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4. 14. 선고 2016고정343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면소.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종로구 B건물 435호에 있는 C(주)의 실제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인력 송출업을 경영하였던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사업장 소속으로 나이지리아 현대중공업 건설현장에 파견되어 2006. 4. 4.부터 2007. 4. 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D의 금품 4,771,180원을 비롯하여 별지기재 내역과 같이 퇴직근로자 총 12명의 금품합계 45,094,07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살피건대, 위 공소사실 중 근로자 E, F, G에 관한 각 죄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이고,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각 죄는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그 각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는 위 각 근로자들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된 날을 기점으로 구 형사소송법(2007. 12. 21. 법률 제87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9조 제1항 제5호가 정한 3년의 공소시효기간이 지나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나.

한편,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범인이 우리나라의 사법권이 실질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국외에 체류한 것이 도피의 수단으로 이용된 경우에 체류기간 동안은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것을 저지하여 범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여 형벌권을 적정하게 실현하고자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위 규정이 정한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는 범인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범인이 국외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서 체류를 계속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5도5916 판결 참조).

한편 여기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은 국외 체류의 유일한 목적으로 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 체류 목적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고, 범인이 국외에 있는 것이 형사처분을 면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해당 범죄의 공소시효의 기간, 범인이 귀국할 수 없는 사정이 초래된 경위, 그러한 사정이 존속한 기간이 해당 범죄의 공소시효의 기간과 비교하여 도피 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에 충분할 만큼 연속적인 장기의 기간인지, 피고인의 생활근거지가 어느 곳인지 등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도8462 판결 등 참조).

다.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04.경부터 나이지리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2007. 1. 17.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출국한 다음부터 2010. 5. 16.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까지 계속하여 나이지리아에서 체류하였던 점, ② 이후 피고인은 2010. 6. 3. 나이지리아로 재차 출국하였고, 2011. 9. 27. 한국으로 입국한 이후에서야 자신이 근로자들로부터 서울지방노동청에 진정 당한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은 현재에도 나이지리아에서 가구공장과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고, 피고인의 큰 딸 역시 나이지리아인과 결혼하여 나이지리아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에 별다른 재산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범행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나이지리아를 생활근거지로 삼고 있던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에 관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 체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라.

그렇다면 피고인이 나이지리아에서 체류한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공소시효가 완성된 이후에 제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판사 박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