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26. 선고 2016가합282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금융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의 여신관리부 소속 직원이다.

나.

피고는 2016. 1. 29.경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B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라 한다)의 지부위원장인 C의 동의하에 임금피크제운용세칙(이하 '이 사건 세칙'이라 한다)을 별지 임금피크제 운용세칙 개정 대비표 기재와 같이 개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세칙 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C은 2016. 1. 10. 이미 지부위원장 임기가 만료되었고,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를 대표하여 이 사건 세칙 개정에 동의할 권한이 없었다. 따라서 이 사건 세칙 개정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동의가 없었으므로, 무효이다.

3.

판단

가.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고, 취업규칙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느냐의 여부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느냐 여부는 그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하면 되는 것이지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서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참조).

나.

먼저 이 사건 세칙 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1)

근로기준법 제93조 제2호, 제4호는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임금의 산정기간 지급시기 및 승급(昇給)에 관한 사항' 및 '퇴직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세칙은 피고의 직원들에게 적용될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임금피크제란 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하여 업무의 효율성은 떨어지는 반면 연공서열식 호봉제에 따른 고임금으로 인하여 회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인사적체가 심화되거나 또는 당해 근로자가 회사에서 정한 정년까지 근무하지 못하고 명예퇴직하는 것이 관행화되는 폐단이 있어 일정 연령에 도달한 이후 임금을 점진적으로 감액하여 나가는 대신 그 기간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서 임금의 결정 및 퇴직에 관한 사항이므로, 이 사건 세칙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2)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세칙 개정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을 관리자 직급에서 전체 일반직원으로 확대하면서 임금피크제 실시 1년차(만 55세)의 급여 지급률을 기준연봉(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1년간의 총연봉) 대비 70%에서 80%로 인상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한편,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세칙 개정과 더불어 종전에 만 58세로 규정되어 있던 취업규정상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고 직원퇴직금 지급요령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 편입 발령일로부터 1년 이내에 퇴직하는 경우 지급하는 특별퇴직금을 잔여급여합계액의 90%에서 100%로 인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정년 연장은 취업규칙의 개정에 따른 효과가 아니라 피고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및 부칙 제1호<1>에 따라 2016. 1. 1.부터 직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의무를 부담한 데 따른 결과일 뿐이고, 이 사건 세칙 개정에 따라 피고의 일반직원으로서는 55세부터 정년 도래 시까지 지급받는 임금의 총액이 기준연봉의 260%(1년차 80% + 2년차 60% + 3, 4, 5년차 각 40%)가 되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는 경우의 임금 총액(55세 이후 정년 도래 시까지 아무런 승급이 없더라도 기준연봉의 500% 상당액을 지급받게 된다)보다 감액되므로, 이 사건 세칙 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세칙 개정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동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본다.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06년경부터 이 사건 세칙을 제정하여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임금피크 기준연봉{기본연봉(기본급 + 목표인센티브 또는 지급된 인센티브 중 큰 금액) + D수당 + 중식대 + 직책수당 + 연차수당(연월차 휴가보전금 포함) + 사원연금}을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 지급률 및 적용기간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나)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2016. 1. 1.부터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소속 근로자에 대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되는 한편, 정년 연장에 따라 기업의 인력운영 부담이 가중될 경우 신규채용 여력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위 고령자고용법 개정 시 정년 60세 법제화와 동시에 노사 모두에 대하여 임금체계 개편의무가 부과되었다(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2>).

다)

이에 따라 국내의 상당수 기업들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특히 피고와 같이 타 업종 대비 노무비 비중이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높은 일반 은행권의 경우 대부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라)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을 위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와 협의를 진행하였다.

마)

2015. 1.경 작성된 '2014년도 4/4분기 정기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협의결과: 임금피크제 대상 확대와 관련하여 2015년 상반기 중 재협의키로 함'이라는 문언이 기재되어 있고, 2015. 7. 21.자로 작성된 '2015년도 1/4분기 정기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협의결과: 고령자고용법 등 정년 연장 관련법령 개정 시행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을 2016. 1. 1.부터 확대 시행키로 하고, 산별교섭(중앙위원회 포함) 협의결과 등을 감안하여 세부사항은 2015년 하반기 중 마련키로 함'이라는 문언이 기재되어 있으며, 위 각 회의록에는 피고의 대표자인 E,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당시 지부위원장인 C 및 부위원장들이 각 서명하였다.

바)

피고가 속한 사단법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가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015. 10. 22. 임금 등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별도합의서로 '정년연장(임금피크제)과 관련하여서는 2016년 산별교섭에서 최우선 안건으로 논의하며, 금번 교섭완료 후 산별노사 TF를 구성하여 논의한다. 단, 지부노사는 산별노사 TF 진행과 무관하게 동 건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합의하였다.

