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노366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B을 징역 1년에 처한다.

피고인 A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B

피고인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A

1)

사실오인

피고인은 E병원을 인수하여 피고인의 책임 하에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B은 경리이사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B에게 고용된 것이 아님에도, 피고인에 대한 의료법위반 및 사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 원,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1)

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피고인 A은 E병원에서 의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경영회의에 참석하였으며 근로자들의 월급을 지급하는 등 경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였으므로, 사용자로서의 임금지급책임을 지는 '사업경영담당자'의 지위에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위 각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B에 대한 직권판단

가.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이하 '이 사건 특례 규정'이라 한다) 본문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그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다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이 사건 재심 규정'이라 한다)에 따라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특례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유죄를 선고하여 확정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항소권회복을 청구하여 인용된 경우에, 그 사유 중에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항소심으로서는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그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도8243 판결 등 참조).

다.

기록에 의하면, ① 원심법원은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어 이 사건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위 사건에 대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2017. 9. 14.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② 피고인은 2017. 9. 29. 상소권회복청구를 하면서 소환장 등을 송달받지 못하여 재판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사실, ③ 이에 상소권회복청구를 담당한 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2017. 11. 22. 상소권회복결정(이 법원 2017초기2678호)을 하여 그 무렵 위 결정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1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에는 귀책사유가 없어 이 사건 재심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피고인 A에 관한 부분에 대한 판단

가.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5조가 정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고, 여기에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 밖에 달리 항소심에서 추가로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점들을 뒷받침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된 바도 없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의료법위반, 사기의 점은 그 공소사실에 적시된 바와 같이 "B이 피고인을 명목상 병원장으로 고용"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피고인이 E병원의 사용자라는 공소사실과는 기본적으로 모순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②

피고인을 사업경영담당자라고 하려면 피고인이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포괄적 위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업전부를 경영하였다는 것은 피고인에 대한 의료법위반 및 사기의 점과 양립하기 어렵고, 일부에 대한 포괄적 위임이 있었는지 보더라도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부에 대한 위임을 받았는지조차 특정하기 어렵다. 검사가 피고인이 경영에 관여한 근거로 제시하는 여러 사정들은 대체로 피고인이 명목상 병원장의 역할을 맡은 데 따른 외관으로 볼 여지가 크고, 피고인이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위임을 받은 근거로 보기에는 부족하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이 B에게 고용되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고, 여기에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B은 자신이 E병원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는 점을 모두 자백하고 있다. 피고인이 먼저 나서서 자신이 사용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B으로서는 피고인의 주장에 동조하여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아무런 형사책임을 지지 않을 수도 있다(더욱이 B에 대해서는 원심에서 이미 실형이 선고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B이 굳이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허위자백하여 형사처벌을 감수할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B의 자백은 신빙성이 크다.

②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피고인에 대한 급여가 책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E병원에서 실제 받은 급여가 일반 봉직의들의 급여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이 실제 운영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병원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직원의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였을 때, B은 사재를 들여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 하도록 한 반면 피고인은 병원의 돈을 받아갔다는 점에서 피고인과 B의 지위와 역할이 뚜렷이 구분된다.

③

병원의 결재선을 보더라도 피고인 위에 이사장으로 B이 있었고, 피고인이 결재한 것을 B이 반려한 사례도 확인된다.

④

피고인은 병원의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병원 인수대금을 부담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인수한 채무의 내역조차 B이 관리하여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고, 실제로 채무를 인수하기 위한 채무자들의 승낙을 얻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거나, 인수한 채무를 피고인이 변제하였다는 등의 자료도 확인되지 않는다. 더욱이 피고인은 B의 주도로 이 사건 병원의 경영권을 채무인수 조건으로 BL에게 다시 양도하였다는 것인데, 이러한 사정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실제로 채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기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각 양형부당 주장

검사와 피고인의 주장을 함께 본다.

항소심에 이르러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이 각각 유·무죄로 판단한 부분의 변화도 없다. 원심이 상세히 설시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여러 정상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합리적인 양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 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은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 B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주문에서 따로 기각하지는 아니한다). 피고인 A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각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