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1. 19. 선고 2018가합591141 판결

직권면직무효확인 등

판결요지

1.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 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피고의 인사규정은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이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채용에 관한 일체의 행위를 통틀어 지칭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이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하였다면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지원자가 그러한 부정행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원자가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선발된 자로 평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E이 원고들의 부친들을 포함하는 10명으로부터 원고들을 포함하는 12명의 채용청탁 대가로 돈을 송금받아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 및 H 등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하여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F은 E에게 원고 A의 채용청탁 명목으로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시인한 사실, G은 E에게 2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시인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부친들이 E에게 원고들의 채용청탁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들 부친들의 E에 대한 채용청탁 행위와 원고들의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의 채용과정에 부정한 방법이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8가합591141 직권면직무효확인 등

* 원 고 : 1. A, 2. B

* 피 고 : 주식회사 C

* 변론종결 : 2020.08.20.

* 판결선고 : 2020.11.19.

주문

1.피고가 2018.9.22. 원고들에게 한 각 직권면직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2018.9.23.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3,240,212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원고 B에게 92,967,976원 및 2020.7.23.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344,29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D를 운행하며 철도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피고는 2018.2.경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고, 2019.2.경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되었다.

나.

원고 A은 2016.8.29. 개통준비 7단계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피고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역무원으로 근무한 자이고, 원고 B은 2016.5.9. 개통준비 6단계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 피고에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객실장으로 근무한 자이다.

다.

피고는 2018.9.20. 원고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은 부친들이 채용청탁 명목으로 피고의 전 노조위원장 E에게 돈을 송금하여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었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제1항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인 “채용결격 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직권면직을 의결하였고, 2018.9.22. 원고들에 대하여 위 직권면직 의결 결과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직권면직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권면직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1)

원고 A의 부친 F은 원고 A의 채용청탁 명목이 아니라 원고 A이 피고의 공개채용에 최종 합격하여 기분이 좋아 E 등 조합 임원들의 술자리 술값 명목으로 E에게 100만 원을 송금하였고, 원고 B의 부친 G은 원고 B의 채용청탁 명목이 아니라 노동조합운영기금 명목으로 E에게 각 100만 원씩 2차례 총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

2)

원고들의 부친들이 E에게 채용청탁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였다고 하더라도, E은 채용업무 담당자인 영업본부장 H이나 인사팀장 I에게 원고들의 채용을 청탁한 사실이 없고, H이나 I이 합격자 순위 조작 등 부정한 방법으로 원고들이 채용되도록 한 사실 도 없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제1항제6호는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여 그 문언상 부정한 방법과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를 요구하고 있는바, 부친들의 채용청탁 행위와 원고들의 채용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원고들은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은 부친들의 채용청탁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고, 부친들의 채용청탁 사실을 알지 못했다.

4)

원고들이 채용된 2016년경 당시에는 피고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피고에게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

이 사건 직권면직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적법하다.

1)

부정행위는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고,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지원자 역시 부정행위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의 부친들이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 그 자체만으로 원고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된 때’에 해당하여 직권면직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2)

E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H과 I은 업무방해죄로 각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점, E은 H과 친분이 있어 E에게 청탁하면 H을 통해 채용될 수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었던 점, I은 합격자 발표 전 E이 합격 여부를 물어본 사람들에 대해 서류전형결과표 등에 ‘위’라는 표시를 해두었는데 이는 E과 인사권자 사이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모들의 E에 대한 채용청탁 행위는 원고들의 채용결과에 영향을 미쳤 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피고는 공공기관으로서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친 원고들의 채용과 관련된 일련의 사정으로 인하여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직권면직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규정

*****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

◎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직권면직)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직권면직 시킬 수 있다.

6.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

②

제1항제3호, 제6호, 제6호의2, 제7호, 제8호, 제9호의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제59조 (징계대상)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징계대상이 된다.

1.

부정 및 허위 등의 방법으로 채용된 자

*****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5 내지 18, 20 내지 31호 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들의 공개채용

가)

피고는 ‘개통준비 6단계 공개채용’을 실시하기 위해 2016.3.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공개채용 계획을 의결하고, 2016.3.11. 이 사건 공개채용을 공고하였는데, 위 공개채용 계획에 따르면 당초 채용요청인원은 총 188명이었고 그 중 역무원 신입직 분야 인원은 70명이었으나, 최종 합격자는 총 64명, 그 중 역무원 인원은 27명으로 결정되었다.