사)

한편, 주식회사 F는 2014. 7.경부터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구)B과 (구)G의 합병을 추진하였고, 위 양 은행의 노동조합은 모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의 지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추후 양 은행에 있는 노동조합들 역시 하나로 통합되어 운용될 가능성과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운영규정 제42조 제1항 및 제2항<3>에 대하여 부칙 제6조로 "본 규정 제42조(임기)에서 정한 바에도 불구하고 은행합병에 따른 지부 임역원의 임기는 2016년 말까지로 한다"는 조항을 추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위원장 C의 원래 임기인 2016. 1. 10.을 2016. 12. 31.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을 하기로 하였고, 2014. 11. 20. 위 지부운영규정 개정에 대한 대의원 찬반투표를 거쳤는데, 총 투표수 421표 중 찬성 406표, 반대 14표, 무효 1표로 96.4%의 찬성률로 위 개정안이 가결되었다. 또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2014. 11. 27. 위 지부운영규정 개정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찬반투표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총 투표인수 6,462명(투표대상 조합원수 6,887명) 중 찬성 5,555명, 반대 879명, 무효 28명으로 86%의 찬성률로 위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 사이의 2015. 7. 21. 임금피크제 확대시행에 대한 합의 이후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와 지급률 등 세부사항에 대하여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6. 1. 29.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와 지급률 및 특별퇴직금을 기존보다 상향하는 내용으로 합의한 후 C의 동의하에 이 사건 세칙을 개정하였다.

자)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2016. 3. 28. 지부위원장 선거를 실시하였고, 2016. 3. 30. 개표 결과 총 투표인수 5,962명(총선거인수 6,353명) 중 득표수 3,039명, 51%의 득표율로 C이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29대 지부위원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2016. 4. 4. 이 사건 세칙 개정이 유효함을 재확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0,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9, 13, 14호증, 을 제1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세칙 개정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서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2015. 7. 21.자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2016. 1. 1.부터 전체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해당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규정이나 '고령자고용법 등 정년 연장 관련법령 시행에 따라'와 같은 2015. 7. 21.자 노사협의회 회의록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 사이에 2015. 7. 21. 정년 연장의 대상이 되는 직원 전체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를 확대 적용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다만, 2015. 7. 21.자 노사협의회 회의록의 문언에 의하면 '세부사항'은 확정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피고는 그 무렵 이미 관리자 직급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었으므로, 2015. 7. 21.자 노사협의회 회의록을 작성할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의사는, 피고가 현재 시행 중인 임금피크제의 내용보다 근로자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임금피크제를 일반직원들에게 확대 시행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확대 시행에 동의하겠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세칙을 개정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고임금에 따른 급격한 임금조정을 완화하기 위해 기존 정년(만 58세) 이전 시점을 피크연령(만 55세)으로 하여 임금을 단계적으로 조정하였고,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에 대하여는 기본적으로 후선역 등 업무의 내용을 조정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별지 임금피크제 운용세칙 개정 대비표 기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총 연봉 항목을 추가하고, 지급률 또한 260%로 인상하였다. 또한, 피고는 직원퇴직금 지급요령(을 제15호증의 2)을 개정하여 임금피크 특별퇴직금 지급률을 기존 잔여급여 합계액의 90% 등에서 잔여급여 합계액의 100% 등으로 상향조정하였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세칙의 개정 내용 중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제3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종전 대비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었거나 별다른 유·불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산별교섭 과정에서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시행 내용에 관한 별다른 제한이 부과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2016. 1. 29. 개정된 이 사건 세칙의 내용은 2015. 7. 21.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가 동의한 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다.

④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위원장 C의 임기가 만료된 2016. 1. 11.까지도 일반직원들에게 확대 시행할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정하여지지 않은 것은 원고의 주장과 같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종전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조건 하에서 임금피크제를 일반직원 전체에 대하여 확대 시행하기로 하는 기존의 동의도 무효로 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위원장 C의 임기 중 1년여에 걸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 사이에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에 관한 협의가 진행되었고, 2015. 7. 21.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진 점, 이 사건 세칙 개정은 이미 합의된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에 따른 세부사항을 정한 것이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제3조를 제외한 나머지 내용이 종전 대비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지부위원장의 임기 연장에 관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지부운영규정 개정안이 조합원 총회에서 86%의 찬성률로 통과되었고, 이후 실시된 지부위원장 선거에서도 C이 다시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의 지부위원장으로 당선된 점, 이후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이 사건 세칙 개정이 유효함을 재확인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지부위원장의 임기 연장에 관한 지부운영규정 개정이 무효인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는 2016. 1. 29.경 C을 통하여 피고의 이 사건 세칙 개정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이상률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