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G는 원고 A에게 261,057,168원, 원고 B, C, D, E에게 각 1,5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3. 12. 12.부터 2015. 5.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F에 대한 청구 및 피고 G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F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G 사이에 생긴 부분의 1/3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G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 F는 서울 강남구 H 지상 5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소유자이고, 피고 G는 'I'라는 상호로 유리시공업을 하는 사람이다.
강남구청장은 피고 F에게 이 사건 건물 중 옥상에 설치된 유리구조물이 불법건축물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3. 9. 3. 불법건축물 시정명령을 하였고, 2013. 11. 12.에는 위 시정명령이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것임을 통지를 하였다.
이 사건 건물은 피고 F의 사위인 J이 관리하고 있었는데, J은 2013년 11월 말경 피고 G에게 위 시정명령에서 지적된 옥상의 유리를 이 사건 건물에서 떼어낸 후 사진을 찍고 나서 다시 붙이는 작업(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의뢰하였다.
피고 G는 인부가 모자라 공사를 하기 어렵다고 거절하다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확인한 다음 J에게 공사비 명목으로 500만 원을 요구하였고 J이 이를 수락하여 피고 G가 이 사건 공사를 맡게 되었다.
피고 G는 지인을 통하여 망 K(이하 '망인'이라 한다)를 포함한 8명의 인부를 소개받아 팀을 구성한 후 2013. 12. 12. 아침부터 이 사건 건물 옥상에서 유리제거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망인은 다른 인부가 유리를 떼어내면 그 유리 아래에 있는 에이치 빔에 발을 대고 몸을 지지하면서 유리의 틀을 청소하는 작업을 담당하였다.
피고 G와 망인 등 인부들은 같은 날 10:50경 커피를 마시며 휴식시간을 가지다가 작업을 다시 시작하였고 망인도 작업 위치로 이동하였는데, 망인은 몸에 착용하고 있던 안전띠의 안전고리를 위 작업장에 설치된 안전바에 걸어 고정하지 못하고 이 사건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로 추락하여 외상성 뇌 손상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시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 A은 망인의 어머니이고, 원고 B, C, D, E는 망인의 형제들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8, 9, 11호증의 각 기재, 피고 G에 대한 일부 본인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F에 대한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 F는 J을 통하여 이 사건 공사의 일시, 방법, 시간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는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노무도급에 해당하는바, 피고 F는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F는, 눈이 내려 현장이 미끄러우니 작업을 연기해야 한다는 피고 G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 사건 공사를 예정대로 강행하도록 하였고, 망인은 이 사건 공사 작업 중 눈에 미끄러져 추락사하였으므로, 피고 F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F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 보건 등에 관한 정보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같은 법 제29조 제8항 제2호의 도급인의 의무를 위반하여 안전그물을 설치하지 않는 공법으로 이 사건 공사를 하도록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망인이 추락사한 것이므로 피고 F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노무도급에 따른 사용자책임 유무
도급인이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을 유보한 채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이른바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비록 도급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이 있지만(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참조), 이 경우 도급인의 지휘, 감독은 실질적인 사용자 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참조).
피고 G에 대한 일부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건물 옥상에 설치된 유리구조물이 불법건축물임을 이유로 철거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게 되자 피고 F는 사위인 J을 통하여 유리시공업을 하는 피고 G에게 위 지적된 유리를 건물에서 떼어내고 청소 후 다시 부착하는 내용의 공사작업을 요청한 사실, 피고 G가 위 요청을 수락하였고 인부를 모아 공사를 시작하였는데, 그 공사에 필요한 인원, 각 인원이 담당할 작업 내용, 구체적인 유리제거 및 부착 방법, 순서 등은 피고 F나 J의 관여 없이 피고 G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실, 피고 F는 물론 J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 나와 구체적인 공사 방법을 지시하거나 공사 진행에 관여한 적이 없고, J의 지시를 받은 직원이 공사 당일 피고 G와 인부들을 공사현장인 이 사건 건물 옥상으로 안내해 주었고, 그 후 피고 G에게 전화하거나 현장에 잠깐 들어 유리제거 작업이 언제 마무리되는지 물어 본 적은 있으나 위 직원 역시 현장에서 직접 구체적인 공사 진행을 지휘, 감독한 적은 없는 사실을 각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 F와 피고 G 및 인부들 사이의 관계는 일반적인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로 보일 뿐이고, 피고 F가 J 또는 직원을 통하여 이 사건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는 등으로 피고 G와 망인 등 인부를 실질적으로 고용하여 사용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F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공사강행으로 인한 책임 유무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 2일 전인 2013. 12. 10.경 눈이 내리자 피고 G가 다음 날 J에게 전화하여 눈이 내려 공사현장이 미끄러우니 작업을 연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사실, J은 눈은 이미 치워 놓았고 공사 예정일에 유리를 제거한 사진을 반드시 찍어야 하므로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 위와 같은 요청에 따라 피고 G는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공사 당일 아침에 공사현장의 눈이 제대로 치워져 있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빗자루 등으로 추가 청소를 한 후 작업을 시작한 사실을 각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각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공사현장에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눈 또는 얼음에 미끄러져 추락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 F 또는 피고 F의 지시를 받은 J이 피고 G에게 다소 무리하게 이 사건 공사의 진행을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는 만큼 피고 F가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책임 유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에 의하면 화학물질 또는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제를 제조·사용·운반 또는 저장하는 설비를 개조하는 등 안전·보건상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도급하는 자는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이 경우 화학물질 또는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제를 제조·사용·운반 또는 저장하는 설비 및 안전·보건상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에 의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 후단에 따른 화학물질 또는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제를 제조・사용・운반 또는 저장하는 설비는 폭발성・발화성・인화성 또는 독성 등의 유해・위험성이 있는 화학물질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화학물질이나 그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제를 제조・사용・운반 또는 저장하는 반응기・증류탑・배관 또는 저장탱크 등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설비로 하고(제3항),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 후단에 따른 안전・보건상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은 제3항에 따른 설비의 개조・분해작업 또는 해당 설비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다(제4항).