나)

피고는 2016.7.13. ‘개통준비 7단계 공개채용’을 통해 객실장 경력직 10명 등 총 107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피고의 홈페이지에 공고하였다(이하 개통준비 6단계 및 7단계 공개채용을 통틀어 ‘이 사건 공개채용’이라 한다).

다)

원고들은 위 채용공고에 따라 피고에 각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고,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등을 통해 아래와 같이 피고에 각 입사하였다. <표 생략>

2)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 실시

가)

국토교통부는 2017.11.~12. 피고 등의 채용절차에 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였고, 2018.1.12. ‘피고의 직원 4명에 대하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피고에게 직원 9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점검 결과를 발표하였다.

나)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정부 관계부처들은 2018.1.29.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을 합동 발표하였는데, 그 중 ‘부정합격자 퇴출’ 항목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표 생략>

3)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등

가)

E은 2018.6.26. 아래와 같이 ‘2015.12.22.부터 2016.9.5.까지 원고 A의 부친 F, 원고 B의 부친 G을 포함하는 청탁자 10명으로부터 원고들을 포함하는 12명의 채용과 관련하여 16회에 걸쳐 합계 66,300,000원을 송금받음으로써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표 생략>

나)

피고는 2018.6.5. 서울특별시 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원고들이 포함된 부정채용 대상자 명단을 통보받았고, 2018.8.20. 원고들을 직위해제하였다.

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8.12.20.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위 법원 2018고단3906). 위 판결문에는 원고들 부친들의 채용청탁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E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9.4.5. 항소를 기각하였고(같은 법원 2019노145), 위 판결은 E이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그 무렵 확정되었다.

*****

2.

피고인은 취업 알선의 대가로 금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하여

자.

F 관련 부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은 i) 경찰 제2회 조사 시 “2016.8.25.경 저녁때 피고인이 아들 A의 합격 소식을 알리며 부탁을 해 둔 사람들과 먹을 술값을 요구하여 다음 날 아침 일찍 폰뱅킹으로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1권 5018쪽), ii) 검찰 조사 시에도 “2016.8.25. 저녁 즈음에 피고인이 전화하여 ‘A이 합격을 하였으니 얘기했던 사람들과 밥도 먹고 술 한 잔하게 돈을 좀 보내 달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제가 ‘얼마를 보내면 되겠냐’고 묻자, ‘100만 원을 보내 달라’고 하였다. 정확히 누구라고 특정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A의 채용을 위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했다는 뜻으로 알아들었다”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16권 7441쪽), ② F은 경찰 조사 전날인 2018.3.28. M, N과 함께 평촌에서 피고인을 만나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하기로 말을 맞추었는데, M과 N가 경찰 조사 시 자녀들의 채용 청탁 명목으로 피고인에게 돈 준 사실을 모두 시인하였다는 것을 알고 경찰 제2회 조사 시 위와 같이 채용 관련해서 돈을 준 것이라고 진술하였던 점, ③ A은 C의 정규직 역무원에 지원하였다가 떨어진 적이 있고, ‘개통준비 7단계 공개채용’ 절차에서 계약직으로 합격되었는데, F은 A이 지원서를 접수한 2~3일 뒤에 C 본사 10층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 가서 피고인에게 A이 계약직에 지원하였다고 말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조합 간부들과 회식을 하러가던 중 F의 아들이 합격하였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한 턱 쏘라’고 전화하자 F이 회식비로 사용하라며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소위 ‘합격 턱’을 낸다면 자신이 참석한 자리에서 술값 등을 내는 것이 통상적이고, 100만 원은 순수한 ‘합격 턱’으로 보기에는 금액이 큰 바, 피고인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의 취업 알선 대가로 F으로부터 100만 원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

