H, R, I, J, K, S, T, U, L에 대해서는 위 원고들의 입사일이 아니라 이 사건 중간정산 당시 A이 퇴직정산금 산정의 기산일로 삼은 일자를 기준으로 계속근로연수를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원고들 역시 이에 대해 다투지 않고 있는바, 위 원고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고의 위 주장에 따라 산정한 근속기간을 적용하기로 한다. 다만, 위 원고들 중 Q, R, S, T, U의 경우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고 있으므로, 해당 근속기간이 적용되더라도 각 청구금액에는 영향이 없다).

2)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중간정산 약정에 따른 퇴직정산금 총액인 별지 2 '합계'란 기재 금원 중 별지 3 '보유잔액'란 기재 금원 만큼을 중간정산 당시 지급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에게 최종적으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정산금 상당액은 별지 2 '최종 인용액'란 기재 금원(별지 2 '합계'란 기재 금원에서 별지 3 '보유잔액'란 기재 금원을 뺀 값)이 된다.

3)

이에 대해 피고는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부분은 소멸시효가 경과하였다'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A이 2011. 8. 31.을 기준으로 이 사건 중간정산을 실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2014. 8. 29. '기 청구 퇴직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2015. 6. 25.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부분을 포함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러나 이 사건 중간정산에 따른 퇴직정산금이 적법하게 지급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보아 이 사건 퇴직정산금 상당액의 지급청구권의 시효기간이 위 중간정산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위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즉, 원고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 중간정산이 그 절차와 내용면에서 모두 위법하여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이 사건 중간정산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된 퇴직정산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어, 애초 이 사건 소송은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중간정산 절차가 이루어졌더라면 정당하게 지급받을 수 있었던 금원 모두를 청구의 대상으로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들이 2015. 6. 2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해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부분을 청구범위에 포함한 것을 두고 소송물이 변경된 것과 같이 평가하기는 어려우므로, 2014. 8. 29.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위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청구 부분에 미친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는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청구 부분을 애초의 청구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라 주장하면서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각서의 효력과 관련하여서는, '추가수당에 대한 퇴직금 청구 부분 또한 애초의 청구와 기초가 동일하여 각서상 부제소 특약의 효력이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최종 인용액'란 기재 각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중간정산 기준일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2012. 3.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5. 9.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성준규 이정아

각주1) 별지 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