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는 E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는 F, G, H(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과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장·야간·휴일근로 등 각종 수당을 연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이에 따라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2010. 4.경부터는 야간근무 시 사전에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어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연봉계약과 별도로 수당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수당이 없다.
설령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수당이 있더라도, F, H의 경우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근거로, G의 경우 F의 진술을 근거로 각 시간외 근로시간을 산정하였는바, 피고인은 위와 같이 수당의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툴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제1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공소사실 중 근로자 F에 대한 수당 합계 "16,493,638원"을 "13,356,913원"으로, 근로자 G에 대한 수당 합계 "16,351,712원"을 "12,237,480원"으로, 근로자 H에 대한 수당 합계 "3,295,669원을 "1,052,486원"으로 각 감축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서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제1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판단한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미지급 수당의 존재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연봉계약이 포괄임금제로서 유효하다는 전제 하에 근로자들에게 위 계약에 따라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수당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아래와 같이 살펴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에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56조는 "사용자는 연장근로(같은 법 제53조·제59조 및 제69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와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과 통상임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의 규정 등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교육행정업무에 종사하는 자들로서 그 업무의 특성에 있어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는 점, 이에 비하여 이 사건 학교가 업무 특성과 관계없이 시간제 근무를 하는 근로자들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여 연봉에 각종 수당들을 포함하도록 한 것은 오로지 이 사건 학교의 일방적인 업무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학교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체결한 포괄임금계약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을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한하여 효력이 없고, 이 사건 학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은 연장·야간·휴일근로 등 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미지급 수당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학교의 교육행정업무 종사자로서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되어 있으나 통상 학교수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수업준비, 수강생 출석 점검, 교·강사 출강확인, 회의 참석, 각종 하달 업무 처리를, 오후 7시 이후부터는 수강생 중 결시자 및 지각자 확인 후 전산 집계, 담당 지도교수에게 명단 전달, 지도교수의 상담내용 교학처장에게 보고, 학부회의 참석 등을 수행하였다.
이 사건 학교는 1년 마다 정규직 직원들과 연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연봉계약서에서는 근로시간에 관하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하며, 토요일은 무급 휴무일로 한다. 근로자의 휴게시간은 정오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위 근로시간의 유동적 업무량을 고려하여 연장근로 월 52시간, 야간근로 월 18시간, 휴일근로 월 16시간 분을 O/T(over time) 연봉으로 하되, 이 사건 학교의 승인을 얻은 소정의 근로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또한 위 연봉계약서에서는 연봉계약금액을 1/12로 나눈 금액을 매월 지급하는 연봉월할액으로 하고, 다만 연봉월할액 지급내역을 기본연봉,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정액급식비, 교통보조비로 나누어 기재하였다.
한편, 이 사건 학교의 2009. 8. 5.자 취업규칙에는 근로시간에 관하여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무급휴무일로 한다. 1일의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임금에 관하여는 '기본급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출퇴근을 하였고, 지각을 하면 월급에서 차감당하였다. 이 사건 학교는 2009년경까지는 지문인식기를 설치하였으나 이후에는 2010년경부터는 출퇴근부에 자필로 출퇴근시간을 적고 서명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가 그 이후 출퇴근부를 회사에서 제거하였다.
피고인의 고의 유무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학교가 제시하는 포괄임금제는 일반 근로자들의 각종 수당을 구체적으로 책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학교의 편의를 위해서 마련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와 같은 포괄임금제가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하거나 의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위 학교의 일방적인 편의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면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됨을 피고인 역시 미필적으로 알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시간외 근무에 대한 별도의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고, 시간외 근무에 대한 사전·사후 승인내역을 비교적 형식적으로 관리하여 온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업무태양도 임의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정형화된 업무로 보이는 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시간외 근로를 교통카드 내역 등을 근거로 산정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각종 수당 등 지급의무를 다툴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항소심에서 지연손해금을 산정하면서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는 항소심에서 이 사건 학교의 소멸시효 항변이 받아들여져 제1심의 인용금액보다 적은 금액이 인용되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설시가 이루어진 것인 점, 위 민사소송 항소심의 인용금액에 따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고의를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