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11. 선고 2016노1470 판결

주문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K과 함께 주식회사 G(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공동 운영, 관리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운영하는 H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소속 근로자 I의 임금이 체불된 데 관하여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의 죄책을 진다. 이와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실제 경영자라고 볼 수 없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사실을 오인하였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임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는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임금 등의 지급 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55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3년 6월부터 2014년 2월까지 합계 약 13억 원을 이 사건 회사에 투자하였고, 2014년 5월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여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대표이사 K의 경영 상황을 관리, 감독하다가, 2015. 2. 23.경 스스로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임을 자처하면서 전면에 나서 이 사건 학원의 처분 등을 결정하고 대표이사 K의 사임을 지시하였는바, 늦어도 2015. 2. 23. 무렵부터는 피고인이 대표이사 K과 함께 이 사건 회사를 공동 경영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후 2015. 3. 23. 대표이사 K이 사임함으로써 단독으로 이 사건 회사의 경영책임을 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 I의 퇴직일인 2015. 3. 2.부터 14일이 경과한 2015. 3. 17. 당시 근로자 I의 체불임금 등 지급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진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인 사업경영담당자에 해당하므로, 근로자 I의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죄책을 진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은 1심에서 2013년 6월부터 2014년 2월까지 합계 13억 원을 이 사건 회사(학원업, 패션 관련 도·소매업, 이벤트 기획 및 행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에 지급하였는데, 2013년 7월경 이 사건 회사에 4억 3,500만 원을 지급할 무렵 이 사건 회사의 51% 주주가 되었다고 진술하였다[한편, 나머지 49% 주주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이고, 피고인이 제출한 주식변동상황명세서(증 제11호증)에도 동일한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②

피고인은 2013. 7. 9.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었고, 2014년 5월부터 이 사건 회사에 매일 출근하여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매일 일일결산보고서[결재 순서는 담당자-대표이사(K)-이사(피고인)로 되어 있다]의 '이사' 결재란에 서명하는 등으로 대표이사 K의 회사 운영상황을 사후적으로 관리, 감독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4년 5월 무렵 '이사장' 명패를 사용하다가 이후 'Chairman'으로 그 명패의 직함을 바꾸어 사용하였고, 국내 또는 외국 연예인 등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업무협약을 맺는 경우 해당 연예인과 함께 협정서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대표이사 K과 직원 L는 피고인을 '이사장'이라고 호칭하였고, 다른 직원 등은 피고인을 '이사', '사장' 등 다양한 명칭으로 호칭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였으나 학원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관하여 잘 알지 못하여 경영 전반에 관한 결정 권한을 기존의 대표이사 K에게 위임하되, K 등 이 사건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다수 지분권자로서 일응의 대우를 받고, 사후적으로나마 이 사건 회사의 경영을 통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이후 피고인은 이 사건 학원을 설립하여 학점은행제 허가를 받으면 많은 수강생을 모집할 수 있다는 대표이사 K의 제안에 따라 이 사건 회사에 3억 6,500만 원을 추가 투자하였고, 이에 따라 K은 2014. 5. 21. 이 사건 학원 건물(M 소재 상가건물)을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차임 월 1,650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고(수사기록 71쪽), 관련 교육청에 학점은행제 허가 신청을 하는 한편, 2014. 11. 14. B에게 이 사건 학원 운영을 위탁하였다(수사기록 105쪽). 그러나 관련 교육청은 2014. 1. 22. 이 사건 학원에 관한 학점은행제 허가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인은 K과 함께 이 사건 학원을 처분하여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피고인의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방안을 논의하였다(수사기록 83쪽).

④

한편, 이 사건 학원 건물 차임 지급이 연체되자, 건물 임대인은 제소 전 화해조서를 집행권원으로 한 부동산인도 강제집행을 신청하였고, 이에 집행관은 2015. 2. 23.경 이 사건 회사 측에 2015. 3. 2.까지 이 사건 학원 건물을 자진 인도할 것을 요청하는 취지의 부동산인도 강제집행 예고서를 발송하였다. 피고인은 그 무렵 이 사건 학원원장인 B에게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51%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사주이고, K은 형식적 대표이사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이 사건 회사의 실질 경영자임을 자처하면서[1심 증인 B의 법정진술(공판기록 139, 148쪽) 참조, 한편, 1심 공동피고인 B이 제출한 2015. 2. 24.자 통고서(공판기록 57쪽)에도 B은 피고인을 이 사건 회사의 사실적 대표이사로 표시하고 있다], B에 대하여 학원 영업을 중지하고 해당 건물을 인도할 것을 독촉하였다(수사기록 84쪽). 피고인 역시 이에 관하여 1심에서 '2015년 2월경 B에게 피고인이 사실상 대표자이고, K은 형식적 대표에 불과하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 건물 임대보증금이라도 회수하려 하였으나 B이 건물 점유를 계속하는 상황이었고, K에게 위 건물 인도를 독촉하자 피고인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고 하여 직접 B을 만나 건물 인도를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72쪽). 한편, K은 항소심에서 '2015년 2월 학점은행제 불허가에 관한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는데 피고인이 법인을 청산해야겠다면서 대표이사를 사임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결국 2015. 3. 23. 사임하게 되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위 ③, ④항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실질 경영자임을 자처하면서 이 사건 학원의 운영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하여 대표이사 K과 함께 이 사건 학원의 운영 문제나 학원 건물의 인도 여부 등에 관한 방침을 정하고, 나아가 대표이사 K에게 사임을 요구하기도 하는 등 적어도 2015. 2. 23. 무렵 이 사건 회사의 사업 경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적어도 대표이사 K과 공동으로 경영권을 행사하였고, K도 피고인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웠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⑥

피고인과 K 사이에 2015. 3. 초순경 이루어진 대화 녹취록(항소심 추가증거 66~72쪽)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K에게 이 사건 학원 등을 청산하겠다면서 K에게 우선 대표이사를 사임할 것을 요구하고, 이 사건 학원 수강생들의 환불 또는 수강장소 이전 문제, 직원들의 급여 문제 등을 논의하는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후 K은 2015. 3. 23. 피고인의 요구대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직을 사임하였고, 유일한 이사인 피고인이 상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법률상 대표하게 되었는데, 피고인은 2015. 4. 1. B과 사이에 이 사건 학원을 이 사건 회사가 운영하는 다른 학원인 N 학원 건물로 이전하기로 합의하고, 퇴직한 직원들의 급여 정산 문제 등에 관하여 협의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