G 관련 부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G은 제2회 경찰 조사 시 아들에 대한 채용청탁 대가로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2회에 걸쳐 합계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11권 5361쪽 이하), ② 피고인은 검찰 조사 시 G이 송금한 200만 원에 대하여 채용청탁 대가로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던 점(증거기록 15권 7243~7244쪽, 16권 7602~7603쪽), ③ G이 피고인에게 100만 원을 송금한 2016.3.27.은 G의 아들 B이 지원한 C의 ‘개통준비 공개채용 6단계’ 2차 면접전형 기간(2016.3.30.~ 2016.4.4.) 직전이었고, 다시 100만 원을 송금한 2016.5.13.은 위 공개채용의 최종합격자 발표일인 2016.4.18. 이후로서 B은 위 공개채용에서 경력직 객실장으로 합격하고 2016.5.9.경 C에 입사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면접위원이던 C의 영업본부 수송처장 O에게 “B을 해줘”라고 부탁을 하였다가 거절당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B의 취업 알선 대가로 G으로부터 2회에 걸쳐 합계 200만 원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피고인이 취업자 선정에 관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없었으므로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9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한다고 함은 제3자가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을 소개 또는 알선하는 등 근로관계의 성립 또는 갱신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제3자가 다른 사람의 취업에 직접·간접으로 관여하여 근로자를 착취하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하는 위 규정의 입법취지와, 위 조항에 의하여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는 행위 중 허용되는 행위의 유형과 절차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있는 직업안정법 등의 관련 법률 조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위 조항의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는 행위, 즉 제3자가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을 소개 또는 알선하는 등 근로관계의 성립 또는 갱신에 영향을 주는 행위에는 취업을 원하는 사람에게 취업을 알선해 주기로 하면서 그 대가로 금품을 수령하는 정도의 행위도 포함된다고 볼 것이고, 반드시 근로관계 성립 또는 갱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구체적인 소개 또는 알선행위에까지 나아가야만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9.25. 선고 2006도7660 판결).

피고인이 C에 자신 또는 자녀의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을 알선해 주기로 하면서 그 대가로 금품을 수령하였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C의 인사 노무팀장이던 I은 최종 합격자 발표 전 피고인이 합격 여부를 물어 보는 사람들에 대한 서류전형결과표 등에 ‘위’(위원장의 약칭)라는 표시를 하여 놓았던 점, ② 피고인은 한국철도공사에 근무할 당시 P지역본부 노조지부장을 하였는데, 당시 H은 한국철도공사 본사 Q장으로서, 피고인과 H은 노사협상의 상대방이었고, 철도대학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여 피고인과 H은 친분이 있었고, “피고인이 2012.3.23.경 H에게 ‘사무소와 관련된 일을 잘 봐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하면서 50만 원을 주었다”는 사실로 피고인과 H이 2013.5.경 징계처분을 받기도 하였던 점, ③ 위와 같이 피고인과 H이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한국철도공사 출신 직원들에게 알려져 있었고, 한국철도공사 출신 기장들 사이에서는 피고인에게 청탁을 하면 H을 통하여 C에 채용이 될 수 있다는 소문까지 퍼져 있었던 점, ④ H은 C의 영업본부장이자 상임이사로서 기장, 역무원, 객실장 채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피고인은 C의 노조위원장으로서 사측과 노사 실무협상, 임금협상 등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이 인정되는바, 위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라)

I은 2018.10.22., H은 2019.1.18. 피고의 공개채용 절차에 지원한 자들의 점수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특정인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게 하여 위계로써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죄의 공소사실로 각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단2399, 같은 법원 2018고단3211). 위 H과 I에 대한 판결문에 부정채용 대상자로 언급된 사람들 중에 원고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6.27. E이 H 등과 공모하여 위계로써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

○

피의자가 C의 노조위원장으로서 B, R, S. T를 포함한 총 12명의 C 채용대상자의 채용에 관 한 청탁을 받고 합계 66,300,000원을 수령한 점, 위와 같이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으로 구속기소되어 2018.12.20. 징역 2년을 선고받고 2019.4.5. 유죄 확정되어 수형 중인 점은 각 인정된다.

○

피의자는 위 대상자들의 채용에 관한 청탁을 받고 일부 금품을 수령한 사실은 있으나 본부의 간부나 인사 담당자에게 위 사람들에 대한 채용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다.

○

피의자에게 채용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교부하였던 사람들은 대체로 피의자가 영업본부장인 H과 친분관계가 있어 H에게 채용에 관한 청탁을 하여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금품을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H은 E으로부터 채용에 관한 청탁을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B, R의 채용과 관련된 H의 업무방해 사건에서 피의자가 H에게 B, R의 채용을 청탁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해 H을 혐의없음 처분하였고, 유사한 이유로 B, R의 채용과 관련된 H의 업무방해 공소사실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실, 피의자가 C의 직원 채용과 관련하여 업무를 처리하거나 업무 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아니하였던 점 등을 감안하면 피의자가 채용과 관련한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것만으로 업무방해의 공모 혐의를 그대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

*****

다.