그런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공사의 작업은 5층 규모의 건물 옥상에 설치된 유리를 제거하고 청소한 후 재부착하는 작업으로 위 각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폭발성・발화성・인화성 또는 독성 등의 유해・위험성이 있는 화학물질 등을 함유한 제제를 제조・사용하는 설비와 무관하고, 그 설비의 개조・분해 작업 또는 해당 설비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위험한 작업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한 피고 F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에 따라 사전에 안전·보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1>,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들의 안전조치 미이행에 따른 불법행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8항 제2호에 의하면, 안전하고 위생적인 작업 수행을 위하여 사업을 타인에게 도급하는 자는 공사비를 줄이기 위하여 위험성이 있는 공법을 사용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공법을 변경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 F는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될 공법의 선정을 수급인인 피고 G에게 완전히 일임하였고 피고 G가 제시한 공사비의 감액을 요구한 적도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달리 위 피고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하여 위험성이 있는 공법으로 이 사건 공사를 하도록 하거나 피고 G가 선택한 공법을 변경하도록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러므로 피고 F가 이 사건 공사비를 줄이기 위하여 안전망을 설치하지 않는 위험한 공법을 사용하도록 요구하거나 그러한 공법으로 변경하도록 함으로써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들의 위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역시 이유 없다.
피고 G에 대한 청구에 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위 기초 사실 및 앞서 본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 G는 망인을 일시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고, 이 사건 공사는 추락 위험이 있는 건물 옥상에서 부착된 유리를 떼어내었다가 다시 붙이는 작업으로 제거된 유리틀 아래에 있는 에이치 빔에 몸을 의지하여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추락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공사였으므로 피고 G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으로 그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추락방지를 위한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망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도록 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는 위 피고의 위와 같이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G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으로서도 작업 인부로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이 사건 공사현장과 같은 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추락 위험이 크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사고 당시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고, 안전고리가 제대로 걸려 있는지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작업 위치로 이동하는 등 안전사고예방을 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이 사건 손해배상액을 정함에 있어 참작하되, 망인이 피고 G의 인부로서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게 된 경위,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쌍방의 과실 내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 G의 책임은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손해배상의 범위
망인의 일실수입
인적사항 : 망인은 L 생 남자로서 사고 당시 47세 6개월 남짓이다. 여명 종료일은 2046. 6. 11.이다.
소득 : 망인이 유리시공 등의 일을 하며 일일 노임으로 150,000원씩을 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경험칙에 의하면 월 가동 일수는 22일로 봄이 타당하다.
생계비 : 수입의 1/3
계산 : 월 5/12%의 비율에 따른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망인의 가동 연한인 60세까지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54,571,460원이 된다.
장례비 : 300만 원(지출자 원고 A)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책임의 제한
피고 G의 책임 비율 : 80%
계산
망인의 재산상 손해 254,571,460원 × 80% = 203,657,168원
원고 A의 재산상 손해 300만 원(장례비) × 80% = 240만 원
위자료
참작한 사유 : 망인과 원고들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망인의 과실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결정 금액
망인 : 5,000만 원
원고 A : 500만 원
원고 B, C, D, E : 각 150만 원
상속관계
상속인 : 망인의 어머니인 원고 A
상속 대상 금액 : 합계 253,657,168원(= 망인의 재산상 손해 203,657,168원 + 망인의 위자료 5,000만 원)
소결론
따라서 피고 G는 원고 A에게 261,057,168원(= 망인의 손해 상속액 253,657,168원 + 장례비 240만 원 +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원고 B, C, D, E에게 각 150만 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3. 12. 12.부터 위 피고가 손해배상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5. 5.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피고 G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진(재판장) 이현주 김현정
각주1)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 제3항, 제4항은 2014. 3. 12.부터 시행되는 규정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3. 12. 12.에는 시행되고 있지 않았다. 이점에서도 피고 F가 위 산업안전보건법령상 부담하고 있는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