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을 판시 2018고단2418 사건의 죄에 대하여 징역 3월에, 나머지 판시 각 죄에 대하여 징역 5년에 각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상습강제추행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제1원심판결 [별지1209] 범죄일람표 1의 연번 9 내지 13, 19, 20 및 [별지1209] 범죄일람표 2의 연번 13 내지 21의 각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다른 행위들은 장난으로 생각한 행동으로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각 형(제1원심판결: 2018고단2418 사건의 죄 징역 3월, 나머지 판시 각 죄 징역 3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명령, 제2원심판결: 징역 2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 제23조(이하 ‘특례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특례가 인정되어,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특례 규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피고인 등이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재심 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특례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유죄를 선고하여 확정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항소권회복을 청구하여 인용된 경우에, 사유 중에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항소심으로서는 재심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도8243 판결 등 참조).
제2원심 사건 기록에 의하면, 제2원심은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은 2022. 7. 21. 형식적으로 확정된 제2원심판결에 대하여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으며, 이에 제2원심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2022. 8. 12. 상소권회복결정을 하여 위 결정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제2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소송촉진법 제23조의2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항소심인 이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에게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하므로, 제2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인이 제1, 2원심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이 법원은 위 항소사건들을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들의 각 죄(제1원심판결 중 2018고단2418호 부분 제외)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원심판결 중 2018고단2418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원심판결들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피고인은 ① 2013. 7. 4.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2013. 7. 12. 그 판결이 확정되었고, ② 2014. 9. 4.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8월을 선고받고, 2014. 9. 11.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의 2018고단2418호 사건 횡령죄와 위 각 판결이 확정된 범죄들은 모두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위 판결이 확정된 각 죄들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이 사건 범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209 판결 참조), 원심은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의 ①전과를 간과한 채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는바, 원심판결 중 2018고단2418호 사건에 관한 부분은 이 점에 있어서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증거들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제1원심판결 [별지1209] 범죄일람표 1의 연번 9 내지 13, 19, 20 및 제1원심판결 [별지1209] 범죄일람표 2의 연번 13 내지 21 각 기재와 같은 추행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도770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 W, Z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사실과 관련하여 추행을 당한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특히 피해자 Z는 원심 법정에서 업무 수첩에 “∨”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추행당한 일시를 기재해 놓았었고, 이를 기초로 피해사실을 수사기관에 메모하여 제출하였다고 하였는바 그 피해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
AT는 피고인이 2017. 5.경부터 6.경까지 AX 흡연장에서 피해자 W의 성기를 만지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하였고, 피해자들은 AZ에서 서로 상대방의 피해사실을 목격하였다고 하였는바, 이러한 목격진술들이 피해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성기를 주물러 만진 행위는 성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위를 만진 것으로 피해자들이 충분히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행위를 하여 거부의사를 명시적으로 받기도 하고, 피해자들 역시 몸을 뒤로 빼는 등의 거부행위를 하였던바, 피해자들이 당시 근무하던 회사의 사장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만류하거나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수차례 성기를 주물러 만진 행위가 장난에 불과하고, 피고인에게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들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