판단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그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그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3.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이고, 위와 같이 취업규칙 등에 당연퇴직 사유로서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유를 규정한 경우 그 의미는 그 규정 취지나 다른 당연퇴직사유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10.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제1항제6호는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었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이란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채용에 관한 일체의 행위를 통틀어 지칭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이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하였다면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지원자가 그러한 부정행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원자가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선발된 자로 평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7.13. 선고 2006다23817 판결의 취지 등 참조).

나)

먼저 E이 원고들의 부친들을 포함하는 10명으로부터 원고들을 포함하는 12명의 채용청탁 대가로 돈을 송금받아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 및 H 등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하여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F은 2016.8.경 E에게 원고 A의 채용청탁 명목으로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시인한 사실, G은 E에게 2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시인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은 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부친들이 E에게 원고들의 채용청탁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사실은 인정된다.

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부친들의 E에 대한 채용청탁 행위와 원고들의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들의 채용과정에 부정한 방법이 개입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제1항제6호에서 정한 직권면직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①

피고의 인사규정 제54조제1항제6호는 “채용결격사유가 발견되거나 사기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된 사실이 발견되었을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의 문언상 부정한 방법과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요구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부모들의 채용청탁 사실만으로 직권면직 사유가 인정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위 인사규정 조항의 문언해석에 반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②

E은 노조위원장으로서 직원 채용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고, 채용업무를 담당한 H 등과 공모하여 원고들을 포함하는 12명의 채용과 관련하여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하여서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E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원고들의 부모들로부터 채용청탁을 받고 돈을 수령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의 간부나 인사담당자에게 원고들의 채용을 청탁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H도 E으로부터 채용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결국 E은 업무방해죄로는 기소되지 않고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는 근로기준법 위반죄로만 기소되었다.

③

인사팀장 I과 영업본부장 H은 피고의 공개채용 절차에 지원한 자들의 점수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특정인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게 하여 위계로써 피고의 채용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업무방해죄의 범죄사실로 각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데, 위 업무방해죄의 범죄사실에 원고들의 채용 관련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달리 H이나 I이 원고들의 채용과 관련하여 점수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절차를 진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④

I은 관련 소송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E이 특정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물어본 사실은 있으나, 불합격된 자를 합격시켜 달라거나 특정 지원자를 반드시 합격시켜 달라고 청탁한 사실은 없다. E이 특정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물어본 시점은 합격자가 이미 결정된 이후로서 합격자 발표 직전이었다. E이 합격 여부를 물어본 사람에 대해서는 지원자 명부에 노조위원장을 뜻하는 의미로 “위”라고 표기해 두었는데, “위”라고 표기된 지원자들 중에는 불합격자도 많았다’라고 증언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I이 E으로부터 합격 여부를 질문 받은 지원자들에 대하여 “위”라는 표시를 해두었다는 사정만으로는 E과 인사담당자 사이에 유착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⑤

피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고들 부친들이 E에게 원고들 관련 채용청탁을 하였더라도 채용청탁이 채용담당자에게 전달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친들의 채용청탁행위와 원고들의 채용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위법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직권면직 무효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인정된다.

4.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2.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권면직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계속 근무하였다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직권면직 전까지 임금으로, 원고 A은 매월 평균 3,240,212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을, 원고 B은 매월 평균 4,344,298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9, 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 된다.

3)

한편, 갑 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B은 직권면직 기간 중 주식회사 X에 취업하여 임금으로 2020.4.분 1,653,978원, 2020.5.분 1,671,645원을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각 임금이 원고 B과 피고 사이의 위 월 평균임금의 30%에 해당하는 1,303,289원(= 4,344,298원 × 30%)을 초과함은 계산한 분명하므로, 2020.4. 및 2020.5.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제46조제1항의 취지에 따라 위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간수입으로 공제하고, 70%에 해당하는 3,041,008원(= 4,344,298원 × 70%)을 미지급 임금으로 인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 다음날인 2018.9.23.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3,240,212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B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 다음날인 2018.9.23.부터 이 사건 변론 종결일에 가까운 2020.7.22.까지 기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 92,967,976원[= (4,344,298원 x 20개월) + (3,041,008원 × 2개월)]을 지급하고, 2020.7.23.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344,298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1) 직권면직 무효확인 청구에 관하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고, 2) 미지급 임금 청구에 관하여는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원고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도영

판사 신동주

판사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